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희호 조의 계기로 모종의 메시지 교환했나
청와대 "남북관계 문제 최종 전까지 말하기가...오늘은 여기까지"
남북, 이희호 조의 계기로 모종의 메시지 교환했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故) 이희호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의 사망을 애도하는 조의문과 조화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남북 간 현 정세와 관련한 메시지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12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만나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받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후 파주 도라산에 위치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런 것 없었다. 오늘은 고인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말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그는 남한 정부가 북에 전한 친서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당국자는 남북이 조의문과 조화 외에 다른 메시지를 주고 받았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2월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남북 고위 당국자가 만났는데 단순히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받기 위해서만 만난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당연히 그것 때문에 만난 것이고 나머지 부분들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말씀드리겠다"면서 "남북관계 문제는 최종 나오기 전까지 말하기가 그렇다. 지금 확대해석은 말아달라"라고 말해 남북 간 오간 메시지가 있으니 공개할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특히 당초 이 자리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만이 자리한다고 공지됐으나, 이후 지난해 3월 특사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추가로 배석하면서 북한에 특정한 메시지가 전달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 정의용(맨 왼쪽) 국가안보실장이 12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조의문을 전달받고 있다. ⓒ통일부


조의를 표명하는 메시지 외에 다른 내용이 있는데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 여부에 대해서도, 오늘은 이 부분까지만"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만남은 약 15분 정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부부장이 어떤 메시지를 전했냐는 질문에 정의용 실장은 "그간 이희호 여사가 민족 간 화합과 협력을 위해 애쓰신 뜻을 받들어 남북 간 협력을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정 실장과 함께 판문점에 동행한 박지원 의원은 김 제1부부장에게 "장례위원회와 유족들은 조문단이 오시기를 기대했는데, 굉장히 아쉬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러나 이렇게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주신 김정은 위원장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려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있었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그런 말은 없었다. 위원장에게 그런 말씀을 드리겠다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 김여정(맨 오른쪽)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정의용(가운데)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 ⓒ통일부


이날 북측에서는 김여정 제1부부장 외에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현 실장은 지난해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수행원으로 참석했으며 같은해 2월 평창올림픽 폐회식에도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수행원으로 참가했다. 또 2009년 8월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조문단의 일원으로 남한을 찾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 명의로 나온 조의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 실장은 "서울에 도착하는 대로 유족에게 정중히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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