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미녀'에 열광, 따끔한 '수다'엔 무관심
2007.11.22 06:08:00
'미수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한 미녀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KBS 2TV 오락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의 에브둘레바 자밀라가 그 주인공.
  
  자밀라는 섹시한 외모와 애교 넘치는 말투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단지 방송에 두 차례 나왔을 뿐인데 미니홈피에는 지금까지 약 100만 명의 네티즌이 다녀갔고 그가 선보인 '텔미' 댄스 동영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수다'는 19일 14.3%(TNS미디어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경쟁 프로그램인 SBS '야심만만'과 MBC '지피지기'를 눌렀다. 월요일 밤은 각 방송사 오락프로그램이 동시에 맞붙어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어 '미수다'의 선전은 더욱 돋보인다.
  
  ◇에바부터 자밀라까지
  
  자밀라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은 이내 각종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됐다"는 말은 한국에서 홈쇼핑 모델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거짓말 논란'으로 불거졌다. 일부 네티즌은 자밀라가 러시아 공개 구혼 사이트에 등록돼 있다는 사실까지 찾아내 문제 삼기도 했다.
  
  '미수다' 속 미녀에 대한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녀들의 '수다'는 연예인이 토크쇼에서 내뱉은 말처럼 '가십'이 된다. 출연진은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인기를 모으면서 유명세를 탄다.
  
  자밀라에 앞서 '미수다'의 인기에 한몫을 했던 에바 포피엘이 대표적인 경우. 에바는 '미수다'를 발판으로 연예활동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처럼 외국인 여성들의 토크쇼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운 '미수다'는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미녀'와 '수다'로 향하게 만들었다.
  
  ◇수다 속에 비친 한국의 모습
  
  그러나 '미수다'에 미녀들의 가벼운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밀라 열풍'으로 대변되는 겉모습에 가려지고 있지만 그들의 수다 속에는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대한 따끔한 고발도 숨어 있다.
  
  문화와 언어의 차이 속에서 그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한다. 사오리는 한국과 일본의 밥 먹는 방법을 비교해 설명하던 중 '개'를 비유에 사용했다가, 사유리는 청와대를 '노무현 씨 집'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때로는 미녀들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가와 준코는 "대학에서 강사로부터 잠자리를 제안받았다"고 밝혔고, 최근 윈터는 "강도를 당해 병원을 찾았지만 매춘부 취급을 받았다"고 말해 사회적 각성을 촉구했다.
  
  이와 같이 '미수다'는 단순히 외국인이 출연하는 오락프로그램 이상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다른 성질을 동시에 담고 있는 '미수다'를 보는 시청자의 시선도 다양하다. 자밀라에 열광하는 이들도 있지만 "프로그램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그를 빼달라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두 얼굴의 절묘한 조화
  
  이렇게 '미수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하지 않기에 제작진이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도 쉽지 않다.
  
  물론 오락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의 관심은 필수지만 오락적 측면으로 지나치게 무게 중심이 쏠리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결국 오락성을 유지하면서 외국인 여성들이 본 한국의 현주소를 깊이 있게 담아내는 적절한 조화가 관건.
  
  연출자인 이기원 PD는 "최근 자밀라의 인기는 다소 과열된 것 같고 윈터의 고백이 묻히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면서 "무조건 심각하게 듣기보다는 '미수다' 속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출연진 구성에서 마이너리티 그룹이 소외됐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미수다'가 다문화 사회에 조금은 기여한 바가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토크쇼의 기반 속에서 변화를 시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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