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뭔가가 있다'는 환상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3> 1. 명문대여야 한다고? (2)
'서울엔 뭔가가 있다'는 환상
성공이 곧 행복인 것도 아니지만 
명문대 입학이 성공의 발판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고급 공무원들, 국회의원들, 의료인들, 법조인들, 교수님들, 대기업 임원들 
명문대에 입학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명문대가 능력을 키워준 것 아니라 
공부능력, 인내심, 리더십, 판단력, 추진력 등이 키워준 것이고 
강한 정신력의 DNA가 키워준 것이다. 
지방대에서 공부하였을지라도, 아니 대학을 다니지 않았을지라도  
그 자리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서울대에 다니면서 5급 고시에 합격했다면 
서울대에 입학했기 때문이 아니라
서울대에 입학할 능력을 가지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해야 옳다.
지방대에서 공부했어도, 아니, 대학을 다니지 않았을지라도 
그 재주 가지고 태어났고 그 노력 하였다면 
5급 고시에 합격했을 것이라고 말해야 옳다. 
차범근 씨가 고려대 갔기 때문에 축구 잘했던 것 아니라
축구 잘했기 때문에 고려대 갔고 성공했다고 말해야 하는 것처럼.  

그래도 이왕이면 명문 대학교가 좋지 않겠느냐고, 
환경이 인간을 한 단계 성숙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반론 있을 수 있다. 
인정한다. 어찌 좋지 않겠는가? 
어찌 좀 더 성숙시켜주지 않겠는가? 하지만
명문대 출신이라고 무조건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과
지방대 출신이나 고졸은 성공할 수 없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특목고 자사고 다녔다고 모두 명문대 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일반고 다녔다고 모두 명문대 가지 못하는 게 아닌 것처럼.

소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는 사실 알아야 한다. 
명문대에 가서도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면 
명문대에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비명문대에 가서 상위권에 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인간은 칭찬과 관심과 격려에 힘입어 성장하는데 
명문대에 입학하기는 하였는데, 상위권에 들지 못하여 
관심 받지 못하여 의욕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까지 
생각할 수 있어야 현명함 아닌가?  
자사고 특목고에 간 학생들 중 최소 30%, 많게는 50%가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았음을 후회할 것 같은데...... 
    
명문대 의대에서 공부해야 훌륭한 의사되는 것 아니고
명문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해야 훌륭한 법조인 되는 것 아니며
명문대 경영학과 졸업해야 훌륭한 경영인 되는 것도 아니다. 
존경받는 의사 중에 명문대 의대 졸업하지 않는 분 많고
훌륭한 법조인 중 SKY 법대 나오지 않은 분도 많으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존경받는 사람 중에 
명문대 안 나온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대한민국을 감싸고 있는 학벌 중시의 못난 생각들은
생각 없이 따라하는 습관에서 왔고 
엉터리 소문을 진실로 믿어버리는 어리석음에서 왔으며 
바보 같은 욕심에서 왔다. 

"명문대 나온 교사이기에 역시 훌륭하고 존경할 만 해."
라는 이야기 들어본 적 없고 
"지방대 나온 선생님이기에 역시 부족해."
라는 이야기 역시 들어보지 못하였다. 
좋은 교사와 명문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명문대 졸업하면 교사 임용이 쉽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역시 잘못된 판단이다. 
공립학교 임용고시 합격률, 명문대가 높긴 하지만 
유의미한 차이로 높은 것 결코 아니고, 그 차이 역시
명문대여서가 아니라 원래 개개인이 가진 공부 능력과 노력 때문이다. 

명문대보다 더 커다란 슬픔을 주는 것은 '인(in)서울'이다. 
언제부터인가 학생도 학부모도 '인서울'을 외치고 있는데 
국가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가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명문대를 고집하는 것도 잘못인데 명문대도 아닌 
서울에 있는 대학, 그것도 모자라 경기도에 있는 대학, 
도대체 서울이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어떤 도움을 어떻게 준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음을 넘어 답답하고 울화통까지 터진다. 
왜 사람들은 가짜뉴스에 속아 넘어가고 
가짜뉴스의 희생양이 되지 못해 안달하는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어느 곳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침없이 서울을 이야기하지만 
너무 쉬운 문제 아니냐고, 질문답지 않은 질문이라 비웃겠지만 
서울 아니다. 
17개 시·도 중에서 서울은 7, 8등이다. 
믿지 못하겠거든 지금 당장 인터넷에  
'시도별 수능 평균 점수'를 입력하면 확인 가능하다. 
어느 지역이 1등이냐고? 제주도다. 
제주도가 전 과목에서 해마다 1등인 이유는 
자기주도학습을 많이 하였기 때문, 
사교육에 자기 공부 시간을 빼앗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다. 
'서울에는 뭔가가 있다' 
'서울에서 공부하면 엄청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서울엔 정보가 많아 뭔가 많이 얻어낼 수 있다'는 생각들 
미련 없이 버려주시라고.  

서울엔 특별한 무언가가 있으리라는 환상 버려야 한다. 
서울이 실력을 향상시켜주지 못하고, 
서울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어주지 못하며, 
서울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 분명히 알아야 한다. 
서울에 있는 대학 나와야 취업이 잘 되고 
승진도 잘 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말하는 사람도 믿는 사람도 어리석기 때문이다.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고 책으로 하는 것이고
교수님 실력이 학생 실력으로 연결되는 것 아니다.
실력은 스스로 탐구하고 노력함으로 키워가는 것이지 
선생님이 키워줄 수 있는 것 결코 아니다.  
명문대여야 할 이유, 서울이어야 할 이유 
정말로, 진짜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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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자기 주도 학습과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 <프레시안>에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공부가 뭐라고>, <자기 주도 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 등의 저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