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대화 거부한 쌍용차 뒤엔 '거대한 힘' 있다"
맥없이 끝난 노사 협상…다시 충돌로 치닫는 평택
2009.07.26 14:16:00
민노총 "대화 거부한 쌍용차 뒤엔 '거대한 힘' 있다"
고작 이틀 만에 쌍용차 측이 사실상 대화를 거부하면서 협상 국면이 맥없이 끝난 가운데 쌍용차 사태는 다시 충돌로 치닫고 있다.

25일 열릴 예정이던 두 번째 노사정 간담회는 사 측이 불참하면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교섭에 불참한 쌍용차 측은 노조와 비공식적으로 '대화 재개'에 대해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못 박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5일 평택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참가자들과 경찰이 6시간 넘게 충돌하면서 30여 명이 연행됐다. 지도부의 통제조차 무용지물일 만큼, 참가자들은 격앙돼 있었다.

"움직일 줄 모르는 사측 배후에 거대한 힘이 있다"

▲고작 이틀 만에 쌍용차 측이 사실상 대화를 거부하면서 협상 국면이 맥없이 끝난 가운데 쌍용차 사태는 다시 충돌로 치닫고 있다.ⓒ프레시안
이날은 24일에 이어 다시 '쌍용차 사태 중재를 위한 노사정 대책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전날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합의했었지만, 사 측은 불과 하루 만에 이 약속을 뒤집고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중재단의 설득으로 사 측은 노조와 비공식적으로 만나 대화 재개에 합의했다. 그러나 대화의 시점과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또 사 측은 교섭에 함께하기로 했던 송명호 평택시장, 원유철(한나라당), 정장선(민주당), 권영길(민주노동당) 의원 등도 배재하기로 했다.

때문에 사실상 노사 대화는 결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측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사 측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다수였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화의 시기를 못 박지 않는 것은 대화 의지가 없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사 측이) 정부와 파산 절차를 논의하면서 파산으로 끌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도 "비공식 교섭에서 사 측이 '우리는 권한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 했다"며 "교섭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쌍용차 뒤의 거대한 힘이라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 중재단의 설득으로 사 측은 노조와 비공식적으로 만나 대화 재개에 합의했다. 그러나 대화의 시점과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프레시안

勞 '정리해고 철회'에서 '무급 순환휴직'으로 물러나…社 '정리해고 수용' 고수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라는 기존 입장에서 대폭 물러서 '무급 순환휴직'안을 내놓았지만 쌍용차는 "이는 결국 정리해고 철회와 다를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류재완 쌍용차 상무는 "무급 순환휴직은 정리해고는 한 명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일부라도 정리해고를 수용해야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보할 뜻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노조는 무급 순환휴직도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고, 사실상 휴직 기간 동안은 해고나 다름없는 만큼 양보해야 할 것은 이제 사 측이라는 입장이다.

지도부보다 격앙된 일부 조합원 "민주노총 깃발 내려라"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이 이처럼 불투명해진 가운데 민주노총은 25일 평택역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쌍용차 공장까지 행진했다.

1만 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임성규 위원장은 "쌍용차 안에서 1000여 명의 동지들이 주먹밥으로 연명하며 죽기를 각오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이명박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명박 퇴진 투쟁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임 위원장은 "위원장인 내가 오늘 집회와 행진을 주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조합원들은 행진 과정에서 거세게 지도부를 비난했다. 민주노총이 쌍용차 사태에 제대로 싸우지 못한다는 불만이었다.

평택 법원 사거리에서 잠시 행진을 멈춘 지도부를 향해 일부 조합원은 "민주노총 깃발을 내려라", "공장으로 가자", "지도부가 한 것이 뭐 있냐"는 등의 거센 항의를 퍼부었다. 이에 앞서 평택역에서 열리는 노동자대회 중에도 한 참석자는 "지금 이런 공연이나 할 때냐"며 민주노총 지도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 평택 법원 사거리에서 잠시 행진을 멈춘 지도부를 향해 일부 조합원은 "민주노총 깃발을 내려라", "공장으로 가자", "지도부가 한 것이 뭐 있냐"는 등의 거센 항의를 퍼부었다.ⓒ프레시안

'최루액 쏘고 대거 연행'경찰에 맞서 勞 돌→죽봉→쇠파이프

끝내 평택공장 바로 앞까지 행진한 참석자들은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는 경찰과 수차례 충돌했다. 경찰은 시위대 머리 위로 헬기를 띄워 색소가 담긴 액체를 떨어뜨리기도 했고, 인근 아파트 단지나 논두렁, 저수지 등으로 도피한 참석자들을 쫒아가 30여 명을 연행했다.

▲ 경찰은 시위대 머리 위로 헬기를 띄워 색소가 담긴 액체를 떨어뜨리기도 했고, 인근 아파트 단지나 논두렁, 저수지 등으로 도피한 참석자들을 쫒아가 30여 명을 연행했다.ⓒ프레시안

처음에는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벌이던 참석자들은 이후에는 대나무로 만든 죽봉을, 마지막에는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과 대치했다. 참석자들은 새벽 2시 경까지 경찰과 산발적으로 대치하며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참가자 양 측 모두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벌이던 참석자들은 이후에는 대나무로 만든 죽봉을, 마지막에는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과 대치했다. ⓒ프레시안

▲ 처음에는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벌이던 참석자들은 이후에는 대나무로 만든 죽봉을, 마지막에는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과 대치했다. ⓒ프레시안

▲ 처음에는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벌이던 참석자들은 이후에는 대나무로 만든 죽봉을, 마지막에는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과 대치했다. ⓒ프레시안

지난 20일부터 물이 끊긴 공장 안으로 생수를 전달하려던 민주노총의 시도는 사 측의 격렬한 반대로 끝내 실패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옥쇄 파업은 26일로 66일째다. 공장 안에 물과 가스가 끊긴 지는 7일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ddonggri@pressian.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