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생중계 '아프리카 TV' 문용식 사장 구속
회사·누리꾼 등 "정치적 의도 있는 것 아니냐"
2008.06.17 06:35:00
촛불집회 생중계 '아프리카 TV' 문용식 사장 구속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발해 시작된 누리꾼들의 촛불집회 확산에 크게 기여한 '아프리카 TV'를 운영하는 (주)나우콤 문용식 사장이 구속됐다. 저작권 침해 방조가 이유다.

야당을 비롯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정치적 탄압이 아니냐는 얘기다. 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검찰이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검찰, 아프리카TV 운영하던 나우콤 사장 전격 구속

㈜나우콤에 따르면, 16일 법원은 나우콤 등 5개 웹스토리지 업체 대표이사에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전구속영장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구본진)가 지난 12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수사는 적어도 한 달 이상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4월부터 나우콤(피디박스 클럽박스), KTH(아이디스크), 소프트라인(토토디스크 토토팸), 미디어네트웍스(엠파일),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엔디스크), 유즈인터렉티브(와와디스크), 아이서브(폴더플러스), 이지원(위디스크) 등 8개 업체에 대한 저작권 위반 수사를 벌여왔다. 앞서 영화인협의회는 이들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이들 업체를 고발했다.

검찰 수사는 철저한 보안 아래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통합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검찰에서 엠바고를 건 것 같다. 그 동안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치 검찰 부활?

나우콤은 검찰의 주장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나우콤은 이날 밤 10시 43분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권을 남용한 과잉수사"라고 주장했다.

나우콤은 보도자료에서 검찰 수사에 의혹이 생기는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 동안 저작권 보호를 위해 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해 왔고, 불법을 조장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우콤 박은희 홍보팀장은 "검찰의 영장청구 취지문을 보면 우리 회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사유가 모조리 포함됐다. 예를 들어 업로더와 수익을 9대 1로 배분했다거나 불법 조장 광고를 회사가 했다는 것 등인데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그 동안 조사 과정에서 우리가 관련 없음이 모두 밝혀져 검찰에서도 '나우콤은 다르네'하는 분위기였는데 지난주 목요일 갑자기 '영장 청구를 할테니 준비하라'고 통보가 왔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검찰은 오히려 우리가 하지 않았던 불법행위를 한 다른 업체에는 영장청구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다른 회사와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한 반박자료를 만들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언론장악 시나리오에 맞춘 수사가 아니냐는 것.

통합민주당 유 부대변인은 "언론 장악 시나리오의 연장선상에서 정부가 검찰을 이용해 인터넷까지 장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든다"며 "기술적 검토를 충분히 해 정치적, 법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꾼들 역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촛불집회 과정에서 '아프리카TV'로 집회 현장을 생생히 중계하는데 큰 역할을 한 나우콤 사장의 구속 배경에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나우콤 측은 아프리카를 통한 촛불집회 생방송 시청인원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00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 등에는 관련 소식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진이와함께)은 "촛불 시위의 확산을 막으려는 정부 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채종근)은 "어디선가 감시하는 눈이 있는 것만 같다. 아프리카 사장 구속으로 누리꾼에 대한 정부 당국의 작업이 시작된 듯하다"며 우려를 보였다.
문용식 사장은 누구?

문용식 사장은 지난 80년대 민주화 운동 시절 학생운동권의 이론가로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문 사장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시절 '깃발 사건'에 연루돼 이적성 논란을 일으키며 국보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깃발은 지난 19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가 발행하던 정치 선전물이다.

1988년 마지막 형을 마치고 출소한 그는 1992년 BNK(나우콤의 전신)의 창립멤버로 입사했다. 그의 나우콤 사번은 1번이다. 나우콤은 PC통신 붐이 일던 90년대 말, '나우누리'로 붐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했다.

2001년 2월, 벤처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회사가 어려워지자 그는 회생을 위해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해 성공 신화를 열어갔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는 그의 진두지휘하에 나온 피디박스와 아프리카 등의 서비스를 통해 흑자기업으로 변신했다.

나우콤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다. 상장 과정에서 문 사장은 한 번에 10억 원에 가까운 떼돈을 벌기도 했다.

나우콤의 재무지표는 건실한 편이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8억7300만 원, 당기순이익은 24억65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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