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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힐러리 모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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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힐러리 모두 자랑스럽다"

美 대선 열전의 현장 <상> 피츠버그 민주당 경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았다. 경쟁상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핵심 선거 참모의 사임과 각종 '거짓말' 등으로 패색이 짙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집중력을 쏟아 붓고 있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를 열이틀 앞둔 8일 오후(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피츠버그의 분위기를 둘러보기 위해 찾아간 한국 기자들에게 오바마 선거운동본부는 비보도 약속을 받아 낸 뒤에야 취재를 승인했다.

여러 질문과 사무실 내부 촬영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힐러리 선본과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 힐러리에게 뒤져있던 펜실베이니아 지지도가 최근 동률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번 경선에서 끝을 보겠다는 결기이겠거니 여기며 오바마 선본으로 향했다. 피츠버그에서의 오바마 지지도가 펜실베이니아 전체 평균보다 낮은 것도 그들이 예민한 이유였다.
▲ 오바마 캠프 사무실 모습 ⓒ프레시안

의대 교수도 전화통 붙들고 지지 호소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선 오바마 캠프에는 긴장감보다는 진지함과 활기가 흘렀다. 누군가와 열심히 통화하고 있는 20여명의 자원봉사자, 무엇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토론하고 있는 선거운동원들, 기자를 맞아 현황을 설명하는 공보담당자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 오바마 캠프 사람들. 왼쪽부터 마틴 슈미트 피츠버그 의대 교수, 린 포트노프 씨, 공보담당자들 ⓒ프레시안

오바마 선본의 활동 원칙은 풀뿌리 선거운동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원봉사자들이 친구나 친지 혹은 익명의 유권자에게 전화를 걸어 오바마 지지 여부를 확인하고, 집을 방문해 오바마 광고물을 세워도 되느냐고 묻는 등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다.

자원봉사자 중에 간호사가 있으면 유권자들에게 달려가 오바마의 보건 정책을 얘기한다. 교사가 있으면 교육 정책을 설명한다. '표를 얻어 내라'(Get Out the Vote)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자원봉사자들은 22일 투표 당일 지지자들을 투표장까지 데려가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아무리 백인이 많은 지역이라지만 흑인, 아시아계, 라틴계 자원봉사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것도 눈에 띄었다. 사실상 모두 백인인 사무실 풍경은 오바마 지지자의 저변을 실감케 했다.

선본 활동에 피부색에 따른 차별은 물론 없다. 남녀노소나 사회적 지위에 따른 차이도 없다. 자신을 '파트타임 자원봉사자'로 소개한 피츠버그 의대 마틴 슈미트 교수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전화 봉사를 주로 하고, 틈틈이 유권자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들이 올 1월부터 주한미군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린 포트노프 씨는 교회 등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1주일에 2~3회씩 캠프에 들러 자신의 활동을 보고한다고 말했다.
▲ ⓒ프레시안

슈미트 교수와 포토노프 씨는 자녀들 역시 오바마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자녀들은 한국의 캠프 케이시에서, 그리고 대학을 다니고 있는 도시에서 부재자 투표를 통해 오바마를 찍었다. 힐러리 지지세가 강한 중년 여성 집단에 속하는 포토노프(53세) 씨에게 왜 오바마를 지지하느냐고 물었더니 지체없이 답이 나왔다. "오바마는 미래를 위한 후보다. 분열된 미국을 단결시키고, 인종문제를 다룰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바마 선본 관계자들은 조사 결과에 신경을 끄고 있다. 공보담당자인 프라이스는 "우리는 오로지 22일 결과만 기다린다"라며 "숫자에 집착하면 유권자에 쏟을 에너지가 없어진다"라고 말했다.

"경선은 10번이나 남아 있다"

지난 3일과 4일에는 워싱턴 DC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를 각각 방문했었다. 유래없이 치열한 경선을 치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DNC의 활기찬 분위기는 RNC의 고요한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8일 피츠버그의 오바마 선본에 앞서 들렀던 힐러리 선본의 분위기는 RNC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피츠버그 중심가의 건물 한 층을 전부 쓰고 있는 힐러리 사무실에는 달랑 세 명의 관계자들만이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이 다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공보담당 크리스틴 리는 "현장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답했지만 액면 그대로 믿어지진 않았다.
▲ 피츠버그 힐러리 선거사무소 ⓒ프레시안

그는 힐러리가 앞섰던 펜실베이니아에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오바마에 대한 지지가 월등히 높으며, 힐러리의 승산이 낮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경선이 너무 길어지면 11월 본선에서 민주당에게 불리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민주당의 경선은 미국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다. 역사상 최고로 많은 유권자들이 등록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11월 대선을 모두 기다리고 있다. 아직 10개 주의 유권자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

경험과 능력을 내세우는 힐러리의 선거 전략은 이곳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힐러리 측은 특히 철강 산업의 쇠퇴로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경기 침체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피츠버그에서 경제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콜롬비아나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도 펜실베이니아에서의 공략 포인트다.
▲ 힐러리 캠프의 공보담당 크리스티안 리 ⓒ프레시안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 FTA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온 힐러리 캠프의 핵심 참모 마크 펜이 막후에서는 미국-콜롬비아 FTA 비준을 위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후 할 말을 잃은 힐러리 측의 분위기를 보는 듯 했다.

다만 그는 "마크 펜의 사임은 캠페인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었다"라며 "선거 운동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 망친 공화당 절대 안 찍어"

양측 선본이 이처럼 대조적이지만 한 가지 일치하는 게 있었다. 선본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자기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11월 본선에 못 나가더라도 경선 상대 후보를 찍겠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힐러리 캠프의 크리스틴 리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두 명의 훌륭한 후보가 나온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며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부시 행정부 8년을 연장하도록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지지자인 포토노프 씨는 "8년간 나라를 망쳐먹은 공화당이 정권을 연장하면 절대 안 된다"라며 "오바마가 경선에서 지면 당연히 힐러리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미트 교수도 "오바마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할 때 힐러리 지지자와 통화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럼 나 역시도 오바마가 떨어지면 힐러리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08년 한미 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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