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웬만하면 덤비지 마라"
[키워드가이드를 만나다] '소자본 외식 창업' 컨설턴트 이경태 씨
2009.10.10 09:15:00
"창업? 웬만하면 덤비지 마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일한 것이 6년, 소자본 창업 및 잘 안 되는 가게를 클리닉 해준 것이 11년.

'소자본 외식 창업 전문가'인 이경태 씨는 말 그대로 '현장 전문가'다. 우연히 처음 발을 딛은 회사에서 점포 개발 일을 맡아하면서 창업과 인연을 맺은 이 씨는 스물 아홉의 나이로 본격적으로 창업 컨설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거친 가게는 셀 수 없이 많다. 당연히 그의 얘기는 생생하다.

그렇다고 이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씨는 무려 6권의 책을 펴낸 이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 저자다. 지난 2000년 나온 첫 책을 쓰기 위해서 그는 일종의 '위장 취업'까지 감행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속살까지 봐 온 그이기에 책상에 앉아 공부한 학자들보다 이론의 그물은 더 촘촘하다.

▲ 창업과 관련된 '현장 전문가'인 이경태 씨가 독립을 꿈꾸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은 "피할 수만 있다면 장사는 피하라"는 것.ⓒ프레시안

그런 그가 독립을 꿈꾸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은 "피할 수만 있다면 장사는 피하라"는 것. 창업을 하기 위한 사람들을 컨설팅해주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그가 웬만하면 창업은 하지 말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사는 죽기 살기로 해도 이기는 것보다는 질 확률이 높은 게임"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씨는 그만큼 신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료하고 따분한 직장을 벗어나 나만의 사업을 꿈꾸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그들에게 이 씨는 "정리되지 않은 정보를 많이 습득하는 것보다는 나만을 위한 멘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는 "그냥 있는 돈에 맞춰 부동산 몇 군데 가보고 적당한 곳을 계약해 무난한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면? 100의 90이 망한다"고 강조했다.

"취업을 위해 들이는 노력과 열정만큼 창업도 열정이 필요하다"는 이 씨의 말은 오랜 경험이 만들어낸 간단하지만 깊은 충고였다.

다음은 이경태 씨와의 인터뷰 전문.

"신동엽의 신장개업 보다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뛰어들었다"

프레시안 : 소자본 외식창업이나 잘 안 되는 음식점을 클리닉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1인 기업으로 컨설팅 경력만 11년인데 이 일에 뛰어든 계기가 있나?

이경태 : 원래 꿈은 작가였다. 소설이나 시나리오에 관심이 많았다. 문예창작과에 가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결국 지방의 전문대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 2년 공부했으니 겉핥기에 불과했지만 우연히 첫 직장으로 고려당에 들어갔다. 고려당에서 주로 점포 개발 일을 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프랜차이즈에 대해 알게 됐다. 창업하려는 사람들과 상담하고, 좋은 자리 찾아내고, 점포가 계약이 되면 각 팀별로 만나 오픈까지 시켰다. 첫 발을 그렇게 디디니 회사를 옮겨도 계속 비슷한 일만 하게 됐다. 회사는 달랐지만 5~6년 정도 영업 관리와 마케팅, 기획 일을 했다. 그때는 내가 하는 일이 '컨설팅'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러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해주는 일이 내가 했던 일과 똑같았다. 그래서 스물 아홉의 나이로 회사를 나와 컨설팅 일을 시작했다.

프레시안 :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일종의 '창업'을 한 셈이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경태 : 당연하다. 나이 서른도 채 안 된 내가 마흔, 쉰의 어르신들에게 훈수를 두니 말이 통할리가 없었다. 신뢰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관련 책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쓰기 위해 일종의 '위장 취업'을 했다. 4개월 동안 20여 곳을 다니면서 프랜차이즈에 대해 더 많이 배웠다. 어떤 곳이 악덕 체인인지도 그때 알았다. 그리고 낸 책이 2000년에 나온 <거꾸로 보는 프랜차이즈>였다. 업계에서도 서서히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물론 책을 썼다고 내 밥 벌이가 잘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후에도 6년 정도는 거의 '무명'으로 살았다. 한 달에 100만 원 벌기도 버거울 정도였다. 어쨌든 버텼다. 버틴 이유는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내가 운전을 못해서였다. 운전도 못하는 30대 초중반의 남자가 들어갈 수 있는 회사란 별로 없었다. 운전을 할 줄 알았다면 어디든 취직했을지도 모른다.

