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위험한 이유
[기고]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 필요할 때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위험한 이유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가 최근 시청률 15%대 전후를 기록해 동시간대 프로 가운데 최강 자리를 굳히고 있다. 관련 동영상이나 댓글, 출연한 영유아들의 인기 순위가 높아 승승장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공영 방송사의 이 같은 프로그램이 드리운 그늘이 짙어 그에 대한 고민, 즉 스크린 미디어 리터러시(Screen Media Literacy)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유아, 어린이가 부모와 출연하는 형태의 슈돌이 지닌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지닌 위험성도 스크린 시청이나 오락 게임 놀이가 영유아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관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스크린 미디어가 영유아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 관점에서 접근할 경우 슈돌에 잠재된 부정적인 측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출연 어린이들이 프로그램 촬영 과정에서 판단 미숙 등으로 인해 잘못된 인식을 지닐 수 있다. △자신이 다른 어린이에 비해 특별하다고 여기거나 △실내 촬영기사의 존재감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평등 의식에 부정적 인식을 지닐 수 있고 △성인의 재미를 위한 속임수와 같은 기획 연출로 인해 잘못된 지식을 주입받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어린 시절에 갖게 되는 가치관이 성장 이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영유아와 어린이의 예능 프로그램 고정출연에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다른 측면이지만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대부분 부모가 연예인 등 유명인으로, 일반인의 직업과 달라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도 적지 않다. 

이 프로그램이 주는 간접적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영유아나 어린이는 TV에 자신과 동년배가 출연하면 강한 시청욕구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슈돌은 영유아, 어린이 TV 시청 제한 필요성에 역행한다. 특히 영유아, 어린이가 가정에서 TV를 시청할 때는 부모의 역할이 결정적인데, 부모가 슈돌의 인기만을 보고 그 위험성을 경시할 가능성이 커진다. 부모가 이런 프로그램을 시청할 경우 자녀도 함께 시청하면서 TV의 위험성에 노출된다.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보호자가 영유아를 달래기 위해 장난감 대용으로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일이 흔히 목격되는데, 이는 경계해야 할 현상이다. 

영유아나 어린이는 TV와 같은 스크린미디어를 가급적 적게 이용하는 게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과학적 지식이다. 이런 점에서 영유아가 고정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그 인기가 크다면 TV 등 스크린미디어를 경계해야 한다는 대중의 의식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대중으로 하여금 귀여운 영유아가 출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소아과학회가 1998년부터 권장한 어린이의 스크린 노출 시간 기준을 보면 이런 우려가 근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학회는 만 2세 이하 어린이는 TV 등 모든 전자 미디어를 이용해서는 안 되고, 만 2~5세는 하루 2시간 이상 전자 미디어를 이용할 경우 건강을 해치므로 부모가 아이의 시청 시간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학교에서 태블릿을 학습용으로 이용할 경우에도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어린이의 TV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이유는 TV의 빛과 영상, 음향이 어린이의 두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장시간 TV 시청으로 인해 육체적 운동이 제한되어 비만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다양한 스크린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모든 스크린 미디어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논란이 된 게임중독론을 두고 게임업계 등 일부는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게임의 악영향이 부풀려졌다는 점 등을 들어 반발하지만, 모든 스크린 미디어가 잘 이용하면 약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된다는 상식에 입각해서 모든 구성원이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오는 2022년부터 질병으로 분류키로 한 원인은 영유아, 어린이의 TV 시청 제한, 스마트폰 이용 등 스크린을 이용한 미디어가 범람하고 있는 현실과 직결되어 있다. 미디어 이용 연구는 윤리적 이유로 인한 실험 제한과 같은 한계 때문에 자연과학에서와 같이 딱 떨어지는 결과를 얻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런 점은 TV가 일반화 된 뒤 그 유·무해론에 대해 수십 년 간 논란이 계속되다가 결국 TV 프로그램 등급제로 정착했다는 점을 살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분야가 다르지만, 담배 유·무해론도 수십 년 간 갑론을박이 이어지다가 오늘날 담배의 유해함은 공지의 사실이 되었다. 게임도 마찬가지로 현재보다 좀 더 정교화된 연구 방법,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활용과 같은 기법을 응용할 경우 과거에 비해 좀 더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스크린 미디어와 관련한 정부의 종합적인 접근정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전체 관련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WHO의 게임중독 결정에 대해 게임물 심의를 위한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산하 기구로 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보건복지부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은 목불인견이다. 

스크린 미디어가 갖는 긍정적 효과는 정보화 기술 발달에 따라 확인되고 있지만, 그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범사회적인 접근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유관부서와 게임업계, 스마트폰 생산업체, TV 등 각종 영상 미디어업체가 동참해서 공동연구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유아나 어린이, 청소년의 경우 자기 의사 표현이나 그것을 관철할 행동이 성인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 서구에서는 자녀의 초상권, 사생활 보호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고 그에 대한 대처가 활발한데 비해 우리의 경우 미흡하다.

최근 국내외 자선단체 등이 기부 활성화를 목적으로 미성년자 등의 초상권, 사생활 문제 등이 제기될 우려가 있는 영상을 남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우려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공영방송의 경우 영유아 프로그램이 성장기 아동에 미치는 영향,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적 현실 속에서 계층 간 위화감 조성 가능성 등을 정교하게 접근해 공공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노력하고 광고도 더 신경을 쓰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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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