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는 '진짜' 이유
[기고] 서울 아파트 시장은 교착 상태...해결 방법은?
강남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는 '진짜' 이유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하나 내겠다. 강남 아파트 가격은 왜 떨어지지 않을까? 답은 간단하다. 강남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간해선 팔지 않기 때문이다(이들은 '매도' 보다는 차라리 '증여'를 택한다). 그렇다면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이 정말 다급한 상황이 아니면 아파트를 팔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그건 자신들이 소유한 강남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그런 기대가 터무니 없는 건 아니다.


강남 뿐이 아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도 지난 5년간 연속해서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비해 낙폭이 극히 미미하다.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격감한 채 횡보하고 있다는 것이 적확한 묘사일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서울 아파트 시장도 강남 아파트 시장과 흡사한 내적 논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서울에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들도, 강남사람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어지간해서는 아파트를 팔려고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탓이다.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건, 비강남 서울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건 최대한 버텨보겠다는 것이 아파트 소유자들의 심리라고 할 때 이들의 마음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방법은 간명하다. 아파트를 들고 가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정책수단이 바로 보유세다. 9.13대책으로 보유세가 조금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에 불과할 정도로 미약하다. 불로소득 환수에 최적의 정책수단인 보유세가 이렇게 약하다 보니 강남과 서울에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이 아파트를 맘 편히 들고 있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화해서 가정해 보자. 보유세 실효세율이 0.16%면 실거래가 10억 원짜리 아파트의 연간 보유세가 고작 160만 원이라는 말인데 이 정도면 아파트 보유자에게 아무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보유세 실효세율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0.3% → 0.5% → 0.7% → 1%로 높아진다고 가정한다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까? 보유세가 300만 원, 500만 원, 700만 원, 1000만 원으로 올라가는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팔지 않고 버티겠다고 마음 먹기가 쉬울까?

정리하자면 지금의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일종의 교착상태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출규제나 3기 신도시 건설 같은 공급확대정책은 시장의 대기수요를 진정시키는데는 일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넉넉한 실탄(현금)을 확보한 채 팔지 않고 버티겠다고 마음 먹은 강남과 서울의 아파트 보유자들의 매도심리를 촉발시키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쉽게 말해 지금의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가격 폭등도 어렵지만, 가격의 급락도 여의치 않은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가 설계한 부동산 정책들이 조합된 결과이다. 내 생각에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눈물의 계곡을 지나갈 마음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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