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아스팔트'가 안전해? 엉터리 계산으로 얼버무리기"
서울 월계동 '방사능 아스팔트' 논란 확산…"정부 알고도 방치"
2011.11.04 14:30:00
"'방사능 아스팔트'가 안전해? 엉터리 계산으로 얼버무리기"
서울시내 주택가에 깔린 아스팔트에서 높은 수치의 방사능이 계측되면서 '방사능 아스팔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 3월 방사능 물질이 든 아스팔트가 유통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3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인덕공고 주변 도로 바닥에서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 최대 3.07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1년으로 환산하면 26밀리시버트에 해당하는 수치로 국내 1년간 인공방사성 피폭허용치 1밀리시버트의 26배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1일 월계동 주택가에서는 시간당 최고 2.5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능이 계측됐고 세슘137이 검출됐으며 한블록 떨어진 골목길에서도 시간당 최고 2.06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서울지역 평균 방사선량 0.12마이크로시버트의 20배 이상이다.

원자력안전위 "안전한 수준"…환경운동연합 "지난 10년간 고농도 방사선 가능성"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현장을 정밀 조사한 결과 최고 방사선 준위는 1.4마이크로시버트였다"이 도로에 매일 하루 1시간 씩 1년 동안 서 있을 때 받는 방사선량은 0.5밀리시버트로 연간 허용랑인 1미리시버트의 절반에 불과하다"면서 "안전성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세슘137이 검출된 도로는 2000년에 포장됐는데, 애초 방사선 요오드131이나 세슘134 역시 섞였으나 짧은 반감기로 10년 이상이 지난 현재 농도가 낮아지고 반감기가 긴 세슘137이 주요 핵종으로 남아있는 것일 수 있다"며 "도로 인근의 주민들은 방사성 물질의 존재도 모른 채 10년 동안 고농도 방사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유동인구와 차량이 많은 도로에서 낡은 아스팔트가 비산먼지로 떠다니다가 호흡에 의해 내부 피폭으로 이어지는 오염경로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의학적으로 보면 2만 명 중 1명에게서 암이 유발할 확률이 방사능 아스팔트로 인해 높아졌는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엉터리 계산법으로 얼버무리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 고농도 방사능이 검출된 월계동 고등학교 앞 도로. 상가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행인과 차량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길로 자주 지나다니는 아이와 청소년들은 방사성 물질에 성인의 8배 이상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정부, '방사능 아스팔트 유통' 알고도 방치

방사능 아스팔트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 감시기구는 경주시와 포항시 도로 3곳에서 방사능 검출을 확인했으며 경주시 감포읍 도로의 경우 2.3미리시버트의 방사능이 검출됐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의 공동조사에서는 세슘137이 기준치(그램당 10베크렐)을 웃도는 12.1베크렐/g이 검출됐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방사능 아스팔트의 이동 경로를 조사하지 않은 것은 물론, 8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감포읍 도로의 교체 작업도 하지 않았다.

노원구, '방사능 아스팔트' 철거하면서 안전 조치도 안해

한편 노원구는 4일 월계동에서 발견된 방사능 아스팔트의 철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노원구청은 이 아스팔트를 철거하면서도 안전조치를취하지 않아 또다시 비판을 샀다.

환경운동연합은 "아스팔트 철거 과정에서 먼지가 크게 일었고 주변을 덮었지만 작업자들은 방진마스크 등 기본적인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먼지 속에서 공사현장 옆으로 지나갔다"고 고발했다.


▲ 노원구에서 방사능 아스팔트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노원구청은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의 항의하자 뒤늦게 작업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고 주변에 공사안내 및 출입제한 표지판을 설치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직원과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방사능에 오염된 도로를 이용한 인근 시민들에 대한 방사능 피폭, 건강영향에 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전국적으로 생활 속의 방사능 오염 문제에 대해 일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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