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만개 일자리 창출? 무지가 낳은 코미디일 뿐"
[홍헌호 칼럼]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정부 정책
"96만개 일자리 창출? 무지가 낳은 코미디일 뿐"
"2009~2012년간 총 50조 원 규모 투입으로 총 96만 개 일자리 창출."
(1월 6일 기획재정부 등의 보도자료)

이명박 정부의 수치조작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현 정부와 노선을 달리하는 진영의 반론 한 방이면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릴 저런 황당한 수치조작을 일삼는 이유가 무엇일까.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MB정부 경제관료들에게 묻는다"

"이명박 정부 경제관료들 주장대로 향후 4년간 50조 원 규모 투입으로 96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 향후 4년간 100조 원의 지방투자로 192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향후 4년간 86조 원의 감세로 165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서 도합 453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그대들은 이런 엉터리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필자는 이명박 정부 경제관료들의 황당한 주장을 전혀 믿지 않는다. 일고의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경제관료들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할지 그게 걱정될 따름이다.

"50조 원의 정부 투자는 4년간 연평균 5만 개의 일자리를 늘려줄 뿐"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지난 몇 년간의 경험적 사례를 보면서 정부의 재정지출이 어느 정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지 그 효과를 추정해 보기로 하자.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는 소비, 투자, 수출 등 국내외 3대 수요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도 판로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표는 지난 몇 년간 소비, 투자, 수출 등 3대 최종수요 증가분과 일자리 증가분과의 관련성을 알아 보기 위하여 필자가 만들어 놓은 것이다.
위의 표를 보면 2004년과 2007년 사이 최종수요가 연평균 80.5조 원 증가할 때 일자리 수는 연평균 32.5만 개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자료를 통해 우리는 향후 최종수요가 1조 원 증가할 때 일자리 수는 4000여 개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향후 4년간 50조 원(연평균 12.5조 원)의 국채를 발행하여 마련한 재원으로 3대 최종수요의 일부분인 정부투자를 증가시킬 경우 일자리는 어느 정도 늘어날까. 그 효과를 추정해 본 것이 바로 다음에 소개하는 표이다.

위의 표를 보면 80.5조 원의 최종수요 증가분이 연간 일자리를 32.5만 개 증가시켰으므로 향후 4년간 연평균 12.5조 원의 정부 추가투자는 5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늘려 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수치는 4년간 96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정부 관료들 주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것은 MB정부 경제관료들이 여러가지로 적용상 주의가 필요한 산업연관표의 취업계수를 기계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산업연관표의 취업계수는 왜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안 되는가? 그 까닭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취업계수라는 것은 그 해 총산출액이 몇 명의 일자리를 유지하게 하느냐를 나타낸다. 따라서 어느 기업의 총매출액이 100억 원이고 취업인원이 100명이라면 취업계수는 1이 되는 것이다.

(산업연관표에서는 10억 원을 단위로 하므로 이 경우 취업계수는 10이 된다. 즉 10명/10억 원이 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총산출액과 총매출액은 약간 다른 개념이지만 여기에서는 같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그 다음 해 어떤 사유로 총매출액이 110억 원이 된 경우 경영진은 10명을 더 고용하게 될 것인가. 취업계수를 정부 관료들처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당연히 10억 원의 추가 매출로 10명의 추가고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실에서 그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0.001%의 가능성도 없다.

이런 경우 경영진들은 대개 1~2명의 고용을 추가하는데 그치게 되고 더불어 보다 더 좋은 기계를 도입할 궁리를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MB정부 관료들과 필자의 계산결과가 다르게 나온 까닭이다.

요컨대 4년간 50조 원의 정부 투자로 96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국채 상환기에는 후세대들이 연평균 5만 개의 일자리 감소를 감수해야

그리고 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여 정부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후세대들의 혈세를 당겨 쓰는 것이므로 언젠가는 그것을 상환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후세대들이 상환기에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대 효과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아래에 소개하는 표는 정부가 2009년과 2012년 사이 발행하여 활용한 50조 원의 국채를 2015년과 2018년 사이 상환한다고 가정하고, 그것의 일자리 감소효과를 추정해 본 것이다.

위의 표를 보면 국채 상환기에는 국채발행기 때와는 정반대로 후세대들이 연평균 5만 개의 일자리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불가피하게 국채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경기회복을 모색하는 경우 최대한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부합하도록 이 재원을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1990년대 일본정부처럼 후세대에게 큰 죄를 짓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지금 MB정부가 자원배분의 효율성에 대하여 어느 정도 신경을 쓰고 있을까. MB정부의 일방적인 독선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4대강 사업인데 유감스럽게도 4대강 사업은 자원배분의 효율성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회 글에서 2007년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를 토대로 더 상세하게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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