"소자본 창업 컨설팅 전문, 나도 틈새시장을 노렸다"

▲ "나도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일종의 '포털'의 개념으로 판매, 유통까지 다 커버하는 컨설팅보다는 신동엽처럼 장사가 안 되는 가게를 뜯어고쳐보자는 방향을 잡았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 소자본 창업 컨설팅이나 잘 안 되는 음식점의 클리닉을 주로 하는데, 이 분야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경태 : 나도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일종의 '포털'의 개념으로 판매, 유통까지 다 커버하는 컨설팅보다는 신동엽처럼 장사가 안 되는 가게를 뜯어고쳐보자는 방향을 잡았다. 그러다보니 소자본 중심이 됐다. 사실 클리닉은 그 시장 자체가 작다. 규모가 큰 점포를 클리닉 해줘도 마찬가지다. 왜냐면 이미 창업할 때 가진 돈은 대부분 썼고, 다시 돈 쓰기가 쉽지 않다. 있어도 아깝다.

어쨌든 소자본 중심이다 보니 기존 컨설턴트들에게 내가 경쟁자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선배들이 '그렇게 하면 돈이 안 된다'고 걱정들을 많이 했지만, 나 역시 창업의 핵심을 잘 파고들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프레시안 : 외식업을 특정한 이유는 따로 있나?

이경태 : 제일 쉽다. 판매업이나 서비스업은 내가 전문성이 없다. 특히 판매업은 무엇을 파는지에 따라 그 루트가 다 다르다. 내가 경험이 없어 일반적인 컨설팅 외에는 해줄 수가 없다.

프레시안 : 특별히 음식에 관심이 많은 미식가이거나, 직접 요리를 즐겨 하는 것은 아닌가?

이경태 : 전혀 아니다. 음식이라곤 라면밖에 끓일 줄 모른다. 미식가도 아니다. 그런데 외식업 컨설팅을 하면서 꼭 미식가일 필요는 없다. 사실 고객들의 입맛도 나처럼 평범한 사람 아닌가?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대단한 음식 솜씨가 있어서 외식업을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독립을 꿈꾸더라도 피할 수만 있다면 장사는 피해라"

프레시안 : 창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제일 먼저 해주고 싶은 얘기는 무엇인가?

이경태 : 창업이라는 꿈을 가지는 것은 좋다. 나도 사회생활 초년병 시절부터 독립을 꿈꿨다. 그러나 독립이 곧 장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장사는 정말 힘든 게임이기 때문이다. 죽기 살기로 해도 질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한 마디로, 피할 수만 있다면 장사는 피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특히 식당은 더 그렇다. 식당 창업보다 오히려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대안일 수도 있다. 자기 돈 들여, 자기 몸 버려가면서, 골머리를 써도 이길 수 없는 것이 장사다. 올해 나온 <철저하게 장사꾼으로 살아라>에서도 그 얘기를 했다. 내 밥그릇이 작아져도 좋으니까 웬만하면 장사하지 말라고….

솔직히 돈이 없는 사람은 장사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소자본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창업 자격시험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한다. 돈이 없으니 안 좋은 자리를 선택하기 되고 안 되는 아이템을 선정하게 되고 결국 그래서 망한다. 창업 자금이 충분해도 될까 말까다.

프레시안 : 창업에 신중한 편인 듯하다. "점포 선정에 있어 긍정은 쓸모없는 부록"이라는 말도 한 바 있다.

이경태 :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는 다들 '희망'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권리금이 없거나 보증금이 싼 자리를 보면, 그때부터 사람들은 각종 좋은 생각만 거기에 입힌다. 권리금이 안 들어가니 시설에 좀 더 투자하면 더 좋겠다, 그러면 손님도 더 많이 들어올 것이고, 점심에 두 바퀴 돌고 저녁에 한 바퀴 돌면 하루 매출이 어느 정도는 될 거고…. 이런 장밋빛 그림만 머리속에 그린다.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큰 고개가 하나 나오면 어쩌지? 그걸 넘었더니 더 큰 고개가 또 나오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은 안 한다.

그런데 장사는 문제가 닥치면 대처 카드가 없다. 시설이 별로여서 장사가 안 되면 또 돈을 들여야 한다. 아이템이 이 자리와 안 맞는다고 통째로 가게를 뜯어 이사를 갈 수도 없다. 눈물을 머금고 털고 나오는 수밖에 없다.

"정리되지 않은 많은 정보보다 한 사람의 멘토가 중요하다"

▲ "좋은 멘토를 찾아내는 것이 무료 강의를 100번 듣거나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를 찾는 것보다 훨씬 낫다. 멘토가 꼭 컨설턴트일 필요는 없다."ⓒ프레시안
프레시안
: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해야만 하는 사람도 있다.

이경태 : 물론 그렇다. 그런 경우 정보만 많이 얻는 것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로 자기 내용을 이해해주고 나만을 도와줄 수 있는 멘토를 찾아야 한다. 나는 5000만 원 가지고 돈가스 집을 하려고 하는데, 책에는, 강의에서는 2억 가지고 국수집 하는 얘기를 한다. 내가 적용시킬 수 있나? 없다. 정리가 안 된다. 공부를 아무리 많이 해봐도 경험하지 않으면 몸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멘토가 필요하다.

