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대회' 63년만에 국가인권위에 첫 '폐지' 진정
[언론 네트워크] 대구 여성단체 "외모로 평등·인격권 침해....세금 지원도 중단해야"
'미스코리아대회' 63년만에 국가인권위에 첫 '폐지' 진정

'미스코리아대회' 개최 63년만에 여성단체가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에 폐지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강혜숙)는 3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소장 이용근)에 미스코리아(MISS KOREA)대회 폐지 요구 진정서를 접수했다. 진정인은 강혜숙 대경여연 대표, 김정순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 등 3인이고 피진정인은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을 포함해 대구한국일보·대구한국일보 엠플러스 매거진 관계자 등 5인이다.


▲ "미코대회 폐지" 기자회견, 이용근 대구인권위 소장에게 진정서 접수(2019.6.3) ⓒ평화뉴스(김영화)


이들은 "미스코리아대회는 여성 몸을 눈요기 감으로 전락시키는 여성 차별 온상"이라며 "여성상을 왜곡시키고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미인대회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회를 주최하는 언론사, 세금을 지원하는 지자체 모두 헌법상 평등권과 인격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반(反) 여성적이고 성(性) 상품화를 조장하는 대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획일화된 외모 기준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대회를 폐지해 국민 전반의 인권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며 "인권위는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인권 존중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정 근거는 헌법 제11조 제1항(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제31조 제1항(평등의 원칙, 교육의 기회균등), 제32조 제4항(여성근로자 보호 및 부당한 차별 금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양성평등), 유엔(UN.국제기구) 여성차별철폐협약 2조 B항, 국가인권위원회법 2조 3항이다.

수 십년간 존폐 논란을 일으킨 미코대회가 국가 기관에 피진정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대구경북 지자체들이 지역 축제(2019 내고장사랑 대축제) 부대행사에 '미스코리아 대구경북과 함께하는 불금파티(5.24)'와 '미스코리아 대구 선발대회(5.25)를 끼워넣고 예산 1억여원을 지원한데 이어 지상파 민영방송사인 TBC가 중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단체가 지자체와 언론사를 찾아 항의했지만 대회는 그대로 진행됐다. 미코대회가 인권위까지 오게 된 배경이다.

강혜숙 대경여연 대표는 "21세기에 아직 미코대회를 열어 성차별을 일삼고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인권을 저버린 언론사와 지자체를 규탄한다"고 했다. 김정순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특정 성별·특정 연령·특정 신체 사이즈를 가진 이들에게 수영복을 입혀 무대에 올리고 방송하는 행위 전체가 인권침해"라며 "미투·탈코르셋 운동과 미코대회는 공존할 수 없다. 이제 끝내자"고 말했다.

한국일보·한국일보 E&B는 1957년 한국전쟁 후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볼거리가 없었던 시대 상황에서 국민에게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국위 선양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한민국 최고·최대 미(美)의 제전인 제1회 미스코리아대회를 열었다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일보 지역사들은 매년 상반기 각 지역에서 미혼 여성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한복과 수영복 등을 입은 지역 선발대회를 열고 있다. 이어 하반기에 지역 수상자들을 한 곳에 모아 전국대회를 열고 최종 진(眞), 선(善), 미(美)를 뽑는다. 이에 대해 각 지자체들은 지역대회에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리거나 보조금을 지원했고, 방송3사(KBS·MBC·SBS)가 돌아가며 중계를 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며 문제가 되자 방송3사는 중계를 폐지했고, 일부 지자체는 지원을 끊었다.

한편, 한국일보는 오는 7월 11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63회 2019 미스코리아대회를 연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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