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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들을 자살하게 만들었는가?
[독자기고] 임금 75만원의 비정규직, '시간강사'
2008.09.01 16:53:00 , 최민호 독자

며칠 전 한 시사 프로그램의 보조 작가 한 명이 방송국 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밝힌 자살 동기는 과중한 업무 부담에서 오는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방송가에서 보조 작가의 실상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쏟아지는 걸 보면 평소 그들의 처우에 대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방송 작가라고 하면 으레 김수현이나 문영남, 최완규 같은 회당 2천만 원 이상의 고료를 받는 몇몇을 떠올리지만 그런 특고 작가는 수천 명 중 10~20명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작가들은 보조 작가라고 불리며 먹이사슬의 맨 하단의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력을 착취당한다. 그들에게는 정시 출퇴근도, 주말 휴무도, 최저임금도, 4대 보험과 상여금, 퇴직금도 없다. 언젠가 메인 작가가 될 거라는 희망만이 그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방송 작가의 실상은 대학에서 소모품 취급을 받으며 고통에 시달리는 시간 강사를 떠올리게 한다. 시간 강사의 부당한 처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건 2003년 서울대 백모 강사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당시 백모 강사의 자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가장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자살한 한모 강사까지 포함해 2000년대 들어서만 6명의 시간 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시간 강사의 실상은 세상에 알려졌다.
  
  박정희 정권의 지식인 탄압으로 탄생한 시간강사
  
  무엇이 이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을까. 그것은 바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보수다. 2006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시간 강사의 월 평균 임금은 75만원으로 335만원을 받는 전임 교수의 1/4 수준이다. 수업이 없는 방학 때는 이마저도 못 받는다.
  
  전체 시간 강사 수는 약 7만여 명, 전체 대학 강의 중 시간 강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40%가 넘지만 이들의 인건비는 교직원 전체 인건비의 3~10%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간 강사들은 여러 대학을 돌아다니며 강의를 해야 하고 그렇게 하더라도 생계를 유지하기 빠듯한 형편이다.
  
  시간 강사의 신분이 교원이 아니라는 점도 큰 문제다. 1977년 유신정권 시절, 지식인 탄압을 목적으로 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전임 교수가 아닌 강사는 교원의 자격을 잃었다. 1997년 제정된 고등교육법은 여전히 교원의 자격을 전임 교수로 제한하며 시간 강사의 임용은 대학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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