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들, 'MB법안' 내용을 알고는 있나?"
교수 3단체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MB정부· 한나라당"
2008.12.29 16:42:00
"한나라 의원들, 'MB법안' 내용을 알고는 있나?"
"앞으로는 집회나 시위에서 부당한 권력 행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가면을 쓰는 것도 불가능하며 감기에 걸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안 된다. 또 메일이나 안부전화 그리고 여행도 조심해야 한다."

국회에서 여야가 대치 중인 'MB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의 피땀으로 일궈온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라면서 대학 교수들이 거리에 나섰다.

전국교수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 3단체는 29일 한나라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연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중점법안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들 대다수가 법안의 내용을 모르고 서명했거나 헷갈리고 있다"며 "그 흔한 공청회나 토론회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밀실, 졸속입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수 3단체는 "한나라당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며 "지금 정부여당이 강행처리하겠다는 법안들은 경제위기 극복이나 민생살리기와 아무런 연관이 없고 'MB 법안' 가운데 상당수가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 여당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국정운영을 중단하고 국민통합과 정치 살리기에 앞장서길 바란다"면서 "민심을 거역하고 강행처리 한다면 교수 3단체는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민생을 파괴하는 폭압적인 악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나라당은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힌 중점법안 114개 중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한 법안'을 뺀 85개 법안을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발표한 법안 목록에는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 비준동의안 ▲신문사, 대기업의 방송진출 허용하는 방송법 ▲신문ㆍ방송 겸영금지 완화하는 내용의 신문법 ▲산업은행 민영화 법 ▲금산분리 완화 내용을 담은 은행법 ▲집회시위 폭력 예방 강화 조치 ▲국가정보원법 등 핵심 법안은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29일 이중 여야대치가 민감한 법안을 제외한 민생법안을 31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생법안'에 과연 어떤 법안들이 포함될지 모르지만 민주당은 "85개 중 절반이 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은 이날 교수 3단체가 발표한 기자회견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 1년 동안 한국사회는 정말 커다란 변화를 경험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 이미 기륭전자의 농성장에 용역깡패를 투입하는 것으로 당선인의 첫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그 후 촛불집회와 먹거리 파동 그리고 일제고사를 거부한 7명의 교사를 파면 해임하더니 최근에는 이른바 'MB악법'으로 국민과 나라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는 이명박 정부의 지속적인 역주행으로 인하여 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 원유 값이 급등하는데 고환율 정책을 고집하다가 물가불안을 야기했으며,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안 발표를 통해 일자리를 빼앗아서 국민들 가슴을 멍들게 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정말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국민 분열과 정치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에 한나라당은 '입법 전쟁'을 선언하면서 국정운영을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현재 이명박 정부는 각종 이념법안을 연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상적인 의회정치를 포기하고 독선적인 정치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안의 날치기 상정에서 시작하여 연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힌 '중점처리법안' 114개를 충분한 심의 없이 직권 상정하여 강행처리하겠다는 대단히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정부여당이 강행처리하겠다는 114개의 법안은 경제위기 극복이나 민생살리기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MB 법안' 가운데 상당수가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 떼법 방지법'으로 불리는 불법집단행위 집단소송법과 '복면금지법'(집회 및 시위법)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앞으로 광화문, 종로, 신촌 등 거의 모든 도심에서의 집회나 행사는 불가능할 것이다. 평화적인 집회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피해 상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출현할지 모르기 때문에 집회에 참여한다는 것은 곧 막대한 손해배상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이제는 부당한 권력 행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가면을 쓰는 것도 불가능하며 감기에 걸려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안 된다. 경찰의 자의적인 권한 남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참가자들의 참여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보복성 사법처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터넷과 휴대폰에 어떠한 자유도 불가능하다. 개악되는 통신비밀보호법은 휴대전화 및 인터넷 감청을 법제화하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감청의 주체도 이동통신 사업자와 인터넷 사업자로 바뀌었다. 명백한 '감청의 민영화'다. 교통카드나 신용카드를 이용해 교통수단을 이용한 내역도 낱낱이 드러나게 돼 있다. 통신사업자가 이 같은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제공에 협조하지 않으면 처벌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메일이나 안부전화 그리고 여행도 조심해야 하는 위기의 시대가 온 것이다.

게다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권력자나 일부 정치인들의 보호에만 앞장서고 시민들은 방치하는 '사이버모욕죄'의 신설이다. 어떤 글이 상대방을 모욕했는지 기준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인지수사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면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다고 한다. 수사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의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과도한 권력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이 법은 시민을 위한 법이 아니라 소수 기득권자를 위한 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

안기부 부활의 우려가 큰 국정원법과 비밀보호관리법은 우리 사회의 살아있는 양심을 죽이는 것이다. 국민의 편에서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국회가 국민의 양심을 구속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스스로 존재감을 부정하는 것이다. 오히려 국회는 양심에 따라 선한 행동한 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7개 언론관련법의 날치기 통과를 통해서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고 공영방송을 궤멸시키는 것이다. 이번 이명박 정부의 신문 방송 겸영 및 대기업의 방송 진출 허용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은 '친대기업', '친자본적' 성격으로 재편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 이는 또한 한나라당의 일당 독재와 장기집권을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법안 발의 중 일부에 대하여 한나라당 의원들 대다수가 내용을 모르고 서명했거나 헷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흔한 공청회나 토론회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밀실, 졸속입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MB악법'이 통과 된다면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의 피땀으로 일궈온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지금은 민생을 돌보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정부 여당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국정운영을 중단하고 국민통합과 정치 살리기에 앞장서길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전 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리는 법안 직권상정 방침을 철회하라.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민심을 거역하고 강행처리 한다면 우리 교수 3단체는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민생을 파괴하는 폭압적인 악법을 반드시 저지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더 이상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행태에 대해서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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