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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시민 납부한 물 이용금, 4대강 사업비로 전용"

홍희덕 의원 "272억 원 전용돼…숨어있던 4대강 사업비 드러나"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시민이 수도요금과 함께 납부한 '물 이용 부담금' 272억 원이 4대강 사업비로 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강유역환경청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희덕 의원(민주노동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물 이용 부담금으로 조성된 수계기금 271억8100만 원이 4대강 사업의 본 사업인 '하폐수 처리장의 총인처리 시설' 설치 사업에 투입됐다. 이 시설은 물 흐름의 정체에 따른 수질 악화를 막기 위해 하천 부영양화의 원인 물질인 총인(T-P) 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14일 홍 의원은 경기도 하남시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밝히고, "한강수계기금 외에도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의 수계기금까지 더하면 4대강 사업비에 들어가는 물 이용 부담금은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숨어있던 4대강 사업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물 이용 부담금은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팔당상수원 하류의 수도권 시민들이 수도요금과 함께 납부하는 환경세의 일종으로, 한강을 비롯한 각 수계관리위원회는 이를 징수해 수계기금을 조성한다. 수계기금은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각종 규제를 받는 상수원 상류 주민을 지원하고 수변구역의 토지를 매수하는 등, 상수원 수질 개선을 위해 쓰인다.

정부는 지난해에만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3486만여 가구로부터 톤당 160원의 물 이용 부담금을 부과해 3910억 2700만 원의 수계기금을 징수한 바 있다.

홍 의원 "4대강 사업 뒷수습용" VS 환경청 "물환경기본계획에 따른 것 뿐"

문제는 국가 예산과 별도로 운영되는 수계기금이 4대강 사업비에 포함돼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수원 보호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 기금이 4대강 사업에 쓰였다는 점이다.

홍희덕 의원은 "정부의 4대강 사업비 22조 원은 수계기금을 제외한 국고 예산만으로 구성돼 있는데, 결국 물 이용 부담금의 4대강 사업 투입 사실이 밝혀지면서 숨어있던 4대강 사업비가 드러난 셈"이라며 "물 이용 부담금은 상수원 상류 주민을 지원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환경세이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 악화를 뒷수습하기 위한 기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의 지적에 대해 최용철 한강유역환경청장은 "물 이용 부담금이 총인처리 시설에 쓰인 것은 2006년에 수립한 물환경기본계획에 따른 것이지,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다"라며 "상수원 수질 개선을 하다 보니 두 사업이 겹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홍희덕 의원은 "물환경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2015년까지 천천히 추진하면 될 일이지, 4대강 보 공사 완료 시한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기금을 전용한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한 뒤,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국민이 직접 납부하는 물 이용 부담금을 4대강 사업비로 쓰는 것은 국민적인 합의 절차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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