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vs 나경원 아들'…그들만의 진흙탕 싸움
서민들 박탈감 아랑곳없이 난타전 벌인 서울대 국감
2019.10.10 20:50:42
'조국 딸 vs 나경원 아들'…그들만의 진흙탕 싸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서울대 행정관에서 열린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관련 질의를 쏟아냈다.

조국 장관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모두 서울대 출신의 유력 인사들로, 자녀들의 대학 입학 시 '아빠 찬스', '엄마 찬스'를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조국 장관 파문으로 특권층의 '특혜 대물림' 현실이 사회적 상실감을 일으킨 가운데, 서울대 국감은 이런 민심에 아랑곳없이 '그들만의 정쟁'을 벌이는 정치권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 

'조의 딸', 인턴·장학금·진단서...

자유한국당은 예상대로 조국 장관의 딸 조모 씨 의혹을 집중 공략했다. 새로운 팩트 제시보다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 다시 한 번 추궁하는 식이었다. 조 씨에 관한 의혹을 크게 세 가지다. △ 고교시절 서울대 인턴을 어떤 경위로 하게 되었는지, △ 환경대학원 재학 중 장학금 수혜 대상자가 된 경위와 △ 환경대학원 휴학 당시 제출한 진단서의 진위 여부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민 씨 본인이 언론에도 나와서 인터넷 공고를 보고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해당 인터넷 공고를 찾을 수 없다"며 "다른 인턴 공고에는 대상자가 대학생과 대학원생으로 명시돼 있어 고등학생은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턴을 했다는 공익인권법센터는 조국 장관과 친분이 있는 한인섭·안경환 법대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곳"이라며 "조 씨가 인턴을 했다는 시기는 한인섭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어 의혹이 확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오 총장은 "모든 공고가 다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교생 인턴'은 흔한 것은 아니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곽상도 의원은 조 씨의 장학금 수혜 과정과 진단서의 위조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조 씨는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하기 앞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적을 뒀다. 조 씨는 환경대학원 재학 당시 1, 2학기 교외 장학금을 받고 2학기 재학 중 진단서를 제출하며 휴학했다. 조 씨가 받은 교외 장학금은 '관악회'라는 서울대 동문회가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야당은 수혜율 8%인 외부 장학금을 조 씨가 받은 것은 특혜라는 입장이다.

오 총장은 이에 대해 "관악회에서 선발해 통보한 것으로 어떤 인사가 추천했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곽 의원은 "1학기에는 조 씨외 3명, 2학기에는 조 씨외 15명이 선발됐다"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을 상대로 어떤 경위로 받았는지 조사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곽 의원은 "대학으로부터 받은 조 씨 진단서를 보면 워터마크도 없고 병명이나 발행한 의사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지워져 보이지 않았다"며 "범죄에 제공된 것은 개인정보보호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진료 내용을 타인이 밝히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며 "양식이나 서체를 보면 서울대 병원 것이 맞는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1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의 아들', 논문·포스터·과학경진대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김 모 씨의 고교시절 논문 특혜 의혹을 추궁했다.

김 씨는 2015년 고등학교 재학 당시, 의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 포스터에 '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A Research on the Feasibility of Cardiac Output Estimation Using Photoplethysmogram and Ballistocardiogram)' 제1저자로 등재됐다. 여기에 김 씨 소속은 '서울대 대학원'으로 돼 있다는 것이 여당 의원들의 설명이다.

포스터는 연구의 개요를 설명하거나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논문 초록'과 같이 논문의 일종이라는 게 여당 의원들의 입장이다.

또 같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비(非)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Preliminary study for the estimation of cardiopulmonary fitness in non-laboratory setting)'에는 제4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논문에서 김 씨와 함께 공동저자로 등재된 이들은 모두 서울대 의공학과 소속으로 고등학생 연구자는 김 씨가 유일하다. 김 씨는 논문 발표 이듬해 예일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고 '유력 정치인'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나 원내대표를 겨냥한 의혹제기였다.

박 의원은 "2014년 유력 정치인이 아들의 과학경진대회 참가를 위해 평소 친분이 있던 서울대 윤 모 교수에게 실험실 사용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아이가 스스로 실험하고 포스터를 작성했다'는 나 원내대표의 해명에 대해서도 "대학원생 2명이 기기작동과 데이터 취득방법 등을 알려주고 도와줬다"며 "실험의 아이디어도 윤 교수가 제공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김 씨는 2015년 3월 뉴햄프셔 과학경진대회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1등, 전체 2등을 했다"며 "같은 해 8월 밀라노 컨퍼런스에서 이뤄진 포스터 발표에는 김 씨가 아닌 대학원생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 씨의 과학경진대회 수상이 김 씨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윤 교수의 도움 하에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이야기다.

박 의원은 또 김 씨가 작성한 논문 포스터가 IRB(연구윤리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해당 과학경진대회는 IRB를 별도로 요구하는데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IRB는 신청에서 승인까지 1~2개월이 걸리는데 김 씨가 방학 때 한국에 있는 기간 동안 빨리 논문 포스터를 완성해야 하니 IRB를 누락할 수밖에 없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고등학생 혼자 해야 한다는 과학경진대회 규정도 위반한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김 씨의 포스터와 과학경진대회 수상이 취소될 것이고 예일대 입학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국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제1저자로 등재됐던 병리학 논문은 IRB를 거치지 않아 취소된 바 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년 대학원 박사과정 논문 그래프와 김 씨의 2015년 발표본의 그래프가 똑같다"며 "2014년에 이미 발표된 자료가 그대로 이용됐는데 김 씨가 논문을 위해 어떤 역할이 있었느냐"고 연구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도 "윤 교수가 이걸 다른 학회에 제출했다면 윤 교수가 학생의 연구 성과를 표절했다는 것이냐"며 "거꾸로 윤 교수의 연구성과를 학생이 갖다 썼다면 도용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오 총장은 "이공계 특성상 '교신저자'로, 자신의 기자재를 사용하게 하면 실험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저자로 등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득권층의 교육 대물림,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문제

국정감사가 이 같은 양당의 '진흙탕 공방'으로 얼룩진 가운데,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특권, 대물림, 불평등 교육"이라며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여 의원은 "기득권이 아닌 사람들은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 유학을 한들 시간강사로 전락하고 비정규직으로 취직한다"며 "기득권 대물림 교육은 노동 불평등 문제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2019년 입학생 중 자사고와 특목고 출신은 43.6%에 달했다. 또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소득 최상위 분위에 속하는 9분위와 10분위 자녀들이 서울대는 52.02%로 다른 4년제 대학이 평균적으로 27.23%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여 의원은 "부모의 경제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회균형 전형, 지역균형 전형 등을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현황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763명 중 포항공대와 카이스트를 제외하고 비수도권 출신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41세 이상은 한 명도 없었고 35세 이상 40세 이하가 3명에 불과했다. 올해 입학생 152명 중 28세 이하가 147명인 점을 들어, 김 의원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법률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게 선발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국정감사는 이외에도 서울교대 신입생 단체 성희롱 사건,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이 모 교수 사건을 비롯해 강사법 도입 이후 시간강사 대량 해고 문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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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 p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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