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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상담하다가 정신병 걸리기도
[비정규노동자의 얼굴]<11> 김건우 다산콜센터 비정규노동자
2013.09.03 23:07:40 , 사진/이상엽 글/이혜정 <비정규노동> 편집장

한국에서 비정규직이 널리 퍼진 것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입니다. 빠르게 자리 잡은 이 시스템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수많은 폐해를 만들어 왔습니다. 오늘날 비정규직 문제를 생각한다는 것은 이 사회의 건강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첫걸음일 것입니다.

비정규 노동자의 얼굴을 봅니다. 얼굴로 정규와 비정규를 가를 수 있을까요? 그들은 다르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이전에 동등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얼굴을 보는 것은 이들이 다른 존재가 아님을 아는 과정이며, 차별이 어느 지점에서 발생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단서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기회일 것입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이기도 한 이상엽 기획위원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얼굴을 사진에 담아 보내왔습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비정규 노동자의 이야기를 사진과 음성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상엽 기획위원의 사진과 이혜정 <비정규노동> 편집장의 글이 어우러지는 이 연재는 매주 본지 지면과 이미지프레시안을 통해 발행됩니다. <편집자>


제 이름은 김건우, 올해 서른여덟 되었습니다. 다산콜센터에서 일을 한 지는 1년 6개월 되었네요. 다산콜센터에서는 시정팀과 구정팀이 있어요. 시정팀은 서울시정, 교통, 수도사업소, 어린이 대공원 등을 담당하는 팀이구요. 구정팀은 구청의 갖가지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데 저는 구정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희는 서울시정이나 구정에 관련한 정보만 가지고 있는데 무작정 전화를 해서 알려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심지어 집에 전자키 도어락이 고장났는데 해결해달라고 전화하기도 해요. 여기서 해결해드리기 어렵다고 하면 화를 내세요. 진상부리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해요. 뭐든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일이 매일 이곳에서 벌어져요. 감정노동의 정도는 말 할 수 없이 심해요. 동료 중 한 명은 민원인에게 너무 시달리다가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밤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는 분도 있어요. 우리는 수시로 화풀이 대상이 되거든요. 욕지거리를 계속 반복해서 듣다 보면, 내가 왜 이 욕을 먹고 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동료 중 한 사람은 욕설 전화를 받으면 전화번호를 다 적어놓고 있대요. 언젠가 이 일을 그만두면 전화해서 똑같이 해 줄 거라고요. 저는 콜센터 일을 시작하고 난 후 일상에서 불친절해졌어요. 동료 중 한 명은 가족들에게 짜증을 그렇게 많이 내게 된대요.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스트레스 관리가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업무테스트라는 걸 했어요. 서울시에서 시험범위를 내고, 시험 결과가 업체 평가에 반영이 되다보니 업체에서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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