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숭례문이 불우이웃이냐?"
"사고는 이명박이 치고 돈은 왜 우리가 내냐"
2008.02.13 11:03:00
진중권 "숭례문이 불우이웃이냐?"
"그 때문에 누리꾼들이 이명박 당선인을 2MB(2메가바이트)라고 부르는가 봅니다. 숭례문이 무슨 불우이웃입니까? 성금해서 돕게…. 그리고 '사고는 자기가 치고 재미도 자기가 보고 돈은 왜 우리가 내냐' 이게 국민들 정서인 것 같습니다."
  
  국민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제안에 대해 진중권 중앙대 교수가 13일 "책임 있는 정치가라면 낯간지러운 모금운동 할 때가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진 교수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불타버린 국보 1호,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다시 서다'. 이거 감동적인 드라마다. (이 당선인은) 그 앞에서 활짝 웃으면서 사진 찍을 거다. 모금운동 자기가 발의했으니까 복원의 공까지 자기가 챙기는 건데 이제까지는 그런 게 잘 통했는지 모르겠는데 앞으로도 그런 게 잘 통할까 그런 생각을 한다"고 비꼬았다.
  
  진 교수는 또한 숭례문 개방을 주도한 이 당선인의 책임을 꼬집으며 "그게 사고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겠지만 대책도 없이 서둘러 개방부터 한 건 개인적인 야심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과할 사람은 대책 없이 개방한 이 당선인, 숭례문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문화재 전반에 대한 보존 책임을 맡은 유홍준 문화재청장 세 명인데, 한 분은 사직서 냈고, 또 한 분은 사과했고, 나머지 한 분은 지금 모금운동 하고 있다"고 이 당선인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진 교수는 이어 "숭례문은 그나마 파괴된 게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만 보이지 않고 파괴되는 유적들이 많다. 청계천은 (복원 과정에서) 유적들이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며 "게다가 지금 전국에 운하 판다고 하는데 그 주위의 유적지, 생태계가 불도저에 다 망가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런 걸 지금 업적이라고 하는 이 사회의 문화적 천박함도 이번 사고와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며 "금수강산을 온통 사우디 사막의 공사판으로 보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당선인이 두바이 운하 모델을 거론한 데 대한 비판이다.
  
  진 교수는 또한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숭례문 소실 사건 직후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쓰는 신경의 10분의 1만 썼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논평을 낸 것에 대해서도 "그 분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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