"내가 500만 원짜리 인격인가"
이용철 "특검 도입, 수사 과정·결과에 모두 유익"
2007.11.20 18:14:00
"내가 500만 원짜리 인격인가"
"내가 500만 원짜리 인격인가 하는 모멸감이 느껴졌다."

이용철 변호사(전 청와대 법무비서관)는 20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의 뇌물을 받았던 2004년 당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고립무원에 처한 김용철 변호사 상황 느껴져"

이용철 변호사는 삼성의 뇌물 증거를 공개하게 된 동기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이) 제가 겪었던 사실과 일치되는 것이 많아서 신빙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김 변호사가 MBC <PD수첩>에서 '나를 잡아넣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고립무원에 처해있는 상황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내가 김 변호사가 얘기하는 것과 일치하는 사례를 갖고 있으면서도 계속 모른 체하고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그런데 (사진자료를) 찾는 것부터 귀찮은 일이라 차일피일하다가, 귀찮다고 찾아볼 노력도 안 한다는 것이 더구나 사무부패 척결을 담당했던 공직자로서 양심에 반하는 일이라 여겨졌다"며 "본격적으로 찾을 결심을 한 것이 지난 금요일(16일)이었고 찾아낸 것은 일요일"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X파일이 불거졌던 2005년 당시도 공개할 기회이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X파일 속에서 (로비가) 포괄적인 형태 속의 한 가지 사례였다"며 "그래서 그때는 제보에 대한 결정적인 욕구를 못 느꼈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리얼'하게 일치했다"고 말했다.

"우호적 관계 구축해 활용할 가능성 염두에 뒀던 듯"
▲ 이용철 변호사(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프레시안

이 변호사는 삼성이 자신에게 뇌물을 건넨 동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청탁 목적을 가졌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삼성 에버랜드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는 희미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구체적인 현안이 있었다면 (처음 선물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던) 이경훈 변호사가 구체적이진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의사를 비췄을 것인데, 그러지 않았다"며 "그 선물은 김 변호사가 말한 것처럼 명절 때마다 관리 차원으로 폭넓게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서 활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선물을 돌려줄 당시 이경훈 변호사의 반응에 대해 "마치 너무 당연하게 알았다는 듯한 표정은 아니었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특검 도입, 수사 과정과 결과에 모두 유익할 것"

이 변호사는 다른 청와대 관계자 등에게 선물이 전해진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것을 알려고 해야할 직책이 아니어서 모른다"며 "사석에서 누군가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해줘야 알텐데 모른다"고 답했다.

또 이 변호사는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사퇴한 이종왕 전 삼성 전략기획실 법무팀장의 말에 대해 "이종왕 전 팀장과는 탄핵 때도 같이 대응 일을 하면서 잘 아는 사이인데, 내가 경험한 사례와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사정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그룹 차원에서 지시한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는 삼성에 대해 "삼성은 한국 내 수위의 기업"이라며 "해명도 그에 걸맞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검찰 자신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아무리 열심히 수사한다고 해도 '제 식구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특검을 도입하면 이를 의식해서라도 열심히 수사할 것이고 결과 역시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경제 민주화을 이룰 수 있는 큰 계기이자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발전이 느린 민간 부패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우리나라의 국가투명성지수가 향상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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