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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앞장서, 남과 북 하나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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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앞장서, 남과 북 하나가 되었네!"

[기고] 북한의 처형, 남한의 사형

18일, 언론들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박남기가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그는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으로, 이번 화폐 개혁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일종의 '희생양'으로 처형되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처형 소식과 그 해석이 맞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술렁이는 민심을 수습하고자 북측 정부가 택한 방법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면서도 비인간적이다. 경제적·정책적 실패를 마치 한 개인의 문제인 양 몰아감으로써 그를 죽이는 것 말이다.

휴전선 이남 대한민국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 여중생 살해 사건' 피의자 김모 씨가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전자발찌 도입을 넘어 화학적·물리적 거세까지 해야 한다는 식으로 목청을 드높인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김귀남 법무부 장관은 청송교도소에 사형 집행대를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참에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라는 거추장스러운 딱지는 떼어버릴 태세다.

이렇게 남과 북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경제적·사회적·구조적 문제를 두고, 한 사람의 희생양을 찍어서 죽이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야만 상태에서 남과 북은 만날 태세다. 우선 피의자 김 씨는 아직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으므로 그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시각은 옳지 않다. 설령 그가 진범인 것이 확실하다 하더라도, 그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사회 전체에 만연한 성범죄,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감소에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박남기 씨를 처형한다고 해서 북한의 경제가 살아날 리 없듯, 김 씨를 처형한다고 해도 범죄의 희생양이 된 이모 양이 살아서 돌아오지는 않는다. 날로 늘어만 가는 성범죄가 줄어들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그런데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경제 실패의 희생양을 처형하는 북한을 조롱하면서도, 성범죄 예방을 위해 사형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듯 여론 몰이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 여론몰이에 부화뇌동하는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비웃기 전에, 외부의 관찰자가 볼 때 우리의 모습이 과연 그와 얼마나 다를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남과 북이 이렇게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 전혀 아름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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