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창창…리쌍은 왜 주차장에 집착했나?
[분석] 리쌍 vs. 우장창창, 누구 잘못인가
2016.08.05 07:52:03
우장창창…리쌍은 왜 주차장에 집착했나?
건물주 리쌍과 세입자 우장창창 서윤수 사장이 분쟁 중이다. 강제 집행이 됐지만 여전히 분쟁은 이어지고 있다. 세입자 서윤수 씨는 강제 집행 이후에도 매일 저녁 자신의 가게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인디 음악가들은 하루가 멀게 이 곳에서 공연을 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단체에서 기도회도 진행한다.

혹자는 건물주 리쌍과 세입자 우장창창 서윤수 씨와의 갈등을 두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파열음이라고 말한다. 세입자에게 불리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건물주나 세입자 둘 다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 이는 그나마 중립적인 평가다.

대다수가 세입자가 '을질'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언더도그마(underdogma)'라고 한다. 가수 리쌍이 충분히 편의를 봐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버티고 있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가야 할 부분이 있다. 서 씨는 왜 이렇게까지 '을질'을 하고 있을까. 서 씨와 리쌍 측은 한 차례 분쟁을 치르고 나서, 2013년 8월 서로 원만한 합의를 한다. 그 합의의 핵심 내용에는 기존 장사하던 1층 가게를 빼고 지하, 그리고 주차장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

문제는 주차장에서의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 강제 집행이 된 강남 가로수길 우장창창. 매일 저녁 이곳에서는 선전전, 음악 공연 등이 진행되고 있다. ⓒ프레시안(허환주)


리쌍, 약속을 지키리라 믿었는데…

애초 서 씨는 합의 계약서를 작성할 때부터 지속해서 리쌍 측에 주차장 공간에서 장사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이야기했다.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주차장 공간 한 귀퉁이(6평 가량)에 장사할 공간, 즉 증축을 해주길 요구했다. 리쌍 건물이 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주차 공간은 두 대다. 서 씨는 이 주차 공간을 유지하고 자투리 주차장 공간(6평)에 증축을 하겠다고 주장한 것.

처음에는 리쌍 측과 이를 긍정적으로 논의했다. 서 씨에 따르면 맘상모 임영희 사무국장과 리쌍 측 대리인은 합의 계약서를 쓰기 2주 전 만나 구체적인 주차장 증축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서 씨는 이에 주차장 증축건이 합의 사항이라 생각하고 건축 설계 사무소에 의뢰해 작성한 주차장 증축 계약서를 합의서 작성 자리에 가져왔었다.

하지만 정작 합의 계약서를 작성하던 날, 리쌍 측 입장이 달라졌다. 2013년 8월 28일 양자 간 합의할 때 나눈 대화 녹취록을 보면 리쌍 측은 서 씨에게 용도 변경, 즉 주차장 증축을 나중에 하자고 제안한다.

서 씨가 주차장에서 장사하는 게 불법임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질문하자, 리쌍 측은 당시 이전 가게 주인이 주차장에 설치해둔 불법 건축물(고정 천막)을 언급하면서 "만약에 장사 못하실 경우 그때 용도 변경 하시거나 이러면 된다"며 "지금 상황에서 그걸(불법 건축물) 걷어내는 비용에, 그리고 또 구조물 세우고 하면 비용이 엄청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단 지금은 그대로 쓰고 추후 용도 변경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리쌍 측은 "불법 건축물이 있으면 불법 건축물 딱지만 1년에 한 번씩 날라 온다. 그 벌금만 문다"며 "그 외에는 제 경험상, 누가 구청에다가 전화해서 담당자 찾아서 '여기 누가 불법하고 있는데, 왜 안 나오냐'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해야 그 사람들이 나온다. 그런데 그렇게 할 사람들이 제가 봤을 때에는 없을 것"이라고 서 씨를 설득했다.

서 씨가 장사할 주차장은 이전부터 세입자들이 장사를 해오던 곳이었다. 서 씨 이전 가게 주인은 이곳에 고정 천막을 설치하고 장사를 해왔다. 리쌍 측은 그 고정 천막을 그대로 사용할 것을 종용한 셈이었다. 불법이지만 강남 가로수길 상당수 상가세입자들은 이렇게 주차장 공간에서 장사를 한다.

