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지은 집 절반 이상 다주택자가 '싹쓸이'
경실련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 탓은 허구"
2019.09.24 17:24:56
지난 10년간 지은 집 절반 이상 다주택자가 '싹쓸이'

지난 10년간 공급된 주택 절반 이상을 다주택자가 '사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부족해 주택가격이 오른다는 정부의 논리가 허구임을 보여주는 통계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4일 공개했다.

경실련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공동으로 이날 국회에서 '상위 1% 다주택자 주택소유 현황' 기자회견을 열어, 국세청과 행정안전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08년 1510만 호였던 전국 주택 수는 지난해 1999만 호로 10년 새 489만 호 증가했다. 다주택자가 주택 한 채 외에 추가로 사들인 주택 수는 2008년 452만 호에서 2018년 700만 호로 248만 호(54.9%) 늘었다. 10년간 새로 생긴 주택의 반 이상(3만 호 판교신도시의 80개 규모)을 다주택자가 사들인 것이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2008년 1060만 명에서 지난해 1300만 명으로 240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주택자가 1주택 외에 추가로 사들인 248만 호 중 54만2700호는 상위 1% 다주택자가 가져갔다. 2008년에서 2018년까지 10년간 주택 보유자 상위 1%는 10만6000명에서 13만 명으로 2만4000명 증가했다. 상위 1%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수는 2008년 36만7000호에서 지난해 90만9700호를 늘어 상위 1% 다주택자의 1인당 보유 주택 수는 지난해 7채로 2008년 3.5채에 비해 2배 늘었다. 경실련은 상위 1%가 보유한 주택가격은 인당 25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11억 원이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 지난 10년간 공급된 주택 절반을 상위 10% 다주택자가 싹쓸이한 것으로 드러났다.ⓒ연합뉴스


상위 1% 다주택자 13만명, 1인당 7채 보유


상위 10%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수도 2008년 242만8700호에서 지난해 450만8000호로 약 208만 호 증가했다. 주택물량 489만 호의 42%, 다주택자가 사들인 주택 248만 호의 83.8%를 상위 10%가 싹쓸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위 10% 다주택자의 1인당 보유 주택수는 2008년 2.3채에서 지난해 3.5채로 늘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가 3기 신도시를 통해 주택 공급량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다주택자가 주택을 사재기할 수 있는 잘못된 주택 공급 시스템, 보유세 등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주택 소유 편중과 자산 격차만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가보유율(내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은 61.1%에 그쳤고, 수도권은 54.2%에 불과하다.

정 의원은 "지난 10년 정부가 공급한 주택이 서민 주거 안정이 아니라 다주택자들의 불로소득을 노린 부동산 투기의 수단으로 활용돼 주택 소유 편중이 심화 되고 자산 격차가 커졌다"라면서 "전면적인 주택공급 시스템 개혁, 다주택자들에 대한 보유세 강화로 소유 편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주택 2000만 채 중 소유자수 1300만 명을 제하면 700만 채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다. 이 중 임대사업자로 신고한 사업자 40만명이 보유한 주택은 136만 채로 19.4%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1천원 오를 때, 집값 1천조원 폭등"


지난 10년간 전체 집값은 3000조 원 이상 폭등했다. 경실련은 아파트,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시세의 55%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전국 주택 가격 총액을 6022조 원으로 추산했다. 10년 전보다 3091조 원 늘어난 규모다.

경실련은 "지난 10년 동안 집값은 3100조 원이 상승하여 집을 소유한 경우 1인당 평균 2억 원 자산이 증가했고, 상위 1%는 평균 11억 원 증가했다"며 "그러나 집값 상승으로 인해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당했다. 집값상승에 이어 전월세가격 부담으로 빚에 시달리며 자산격차만 더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대표는 "10년 전과 비교해 최저임금이 3000원 오를 때 집값 총액은 3000조 원이 올랐다"면서 "소득주도성장에 꽂혀서 최저임금 1000원을 올리느라 애를 쓰는 동안 이번 정부 들어서만도 1000조 단위의 부동산 가격 앙등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정 대표는 "보수정권인 노태우 정권을 배워야 한다. 노태우 정부는 토지공개념을 도입하려 애썼고 재벌대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중과세 정책을 폈다. 그래서 재벌대기업이 토지 보유에 부담을 느끼고 토지를 매각해 그 돈으로 투자에 나서도록 물길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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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선 기자 editor2@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입사해 주로 경제와 국제 분야를 넘나들며 일해왔습니다. 현재 기획1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