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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밥에 에이즈 바늘까지... 하소연 할 데 없는 간병인
[비정규노동자의 얼굴]<4> 이외선 간병 노동자
2013.07.02 17:11:21 , 사진/이상엽 글/이혜정 <비정규노동> 편집장

한국에서 비정규직이 널리 퍼진 것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입니다. 빠르게 자리 잡은 이 시스템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수많은 폐해를 만들어 왔습니다. 오늘날 비정규직 문제를 생각한다는 것은 사회의 건강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답을 구하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비정규 노동자의 얼굴을 봅니다. 얼굴로 정규와 비정규를 가를 수 있을까요? 그들은 다르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이전에 같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얼굴을 보는 것은 이들이 다른 존재가 아님을 아는 과정이며, 차별이 어느 지점에서 발생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수순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기회일 것입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이기도 한 이상엽 기획위원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얼굴을 사진에 담아 보내왔습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비정규 노동자의 이야기를 사진과 음성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상엽 기획위원의 사진과 이혜정 <비정규노동> 편집장의 글이 어우러지는 이 연재는 매주 본지의 지면과 이미지프레시안을 통해 발행됩니다. <편집자>

내 이름은 이외선입니다. 충북대학병원 희망간병협회 분회장입니다. 나는 환자와 1:1 간병을 해요. 특수고용노동자라고도 불립니다. 우리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있어서 4대 보험도 안 되고, 퇴직금도 없어요. 식사문제가 제일 힘들어요. 식사가 안 나오거든요. 환자하고 상주를 하게 되잖아요. 일주일 일한다 그러면 식사를 일주일치 싸가지고 와야 해요. 밥은 냉동실에 잔뜩 얼려놓고 녹여 먹어요. 얼음 밥 안 먹게 해달라고 캠페인도 해봤지만 시정이 안 되었어요. 병실마다 냉장고가 있어요. 거기에 밥, 반찬 많이 넣었다고 민원도 많이 들어와요. 우리는 탈의실도 없어요. 환자들이 쓰는 화장실에서 씻고, 옷 갈아입고 그래요. 직원이 아니라고 병원에서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해주질 않아요. 빨래를 널 데가 없어서 환자들 잠들면 화장실에서 대충 빨아서 침대 밑에 말려요. 난간에다 널어놓으면 위생상 안 좋다고 버리거든요. 아침이 되어도 옷이 마르지 않아요. 눅눅해도 그냥 입어요. 게다가 우리는 우리가 간병할 사람들이 결핵환자인지 에이즈 환자인지 전혀 모르고 들어가요. 알려주지를 않아요. 환자의 권리 문제라고 하지만 우리는 권리가 없나요? 예방접종을 요구했지만 병원에선 들어주지 않아요. 우리는 하소연 할 데가 없어요.


※ 이 기사는 격월간 <비정규노동> 3-4월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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