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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의 거리 1.5km…벼랑 끝에 사는 아빠들
참사 2주기 '세월호 인양 감시' 동거차도 1박2일 르포
2016.04.20 14:17:11 , 사진/최형락 기자, 글/서어리 기자

안산보다도 가깝고, 팽목항보다도 가까웠다. 딸 아이가 누워 있던 그곳과 가장 가까운 곳을 더듬거리며 찾아왔더니 벼랑이었다. 그러나 벼랑 끝까지 와도 닿을 수는 없었다. 바다 건너, 아니 무지개 건너야만 사랑하는 딸 아이를 만날 수 있다.

"윤민아…"

딸 아이를 집어삼킨 바다를 보면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가슴이 일렁이지만, 그래도 제 뺨을 때려서라도 지켜봐야 한다. 저 바다 어딘가, 윤민이의 친구였던, 윤민이의 선생님이었던 이들이 여전히 누워있다. 그리고 윤민이를 비롯한 304명의 죽음을 밝혀줄 진실이 잠겨있다. 세월호를 인양하겠다던, 진실을 인양하겠다던 누군가가 사실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은 아닌지, 아빠는 밤새 두 눈이 새빨개지도록 바라봤다.

"이렇게 가까운데, 한 명을 못 구했어요"

지난 11일. 진도 팽목항에서 배로 꼬박 세 시간 반 걸려 도착한 섬의 이름은 동거차도. 말린 미역이 즐비하게 늘어선 해안을 지나 산길의 초입을 밟으니, 나뭇가지에서 휘날리는 노란 리본이 보인다.

노란 이정표를 따라 다시 오르기를 십여 분, 드디어 희고 둥근 막사 두 개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구, 어서와유."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어눌한 말투의 남자와, 약간 까칠한듯한 말투의 남자가 취재진을 반겼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3반 고(故)김소연 학생의 아버지 김진철 씨와 고(故)박예슬 학생의 아버지 박종범 씨다.

"어라? 손님이 오셨네?"

장난기 가득한 말투의 이 남자는 같은 2학년 3반 희생자 고(故) 최윤민 학생의 아버지 최성용 씨. 뒤늦게 취재진을 맞은 윤민 아빠는 잠시 산 아래에 다녀온 참이었다.

세 아빠가 동거차도에 들어온 건 지난 8일, 금요일이었다. 단원고 희생자 가족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한 반씩 돌아가며 이곳을 찾는다. 세월호 2주기를 일 주일여 앞둔 그 주 당번은 3반이었고, 이번엔 소연 아빠, 예슬 아빠, 윤민 아빠가 자원했다. 소연 아빠와 윤민 아빠는 벌써 이번이 세 번째였다.

"여기 와서 하는 일이요? 계속, 하루종일 저것만 쳐다보는 거예요."

윤민 아빠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그 끝에 대형 선박과 크레인이 보였다. 세월호 인양 작업을 맡은 인양 업체 상하이샐비지의 바지선이었다.

"봐, 크레인이랑 배 모양이 또렷이 보이잖아요. 그게 보일 정도면 얼마나 가깝다는 거야."

이곳에서 바지선까지 거리는 1.5킬로미터. 손을 뻗으면 잡힐 듯 지척이었다.

"이렇게 가까운데, 한 명을 못 구했어요. 나오라고만 말만 했어도 됐는데. 그때 애들 다 복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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