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을 늘리는 만고불변의 진리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끝이 좋아야 한다
건강수명을 늘리는 만고불변의 진리
"아~ 나는 평생 안 아플 줄 알았어요. 친구들이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해도 '뭘 저렇게 만날 아프다고 하지?' 했는데, 내가 아프기 시작하니 그 친구들 심정을 알겠어요. 팍, 죽어 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자꾸 먹으라는 약만 늘어나니, 심란해 죽겠어요."

환자마다 다양한 불편을 호소하지만, 나이 드신 분들의 이야기에는 현재의 고통과 살아 온 시절에 대한 야속함, 앞으로 남은 시간에 대한 걱정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건강 하나는 자신했는데, 어느새 무너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다양한 감정을 표현합니다. 한쪽 베드에서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는 말을 듣고 돌아서면, 이쪽 베드의 어르신은 지난달 다르고 이달 다르다는 말을 하지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잘 나가는 자식도, 쌓아둔 재산과 명예도 오롯이 홀로 마주해야 하는 고통 앞에서는 큰 위안이 되지 못하는 듯합니다. 


위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기대여명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건강을 잃은 기간을 뺀 연령)은 그에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제4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6-2020)에 따라, 2020년도까지 75세를 건강수명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통계와는 별도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건강수명은 73세라고 합니다. 기대여명과의 차이는 약 10년 정도 인 셈입니다. 중한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스스로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자율적으로 생활하는데 장애가 있는 시간이 평균 10년 정도라는 말인데, 이것은 꽤 우울한 일입니다. 특히 아주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으로서는 사회적으로도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러한 현상은 최근만의 일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어느날 황제가 신하인 기백에게 물었다. 
"내가 듣기로 이전 사람들은 나이가 백 살이 되어도 움직임이 왕성했다고 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쉰 살만 되어도 동작에 힘이 없으니 이것은 시대의 차이인가 아니면 사람들이 잘못살기 때문인가?"
그러자 기백이 답했다. 
"이전 사람들 중에 양생의 이치를 아는 사람들은 음양의 법칙에 따르고 양생의 방법에 맞추어 음식을 절도 있게 먹고 일상생활도 규칙적으로 하여 쓸데없이 과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육체와 정신이 모두 온전한 상태로 천수를 다하고 백 살이 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서, 술을 음료수처럼 마시고 망령된 짓을 일상으로 하며, 취해서 성관계를 맺고 욕망에 이끌려 그 정을 소진하고 진기를 흩어지게 만듭니다. 또한 만족할 줄을 모르고 아무 때나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하여 양생의 도에 어긋나고 생활에 절도가 없게 되어 쉰 살만 되어도 쇠약해 지는 것입니다."』

<황제내경> 소문에 기록된 내용인데, 약 2천년 정도 전의 이야기인데도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한 세대를 30년 정도로 잡으면 약 70세대 정도 전이라는 말인데, 그 정도의 시간으로는 호모사피엔스란 생물의 진화가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하는 짓도 크게 변하지 않았고요.

그럼 그 해답 또한 과거 사람들의 지혜에서 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을 절도 있게 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쓸데없이 과로하지 않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풍요의 시대를 조금 절제하듯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거의 지혜는 실제 현대적 연구에서도 건강수명의 연장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내 몸이 이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날부터는 조금 더 옛사람들의 지혜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최고의 코스 요리도 디저트가 꽝이면 맛없는 음식으로 기억이 되고, 드라마나 영화도 결말이 흐지부지 하면 그저 그런 작품이 되고 맙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년이 어떠냐에 따라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 전부가 살기도 하고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면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windfarmer@hanmail.net 다른 글 보기
▶ 필자 소개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