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은 비상경영인데, '재벌3세' 부자는 '통행료' 뜯어
'호텔 브랜드 사용료' 독식... "사업기회 제공 사익편취' 첫 제재
2019.05.02 15:42:47
대림은 비상경영인데, '재벌3세' 부자는 '통행료' 뜯어

대림그룹이 그룹의 핵심인 대림산업의 1분기 매출이 두자릿수 급감한 가운데 '재벌 3세' 이해욱 회장의 '오너 리스크'로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6년 대림산업 대표이사를 맡던 부회장 시절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행위로 검찰에 고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 복귀한 지 4개월만에 또다시 검찰에 고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일종의 '오너 갑질'에 해당하는 오너 일가 개인회사에 '사업기회 제공' 혐의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장 55%, 19살 아들이 45% 지분으로 100% 이 회장 부자의 개인업체인 APD(에이플러스디)가 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면서 관련업체들에게 1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오른쪽).ⓒ연합뉴스


어린 아들과 함께 100% 개인회사 차려, '통행료' 뜯어와


지난 2014년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규제하기 시작한 이후 '부당한 사업기회 제공' 혐의로 총수 일가를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공정위는 이 회장과 대림산업,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 APD(에이플러스디)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회장은 개인회사인 APD(에이플러스디)에 대림산업의 호텔 브랜드 상표권을 넘기고, 자회사인 관광업체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챙겨왔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3년 호텔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자체 브랜드인 글래드를 개발한 뒤 APD에 브랜드 상표권을 출원하게 했다. APD는 2010년 이 회장과 장남 이동훈 씨가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법인 설립 당시 동훈 씨는 초등학생이었다.

대림산업은 이듬해 여의도 사옥을 호텔인 여의도 글래드 호텔로 재건축했고, 오라관광이 2015년 말 APD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관광은 대림산업의 100% 자회사로 관광호텔업과 골프장 운영업을 하고 있는 회사다. 2016년에는 제주 메종 글래드 호텔과 글래드 라이브 강남호텔도 글래드 계열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와 같이 2016년 1월부터 작년 7월까지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수수료는 31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PD는 계약 후 2026년까지 약 10년간 253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수수료를 받기로 돼 있었다.

APD와 체결한 브랜드 수수료 계약에 따라, 오라관광은 매출액의 1%~1.5%를 지급하고, 다시 매출액의 1%~1.4%를 마케팅 분담금 명목으로 줘야 했다. APD가 호텔 브랜드만 보유하고 있을 뿐, 호텔운영 경험이 없고 브랜드 관련 서비스를 할 역량도 없는 업체이면서도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등 유명 해외 프랜차이즈호텔 사업자가 받는 수준의 수수료를 챙겨온 것이다. 공정위는 사실상 '통행료'를 뜯은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 회장이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등 사업기회 제공에 의한 사익편취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과 동훈씨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작년 7월 APD 지분 전부를 오라관광에 무상양도하면서 사익편취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그룹 회장이 사익편취에 몰두하는 동안 대림산업은 지난해 플랜트사업본부에서만 86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시작된 이래 지난 5년 동안 공정위 제재를 받은 재벌은, 현대·한진·하이트진로·효성에 이어 대림이 다섯번째다. 공정위는 태광·금호·하림 등 3개 그룹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치고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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