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2차 인재영입...北이탈주민, '미투' 고발자
보수통합은 주춤?…유승민, 黃 압박 "3원칙 배척·부정 세력과 손 못잡아"
2020.01.08 11:39:06
한국당 2차 인재영입...北이탈주민, '미투' 고발자
자유한국당이 2차 인재영입 대상자로 북한이탈주민과 '미투' 고발자를 영입해 발표했다. '공관병 갑질' 의혹 대상자인 박찬주 전 육군 제2작전사령관 영입 논란 이후 2달여 만이다.

한국당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재영입 행사를 열고, 북한인권단체 'NAHU(나우)'의 지성호 대표와 체육계 '미투' 1호 고발자인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지 대표는 이른바 '꽃제비' 생활을 하는 등 북한에서 어려운 유년기를 보내며 14세 때 기차에서 떨어져 팔과 다리가 절단되는 장애를 입기도 했다. 이후 24세 때인 2006년 탈북해 북한인권 운동을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원 연설에 초청되기도 했다.

김 코치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코치를 2016년 고소했고, 이 사실을 2018년 방송에 나와 밝혀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올해 29세인 그는 현재 경기 고양시에서 테니스 코치로 활동 중이다.

한국당은 지난해 10월 31일 1차 인재영입 행사를 열고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 8명을 영입했다고 발표했으나, '박찬주 논란'만 재조명됐고 영입 대상 인재들도 전문성과는 별도로 참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반면 이번 영입 대상자들은 한국사회의 소수자인 여성과 북한이탈주민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에서 대변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난 1차 영입에 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박근혜 비대위' 시절인 지난 2012년 총선 때 북한이탈주민인 조명철 당시 통일부 통일연구원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해 당선시킨 바 있다. 다만 19대 국회에서 조 의원과 이자스민 의원 등에 대한 당 차원의 의정활동 지원은 미흡했다는 평이 많다.

또 한국당은 당 대표가 당 주최 공식 토론회 석상에서 "그런데 젠더가 뭐냐? 트랜스젠더는 들어봤는데"(홍준표 대표 시절, 2017.9월)라는 말을 하는 등 여성 의제의 불모지로 여겨져 왔다는 면에서 김 코치의 영입도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황교안 대표는 영입 행사 인사말에서 "지 대표와 김 코치의 용기를 응원하고 감사한다"며 "두 분이 뜻했던 것들을 우리 당에 들어와서 당과 함께 이뤄갈 수 있도록,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한이탈주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 체육계 미투 1호인 김은희 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보수통합·혁신은?…黃 "인재영입에만 주력"

다만 인재 영입과 함께, 한국당의 주요 총선전략 중 하나인 '보수통합'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황 대표는 이날 인재영입 행사 인사말에서 "다음 총선에서 이겨서 우리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역시 통합이 필요하다. 자유 우파의 통합, 자유 시민들의 통합, 자유민주 세력의 통합, 필요하다"고 말했고, 같은날 아침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도 "자유민주 세력의 통합, 그 하나된 큰 힘을 만들어가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진의를 대통합의 힘으로 보여주자"고 했으나, 이날 인재영입식 후 기자들이 통합 관련 질문을 하려 하자 "오늘은 거기까지 하자. 오늘은 인재 영입(보도)에만 주력해 달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황 대표는 전날 새로운보수당이 주장하는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 불파불립)'을 전면 수용한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려 했으나, 당내 친박계 등의 반발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누가 통합을 가로막고 있는가? 누가 대표의 메시지를 오락가락하게 만드는가? 누가 보수의 분열을 부추키고 있는가?"라며 "황 대표의 통합 의지는 분명하다. 문제는 뒤에 숨어서 이름도 드러내지 않고 무책임하게 대표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히려 최근 한국당에서는 '황교안 체제'의 장악력이 점차 공고화되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지난 3일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뒤,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 서울 종로 선거구보다 당선 가능성이 더 높은 지역구를 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당직자들에게 했고 실제로 서울 용산·강남을·구로을 등이 고려 대상에 올랐다고 이날 <국민일보>와 <한겨레>가 보도했다. 또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과정에서 "당이 '검사동일체 조직'인 것처럼 굴러가고 있다"고 황교안 지도부를 비판한 팀장급 당직자를 당무감사위에 회부해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통합 파트너인 새로운보수당에서는 황 대표에 대한 공개 압박이 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당 대표단 회의에서 "어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원칙'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선언 내지 회견을 하려다 당내 반발로 취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3원칙'은 개인 유승민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수 재건을 바라는 양식 있는 시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가 탄핵 이후 한국당에 표를 주지 않는 분들의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정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것(3원칙)을 배척하는, 부정하는 세력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며 "그렇게 해봐야 총선 패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특히 "한국당 일부에서 오래된 친박, 진박을 중심으로 '새보수당이 공천권을 요구한다'고 얘기하는데, 3원칙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옮길 각오만 돼 있다면 (나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면서 "새보수당이 마치 한국당에 지분·공천권을 요구하는 것같이 이야기하는 분들은 스스로 퇴출 대상이 되고 자리를 잃을까봐 그러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작은 기득권에 집착해 보수의 앞날을 망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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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