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발목 잡는 '고령 논란' 바이든에게 불똥
[2020년 美대선 읽기] '우크라 스캔들' 악재까지 겹친 바이든, 70세 워런이 수혜자?
2019.10.07 10:21:46
샌더스 발목 잡는 '고령 논란' 바이든에게 불똥

지난 1일 선거 유세 도중 가슴 통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선거 운동에 복귀했다.

지난 2일 병원에 입원해 이틀 동안 치료를 받고 퇴원한 샌더스 의원은 5일 자산의 트위터에 영상과 글을 올려 건강이 호전됐으며,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여러분들이 보내준 모든 사랑과 따듯한 격려에 감사한다"며 "앞으로 유세 현장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그는 버몬트의 집으로 돌아갔으며, 오는 15일 있을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샌더스 의원은 심근경색이 발생해 막힌 심장동맥 2개에 스텐트를 심었고, 나머지 동맥 혈관에는 아무런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그를 진료한 주치의 성명을 샌더스 선거캠프는 공개했다.

샌더스 의원은 건강이 호전 됐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일로 78세라는 역대 최고령 후보로서 '나이'와 '건강' 문제는 그의 약점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으로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정치를 오랫동안 해왔다. 이런 그의 이력은 지난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진보적인 공약과 소액 후원금 모금 방식으로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적 주목을 받을 때부터 20~30대의 청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78세라는 나이가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것은 주요 경쟁자들이 모두 그와 동년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령인 이유도 있지만, 그가 물리적인 나이를 뛰어넘어 젊고 진보적인 유권자들의 정치적 요구를 대표하고, 이들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샌더스의 주요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76세다. 


그러나 최근 심근경색이 발병해 병원에 갑작스럽게 입원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나이와 건강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샌더스 의원의 선거 운동에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동하게 됐다.

이번 일은 그와 마찬가지로 70대 후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정치적으로 이득만이 아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뒷조사를 부탁한 일이다.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의 관심을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돌리고 자신의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바이든 부자의 행위가 '부패'와 '권력남용'의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이 논란은 샌더스 의원 못지 않게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불리한 이슈다. 샌더스 의원과 달리 백인 남성으로 40년 가깝게 정치인으로 승승장구 해온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접점을 찾을래야 찾기 힘든 정치인이다.

"젊은 유권자들은 조 바이든에 열광하지 않는다"라는 기사(U.S.News, 9월 16일자)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20대 유권자들의 반응을 잘 보여준다. 이 기사에서 조지타운 대학의 민주당 지지자 대표인 레베카 홀리스터는 "나는 개인적으로 바이든을 지지하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며 "(그를 지지하는)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후배는 "바이든은 훌륭한 부통령이었고 나는 그가 한 일에 대해 감사하지만 그는 늙었고, 이제는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는 젊은 유권자들을 규합하는 것은 어렵다"고 평했다. (관련 기사 바로 보기)

'나이'가 샌더스 의원에게는 물리적인 한계라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물리적인 차원만이 아닌 '대표성'이라는 상징적이고 정서적인 측면의 한계로도 작용한다.

바이든, 샌더스와 함께 민주당 경선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70세로 고령이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73세의 나이에 임기를 시작하는 등 주요 후보들이 모두 그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앞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한 행사에서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대선 후보와 관련해 "연령 제한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80세에 내가 대통령 시절 경험했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그에게 '헌법상 임기가 아직 남아 있어 2020년 출마를 고려했는가'라는 유머 섞인 질문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민주당 대선 경선과 관련해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경선과 관련해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자신의 기준은 "누가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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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기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