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노동절 '상생' 언급했지만,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7월 총파업 예고, 한국노총은 '대화' 강조
2019.05.01 18:46:30
문 대통령은 노동절 '상생' 언급했지만, 노동자들은...

"'노동존중 사회'는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입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로제는 모두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것을 통해 노동의 질을 높이고자 한 정책들입니다. (중략) 노동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노동으로 꿈을 이루고, 노동으로 세계를 발전시키고, 노동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나라를 이뤄내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페이스북에 이와 같은 글을 올렸다. 대통령이 노동절에 '노동존중' 메시지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하다. '노동존중' 사회는 대통령 한 명이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을 지향한다고 하나, 노동계는 이를 쉬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ILO협약 비준 등 '노동존중'을 위한 대통령 공약 사안까지도 사회적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저임금 결정 구조 이원화 등 노동계 양보가 필요한 이슈는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 결정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사회적 논의, 즉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정부 입맛대로 노동 관련 법안을 주무르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게 됐다. 이는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의 불참 선언으로까지 이어졌다.

최근에는 탄력근로제 확대 도입 합의안 관련, 계층별 대표 노동자위원인 여성·비정규직·청년 대표들의 본위원회 보이콧 이후, 공회전만 돌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들 노동자위원 3명 및 일부 공익위원의 의결 거부로 7개 심의안건을 의결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메시지에서 노동계가 대화와 협의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한 이유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가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며 "과거 기울어진 세상에서 노동이 '투쟁'으로 존중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세상에서 노동은 '상생'으로 존중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 대회사를 하고 있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프레시안(허환주)


ⓒ프레시안(허환주)


하지만 민주노총은 '대화'보다는 '투쟁'에 방점을 찍고 앞으로의 행보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시청광장 수도권 대회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세계노동절 기념대회를 열고, 오는 7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 LO핵심협약 우선 비준 △ 비정규직철폐 △ 최저임금 1만 원 △ 재벌독점체제 전면개혁 등을 요구했다. 이날 수도권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7000여명, 전국 13개 지역 대회에는 5만7000여 명이 참가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개악을 저지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을 관철하고, 노조 파괴법을 전면 중단하기 위해 총파업 깃발아래 100만의 단결투쟁을 보여주자"며 "또한 노동자의 삶을 끝도 모를 불안의 나락으로, 차별의 수렁으로 밀어 빠뜨린 비정규직을 완전히 철폐하자"고 촉구했다.

반면, 노동계의 또다른 축인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는 입장이 다르다.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투쟁'보다는 '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날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국노총 2019 노동절 마라톤대회'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조합에 익숙한 방식과 활동은 대중에겐 '낡은 것'이 되었다"며, "한국노총은 오늘 다시 한 번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공론의 장을 만들어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해 나아가자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10% 남짓한 노조 조직률 속에서 기존 노동조합운동의 투쟁방식과 구호들은 대중 속으로 스며들지 못했다"며 "전부를 쟁취하지 못하면, 아무런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는 노동조합 운동은 대중으로부터 외면받았다"고 투쟁이 아닌 대화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를 언급하며 "사회적 대화만이 지난 구시대의 출구이자 새 시대의 입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지난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제도 개선과 법 개정 등 운영의 정상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현재 공회전만 돌고 있는 경사노위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노총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경총 회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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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