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내가 들이댄 '가혹한 잣대' 사과"
탈루ㆍ다운계약서ㆍ이중소득공제…'부메랑' 맞은 장관 후보자들
"과거 내가 들이댄 '가혹한 잣대' 사과"
국회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들도 '증여세 탈루', '다운계약서', '이중소득공제' 등 인사청문회 단골 레퍼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야당 시절 '저격수' 전력이 부메랑이 돼 돌아와 진땀을 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특임장관, 지식경제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이는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였다.

부메랑 된 주호영 '증여세 탈루' 의혹

▲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 ⓒ뉴시스

주 후보자는 매매계약서를 실거래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작성하는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서는 시인을 하며 자세를 바짝 낮췄다. 그러나 두 아들들이 각각 7000여만 원, 5000여만 원의 예금을, 전업주부인 배우자의 재산이 11억80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에 대한 '편법 증여'(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는 "세무 당국의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주 후보자가 2006년 9월 17대 국회에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주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주 후보자는 당시 전효숙 후보자 자녀 예금의 증여세를 뒤늦게 낸 사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었다. 전 후보자는 결국 낙마했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과거 속기록을 인용해 "주 후보자가 전 후보자에게 한 질문을 보면 '자녀에게 증여를 했다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든지 문제가 될 염려가 있었다면 명의를 바꿔서 확정적으로 '증여 의사가 없다'고 했어야 하지 않느냐. 이럴 경우 증여세를 법적으로 내야 한다고 보느냐, 그렇지 않다고 보느냐'고 질문했었다"며 "판사를 지낸 분으로써 (법적인) 의도에 대한 문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몰아붙여 주 후보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도 "배우자가 수입이 없는데 11억 원이 있다면 세법상 증여한 것이 맞지 않느냐"며 "(증여가 맞다면) 증여세 등을 계산해보니 2억1300만 원 정도다. 논란이 될 줄 알았으면 미리 정리해서 후보자 재산으로 돌렸어야 하지 않느냐"고 주 후보자의 예전 질문을 패러디했다.

"나도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적이"

주 후보자 본인 의혹과는 직접 연관이 없었지만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시절 이헌재 경제부총리마저 날아가게 했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한 입장도 화제 거리였다.

주 후보자는 "사퇴 원인이 오로지 위장전입이었다면 같아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복합적 원인이 있기 때문에 지금 논란과는 비교하기 힘들다"고 애매한 결론을 내리는 한편, "나도 17대 국회에서 20여 차례 인사 청문 위원으로 나서면서 다른 이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적이 있을 것"이라며 "적절한 사과가 필요한 것 같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또 주 후보자가 '대야관계' 등 정무를 담당하는 특임장관 후보자인만큼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의원들이 직접 연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패러디 연극에서 '노가리'라는 인물로 분했었던 것도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이를 지적하자 "민주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느꼈을 불쾌감을 이해하지만 제가 의사를 갖고 한 언사는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진땀을 뺐다.

이밖에 민주당 박선숙 의원이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하는 아버지의 건강보험료가 주 후보자 앞으로 돼 있다"며 '의료보험법 위반' 사실을 지적하자 주 후보자는 "그 사실을 오늘 알았다. 정리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종부세 혜택?…"가격하락 효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시인할 것은 시인했지만, 한나라당 동료 의원들의 엄호 속에 판단이 애매하거나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짜증 섞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2004년 경산시장, 청도군수 선거 당시 예비후보들로부터 받은 거액의 후원금에 대해서는 공천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하며 "5년 전 얘기를 꺼내느냐"고 하는가 하면, 17대 국회에서 재정경제위원회를 맡으며 관련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에 대한 직무 관련성 추궁이 이어지자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면서 매도하면 할 말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 하기도 했다.

'이중 소득공제' 의혹에 대해서는 "실무자의 실수"라고 시인하며 다소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의원들이 "세제 전문가가 그럴 수 있느냐"는 핀잔을 들었고, 최철국 의원이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재산이 44억 원이 넘는 사람이 몇 백만 원이 안 되는 소득공제까지 받았다면 분노할 일이다"고 몰아세우자 그제사야 "앞으로 연말 소득공제를 꼼꼼이 챙겨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으나 최 후보자는 "감세는 한나라당이 지난 10년간 주장해온 것이고, 감세로 인해 민간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주승용 의원은 최 후보자가 여당 수석정책조정위원장 시절 종부세를 완화한 것을 두고 "지난 해 종부세를 612만 원 냈는데 올해에는 150만 원을 낼 것으로 예상이 된다"며 '종부세 완화 수혜자'임을 지적했는데, 최 후보자는 "가격하락 효과가 크다"고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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