반면, 서 씨는 불법이 아닌 합법적인 장사를 할 수 있는 방법, 즉 증축을 요구했다. 앞서 주차장에서 장사를 한 세입자가 2주간 영업 정지 당하는 사례를 목격한 그였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때 증축하자는 리쌍 측 요구를 서 씨는 거부하기 어려웠다. 원만한 합의를 하고 다시 장사를 시작하는 그였다. 리쌍 측이 약속을 지키리라 믿었다.

천막 때문에 결국, 쌍방 소송으로

하지만 이후 주차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서 씨에게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벌금 등이 부과됐다. '민원을 넣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결국, 누군가에 의한 민원이 지속해서 구청으로 들어갔다. 더는 제대로 장사를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장사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되던 11월부터는 주차장에서의 주말 장사를 접었고 12월부터는 평일 장사도 접었다. 까딱하다가는 영업 정지까지 받을 판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시 리쌍 측에 주차장 증축을 요구했다. 애초 약속한 사항을 이행해 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리쌍은 묵묵부답이었다. 주차장 증축은 건물주 동의서가 없으면 할 수 없다.

주말 장사를 접으니 한 달 매출이 40%로 떨어졌다. 여러 차례 리쌍 측근들을 통해 주차장 증축을 요구했으나 리쌍은 여전히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결국, 서 씨는 그해 10월 31일 주차장 증축에 대한 합의 사항을 이행해 달라는 내용 증명을 리쌍 측에 보냈다. 그래도 아무런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되레 그해 12월 10일 리쌍 측으로부터 서 씨의 불법 건축물로 자기네가 피해를 보았다며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 증명이 날라 왔다. 서 씨가 주차장에서 사용하는 천막 때문에 자기네 건물이 불법 건축물로 지정됐다는 것. 이 때문에 자기네들이 하려고 했던 건물 리모델링을 할 수 없게 돼 손해가 막대하다고 주장했다.

합의안 이행 관련 내용은 없고 반대로 자기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니 나가라는 것이었다. 결국, 서 씨는 그 다음해 1월, 마지막 수단인 합의안 이행 소송을 제기했고 리쌍 측도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임대차 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했다.

▲ 임영희 사무국장과 리쌍 측이 합의서 작성 전 만나 논의한 주차증 증측 관련 내용. 보면 기존 주차장 2대 공간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공간에 증축한다는 표시가 돼 있다. ⓒ프레시안(허환주)


주차장 증축, 왜 거부했을까

지금껏 리쌍 측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왜 주차장 증축에 동의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합의안 작성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리쌍컴퍼니 대표와의 인터뷰를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기자임을 밝힌 순간, 전화를 끊고 이후부터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지금의 분쟁은 리쌍이 주차장 증축에 동의만 해줬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서 씨의 불법 천막 때문에 불법 건축물로 지정돼 리모델링을 할 수 없게 된 것도, 쌍방 간 합의한 사안, 즉 주차장 증축을 하기로 합의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합의안만 이행됐다면 곧바로 불법 천막을 철거하고 각자 원하는 증축과 리모델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 건축물 지정은 문제가 되는 불법 건축물(천막 등)을 철거하면 곧바로 해제된다.

일각에서는 주차장 증축을 할 경우, 건축법에 저촉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한다. 그렇기에 리쌍 측이 주차장 증축을 해주고 싶어도 법 때문에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용적률 문제, 주차장 확보 문제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서 씨가 건축 설계 사무소에 의뢰해 작성한 건축 설계도상에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당시 주차장 증축 설계를 맡은 현가람 건축사사무소 이재정 대표는 "용적률 부분 등은 법이 허용하는 선에 맞춰 설계했다"며 "이는 강남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도 아니다. 주차장 증축 공사를 못한 이유는 건물주 리쌍이 동의서를 우리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도 "다른 것도 봐야 하지만 6평 규모로 증축하는 것은 법적으로 주차장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며 "용적률도 현재 185%에서 증축에 따라 196%로 늘어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리쌍이 리모델링할 때 용적률을 늘리려고 했는데, 이것이 서 씨의 주차장 증축으로 가로 막혀서 그런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리쌍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신들의 리모델링 계획서를 보면 리모델링을 통해 '증축'을 하는 게 아니라 '개‧보수'를 하는 게 목적이었다. 용적률과는 상관없는 리모델링인 셈이다.

그런데도 서 씨와 합의했던 주차장 증축 관련, 동의서를 써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 씨는 합의서 작성 때나 이후 주차장 증축 관련 민원을 제기할 때도 건물주인 리쌍을 만날 수 없었다"며 "여전히 왜 리쌍이 합의했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지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한다.

하지만 리쌍 측은 관련해서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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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