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뛰어넘자"던 나경원, 지금은 "탄핵 선택 아쉽다"
강경보수 코드맞추기…한국당은 다시 박근혜당?
2019.06.13 18:10:00
"박근혜 뛰어넘자"던 나경원, 지금은 "탄핵 선택 아쉽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강성 보수층의 정서에 기대며 탄핵 표결 당시 자신의 선택을 "아쉬웠던 판단"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2016년 말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 멤버로서 "국회가 할 일을 해야 한다"며 "그 시작은 헌법에 명시된 탄핵 절차 진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13일 강성 우파 성향 매체인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는데, 지금도 당시 결정이 옳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부분에 대해 또다시 옳다 그르다 얘기하는 게 우파 통합에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의 잣대로 봤을 때는 그 선택이 과연 맞았느냐에 대해 다른 판단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 때 판단에 대해서 (보수층에서) 아쉬움들을 많이 말씀하신다"며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그 길이 정권을 놓치지 않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그 길이 어떻게 보면 오히려 더 빨리 정권을 버리게 된 결과를 초래한 게 아니냐. 그러한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탄핵을 자꾸 말씀하시는데, 먼 훗날 다시 역사에서 평가될 부분이 있지만 이제는 넘어서는 얘기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제가 그 당시에 아쉬웠던 판단,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런데 우리가 언제까지 거기 매몰돼서 옳았니 틀렸니 하면 이것이 또다른 보수 분열로 가는 부분이 있다"고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찬성표를 던진 "아쉬웠던 판단"을 "인정한다"고 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刑)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정치적 부분에 대해서 이 정부가 풀어야 될 부분이 있다. 정부가 결단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촉구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들은 탄핵 정국 당시 보여줬던 모습과 상반된다. 그는 국회의 탄핵 표결 당시 새누리당 내 찬성파들을 주도한 데 이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직후인 2017년 3월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헌재 결정 승복"을 주장하며 "보수는 정말 박근혜 대통령을 뛰어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 불복을 선언한 데 대해서도 "국민 모두 승복, 통합 이런 말을 기대했는데 박 전 대통령의 말씀이 아쉽다"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 도우미로 나선 친박 의원들에 대해선 "명백한 해당 행위"라며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나 원내대표의 입장 변화는 지난해 말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전후해 본격화됐다. 나 의원은 지난해 11월 당내 초재선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 모임에서 정견을 발표하며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사람으로서 지금 문재인 정권에 무한 정당성의 근거를 만들어 준 게 아닌가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여줬던 태도와 발언들을 거듭 뒤집은 까닭은 최근 보수층 일각에서 '박근혜 동정론'이 자라나고 자유한국당의 강경보수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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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