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자살한 해병대원 몸에도 구타 흔적"
가슴에 3군데 상흔…숨진 병사 아버지 "엄벌해달라"
2011.07.11 18:10:00
"포항서 자살한 해병대원 몸에도 구타 흔적"
지난 10일 포항 해병대 1사단 영내 목욕탕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된 정모(19) 일병의 몸에서 구타 흔적이 있었다는 유가족의 증언이 나왔다.

11일 부검을 실시한 군 관계자는 사망자의 몸 여러 군데에서 구타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흔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이날 <뉴시스>와 <노컷뉴스> 등이 정 일병 아버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정 일병의 왼쪽 가슴에서는 3개의 상흔이 집중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는 정 일병의 아버지에게 '일반적으로 상흔이 한 곳에만 있을 경우 어딘가에 부딪혀서 상처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지만 세 곳에 집중적으로 있다는 것은 구타일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일병의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에 선임병들의 구타·가혹행위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관련자들을 반드시 찾아내 엄벌하고 앞으로 다시는 해병대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와 함께 다른 유가족은 정 일병이 밤에 잠을 잘 때 코를 심하게 곤다며 선임병 3명으로부터 옥상에서 구타를 당했으며 '작업열외'로 군 생활을 힘들어했다며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유가족들은 '작업열외'가 지난 4일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기수열외'와 같이 일종의 따돌림이라고 주장했다. 군에서는 제대를 앞둔 고참들을 작업에서 제외시켜 주는 관행이 있지만, 지난해 11월 입대한 정 일병과 같은 신참들의 경우에 적용되는 작업열외는 '일을 못하니 아예 시키지 않겠다'는 무시와 불인정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해병대 "사실 아니다"

그러나 해병대는 이같은 유가족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금 부검 현장에 있지만 누구도 (유가족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족이 부검 상황을 현장 중계하는 것 같다"며 "이제 막 부검이 끝났으며 유가족에게 곧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검 결과를 언론에 공개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구타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전혀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작업열외'에 대해 그는 "해병대에는 작업열외라는 용어가 없으며, 그 부대 인원에게 확인해 봐도 그런 용어는 없었다"면서 "알아본 바에 따르면 작업열외라는 말을 만약 쓴다면 그것은 오히려 좋은 것이다. 야간근무를 선 인원이나 전날 작업을 많이 한 인원에 대해 '오늘은 작업열외시켜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숨진 정 일병은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으며 군은 부대 내에 가혹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총기사고와 잇단 자살 등 해병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의 배후마다 어김없이 구타·가혹행위 정황이 제기됨에 따라 해병대의 조직문화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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