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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리, 마지막 가을 : 국가에 귀속된 금모래, 은모래
[크라우드 펀딩] 4대강 기록관 건립 공공예술 프로젝트 ①
2015.12.10 15:45:58 , 이상엽 사진가

이명박 정부의 '국가 개조 프로젝트'였던 4대강 사업, 그리고 7년. 그동안 아픈 눈으로 강과 강 주변의 변화를 지켜보았고, 그 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았으며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지율 스님과 예술가들이 '4대강 기록관'을 지으려 합니다. 기록관은 모래강 내성천의 개발을 막기 위해 내성천의 친구들이 한평사기로 마련한 내성천 하류, 낙동강과 인접한 회룡포 강변 대지 위에 세워지게 됩니다. 


이 연재는 기록관 짓기에 함께할 여러분을 초대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펀딩 바로가기)

 

수몰리라? 스님은 그 단어를 싫어한다. 이곳이 물이 잠길 것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당신이 수년째 몸을 누이는 내성천변 그 천막 바닥으로 물이 차오르는 상상은 차마 못하리라. 하지만 현실은 비정하다. 물이 중력을 따라 흐르던 땅에 수십 미터 거대한 영주댐이 신기루마냥 솟아오를 때, 국가, 자본이 만든 이 풍경을 쉬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천성산 도롱뇽의 친구 지율스님 그런 이 중 하나였을 것이다.

4대강 사업이 한창일 무렵, 스님은 낙동강을 따라 이 곳 영주 땅 내성천으로 스며들었다. 모래가 깊이 흐른다고 하던가? 2011년 “지천이 살아야 본류도 산다”고 하면서 회룡포, 무섬마을, 삼강 합수 지점을 부단히 돌아다녔다. 나 역시 그 뒤를 따라 맨발에 차가운 강물과 따듯하게 꺼져드는 모래를 밟기도 했고, 허벅지가 터질 듯 차가운 겨울 강바람 앞에 페달을 밟기도 했다. 해가 갈수록 내성천 주변을 변했다. 강변 버드나무가 무참히 잘려나갔고, 은모래 금모래가 포크레인 속으로 사라져갔다. 농민들은 논에 쭉정이를 두고 떠났고, 그 논에 피를 닮은 벼가 스스로 자랐다. 이내 논은 풀밭이 되었고 숲이 되었다. 문뜩 국가에 귀속 되어버린 식물들의 해방구에서 눈 큰 고라니들을 본다. 그리고 제풀에 놀라 사라져간다.

관측 사상 최악이라는 말은 요즘 믿을만한 것이 못되지만, 무척 가물었던 늦가을 불현 듯 후배와 함께 영주에 갔다. 새로 장만했다는 놈의 차에서는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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