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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북스' 사랑한다면 이 '산맥'을 거쳐 가야죠!
2013.12.06 19:17:32 , 민구홍 안그라픽스 기획자‧편집자

독자께서는 얀 치홀트(Jan Tschichold)를 아시는지요? (편지글의 첫머리를 이런 질문으로 시작하는 점을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편집 디자이너, 편집 디자인을 가르치거나 공부하는 이, 또는 편집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이에게는 익숙하겠지만, 독자께서는 아마 조금 낯설게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펭귄북스에서 촬영한 얀 치홀트(1948). ⓒ워크룸프레스 제공

얀 치홀트는 타이포그래퍼이자 책 디자이너였고, 선생이자 저술가, 이론가였던 독일 출신 스위스인입니다. 여기서 타이포그래퍼는 거칠게 말해 글자를 만들고, 선택하고, 배치하는 타이포그래피를 다루는 전문가를 말합니다. 그가 슬라브족 혈통이고, 얀 치홀트가 요하네스(Johannes) 치홀트, 이반(Ivan, Iwan) 치홀트를 거쳐 정착된 이름이라는 점, 게다가 그의 성인 Tschichold의 철자가 처음에는 Tzschichhold였다는 점까지 굳이 설명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얀 치홀트는 1902년 인쇄 산업의 중심지였던 독일 라이프치히 시에서 간판 제작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주변 환경 덕에 그는 아버지를 따라 글자를 그리며 자연스럽게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1923년 그는 독일의 건축‧디자인 학교인 바우하우스에서 열린 전시회를 관람한 뒤 새로운 예술 사조인 구성주의에 눈을 뜹니다. 그 당시 쇤베르크의 음악, 미스 반데어로에의 건축 등 새롭게 등장한 크고 작은 문화적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태도의 표현으로 새로운 타이포그래피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거지요.

그는 라슬로 모호이너지, 엘 리시츠키 등의 예술가와 교유하고 때로는 거리를 두며 자신의 이론을 정리해, 1928년 <새로운 타이포그래피(Die Neue Typography)>로 소개합니다. 그가 새로운 타이포그래피로 실천하고자 한 것은 이전의 관습과 개인적인 표현 지양, 내용에 따른 시각 형태, 현대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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