좋은 멘토를 찾아내는 것이 무료 강의를 100번 듣거나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를 찾는 것보다 훨씬 낫다. 멘토가 꼭 컨설턴트일 필요는 없다. 내가 다니는 가게 가운데 잘 되는 곳의 사장님이 내 멘토가 될 수도 있다. 사장님을 찾아가 '도와주세요, 가르쳐주세요' 매달리는 것이 책 보는 것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 더 확실하기도 하다.

물론 잘 되는 가게의 바쁜 사장님이 순순히 도와주기는 어렵다. 안 되도 되게끔 만드는 것이 또 능력이고 열정 아닌가? 취업을 위해서는 죽어라 공부하면서 창업에는 그런 열정이 보통 없다. 그냥 있는 돈에 맞춰 부동산 몇 군데 가보고 적당한 곳이 있으면 무난한 아이템으로 시작한다. 100의 90이 그렇다. 그러니 망한다.

프레시안 : 창업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이나 편견도 많다.

이경태 : 사람들은 노출된 얘기만 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론 등에 나오는 곳은 다 성공한 사례다. 실패 사례는 없다. 그러니 모두 '일단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동기부여'가 아니라 죽으러 가는 길이다. 안 좋은 자리에서도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1000개 중 1개도 없다. 다들 '죽기 살기로 하면 되겠지' 생각하지만 남들도 다 죽기 살기로 한다.

프레시안 : 10년 넘게 컨설팅을 해 왔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사례는 어떤 경우인가?

이경태 : 주로 안타깝게 실패한 사례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대개는 컨설팅을 해서 실패한 경우보다는 끝까지 컨설팅을 믿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이다. 어떤 분은 내 책도 많이 보시고 나중에 창업할 때 나를 찾겠다고 하다가 결국 다른 사람에게 컨설팅을 받아 오픈을 한 뒤, 장사가 너무 안 되서 나를 뒤늦게 찾아오기도 했다. 직접 가보니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되는 자리였다. 5분도 안 돼 내가 '죄송하지만, 여기서 나오셔야 한다. 안 그러면 알 거지 된다'고 했다. 결국 4개월 만에 무권리로 팔았다. 1억 5000만 원들을 들여 4개월 만에 3000만 원 손해 보게 됐다. 그만큼 창업이 어렵다.

"손님을 기억하기, 말 붙이기, 생색내기…잘 되는 가게의 3가지 공통점"

▲"장사하는 사람들이 딱 3가지만 알면 좋겠다. 3가지만 잘 지켜도 단골이 생긴다."ⓒ프레시안
프레시안
: 컨설팅을 통해 잘 된 사례도 얘기해 달라.

이경태 : 바(bar)를 하던 가게였다. 8층 건물에 4층이라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시설도 딱히 좋은 편이 아니어서 하루에 10만 원 팔기도 힘든 가게였다. 4층까지 올라오기 번거로운 것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음식일 수도 있고 이슈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약간 섹시한 느낌을 새로 입혔다. 결과가 좋았다. 하루 매상이 170만 원까지 올라갔다. 물론 그런 아이템은 길지는 않다.

또 한 사례는 3년 된 고기집이었는데 첫해에 비해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져 나를 찾아왔다. 돈을 많이 들이기보다 조금만 손을 보면 좋겠다 싶었다. 돌출 간판도 예쁘게 바꾸고 메뉴판과 방석도 새로 했다. 이 집도 컨설팅 후에 매출이 2배로 늘었다.

프레시안 :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잘 될 수 있는 조언 몇 가지만 해준다면?

이경태 : 딱 3가지만 알면 좋겠다. 3가지만 잘 지켜도 단골이 생긴다. 첫째로 손님을 기억해야 한다. 막연히 우리 집에 왔던 손님이구나가 아니라 언제 누구와 와서 무엇을 먹었던 사람인지 기억해야 한다. 다시 올 때는 '손님'이 아니라 김 과장님, 누구 엄마, 어디 아버님 이렇게 불러줘야 한다.

두 번째로 손님에게 말을 붙여야 한다. 단순히 '어서오세요, 고맙습니다'가 아니라 음식과 무관한 얘기면 더 좋다. '지난번에 아들하고 오시더니 이 아이는 딸인가 봐요' 이런 식으로 말이다. 너무 귀찮게 하면 곤란하지만 나를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세 번째로 반드시 손님에게 생색을 내야 한다. 물은 셀프라고 써놓고 단골 손님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어도 어느 날은 물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괜히 오늘은 서비스하고 싶어서'라고 덧붙여야 한다. 다른 테이블에는 안 주는 반찬도 갖다 주면서 '다른 손님 안 보게 얼른 먹어라'고 생색을 내면 남과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말은 쉬워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잘 되는 가게를 보면 이 3가지는 공통되게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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