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뿌리는 '정치 광고'...페북 "허용" vs. 트위터 "안돼"
[2020 美 대선 읽기] 페이스북과 트위터, 'SNS 공룡'들의 상반된 행보
2019.12.03 09:08:50
돈으로 뿌리는 '정치 광고'...페북 "허용" vs. 트위터 "안돼"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뜨거운 논쟁거리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SNS)에서의 정치광고 문제다. 두 거대기업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입장이 상반된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트위터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정치광고 전면 금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허위정보가 담긴 정치광고도 규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행보는 페이스북의 '전과' 때문에 더 문제적으로 볼 수도 있다. 지난 2016년 실시된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보수진영으로부터 거액의 정치광고 비용을 받은 정치 컨설팅업체인 케임브리지 어낼리틱스는 페이스북으로부터 정치적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빼내 소셜미디어 광고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영국 의회의 조사 결과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영국 의회는 지난 2월 페이스북이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법을 고의적으로 위반해왔다고 결론 내린 최종 보고서를 내고,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저커버그 "거짓 정치광고도 국민이 판단해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이 정치광고를 계속 받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저커버그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민주주의에서 정치인들이 하는 말을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사기업은 정치인과 뉴스를 검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저커버그는 10월 17일 미국 워싱턴D.C. 조지타운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겠다"며 정치 광고를 계속 받겠다고 말했다. 저커버그와 부인이 함께 출연한 이 인터뷰는 3일(현지시간) CBS를 통해 방송된다.

페이스북 내에서 200명의 직원이 "자유로운 연설과 유급 연설은 같지 않다"면서 저커버그의 이같은 결정을 재고해주기를 바란다는 편지를 쓴 것에 대해 진행자가 질문하자, 저커버그는 "이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며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며 "결국 민주주의에서는 정치인들이 하는 말을 국민들이 직접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확인했다.

그는 특히 '허위정보'나 '가짜뉴스'를 담고 있는 정치광고라도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했다. '거짓 정보를 담고 있는 광고가 문제'라는 질문에 저커버그는 "정치인의 성격을 국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치인의 거짓말에 현혹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10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두 사람의 만찬회동은 한참 뒤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으며, 페이스북과 백악관 모두 뒤늦게 사실을 시인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나는 사적인 만찬이었다는 것을 존중하고 싶다. 사적인 논의였다"고 회담 내용 공개를 거부했다.


ⓒCBS 화면 갈무리


트위터 "정치적 메시지, 돈으로 사들여선 안돼"

한편, 트위터는 지난 10월 31일 전 세계 트위터에서 정치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 경영자는 "인터넷 광고는 광고주에게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 수단"이라며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에 영향을 주는 데 이용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잭 도시는 또 정치 광고를 허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며, 정치적 발언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은 오늘날 준비되지 않은 민주주의 인프라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메시지는 다른 사람의 계정을 팔로하거나 리트윗하는 방식으로 도달해야지, 돈을 내서 사람에게 도달하는 정치적 메시지는 일종의 '강요'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측 "트위터, 트럼프 침묵시키려는 시도"...워런, 페이스북에 "저커버그, 트럼프 지지" 거짓 광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상반된 행보에 진보와 보수 역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하루에 수십개의 트위터 메시지를 날리는 '트위터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정치광고 금지" 입장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 브래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트위터가 트럼프와 보수를 침묵시키려는 시도로 정치 광고를 금지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은 정치광고를 전혀 규제하지 않겠다는 페이스북의 입장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대선주자 중 한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달 저커버그의 입장이 나온 직후 “뉴스 속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와 페이스북, 도널드 대통령 재선 공개 지지”라는 '거짓 정보가 담긴 정치광고'를 페이스북에 게재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노골적인 거짓말을 담은 정치광고마저 허용하는 페이스북은 이윤을 위한 가짜뉴스 제조기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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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특파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현재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