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로얄 Casino Royale 영화사 콜롬비아 픽쳐스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주연 다니엘 크레이그(제임스 본드 역), 에바 그린(베스퍼 린드 역), 멧 미켈슨(르 쉬프르 역), M(주디 덴치 분), 장카를로 지안니(마티스 역) 역대 제임스 본드와는 확연히 다른 거친 근육질의 터프가이 다니엘 크레이그. 주요한 볼 거리였던 이렇다 할 별 화려한 첨단 장비도 없고, 화려한 대사나 느끼한 미소 대신 온 몸을 던져 말 그대로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임무를 완수해가는 전혀 새로운 제임스 본드를 만나는 '카지노 로얄'. 그러나 "제임스 본드 007"의 저자인 이안 플레밍의 실제 원작에 가깝게 영화화 했다니 참고할 만하다.
. 폭우가 쏟아지는 아프리카 우간다의 음발레의 정글에 위치한 반군 지휘부에 낯선 SUV들이 진창길을 헤 짚으며 줄지어 도착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정색 일색의 정장 차림으로 차에서 내리는 한 백인 사업가. 바로 전세계 테러리스들의 추악한 검은 돈을 맡아 세탁 및 대리 투자 해 주는 대가로 막대한 커미션을 챙기는 르 쉬프르. 수많은 테러집단의 정보를 갖고 있는 르 쉬프르는 이미 서방 정보부가 군침을 흘리는 타겟이 되어 있다. 한편, 천재적인 수학적 재능을 이용 포커도박에도 상당한 일가견을 과시하는 도박사이기도 하다.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르 쉬프르에게 자신의 생떼 같은 거액의 현찰을 맡기는 게 왠지 꺼림직한지, 책상에 군화발을 올려 놓은 체 나직한 목소리로 생뚱맞은 질문을 던진다.
반군 두목 르 쉬프르씨, 당신은 종교를 갖고 있소?
르 쉬프르 아니오. 내가 믿는 종교는 바로 적정한 투자 수익률 뿐이오. 자신의 속내를 시원하게 꿰뚫은 르 쉬프르의 대답에 안심한 듯 몇마디 형식적 조건을 확인한 뒤 쉬프르에게 선선히 돈을 건낸다.
1. 르 쉬프로의 초기협상기법 분석 : 상대의 속내를 파악하라 (Read between the lines) 초면에 상대가 별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원하는 얘기를 들려 줄 수 있다면, 상대가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 쑥스러운 바람을 당신의 입으로 정확히 말 해 줄 수 있다면, 그 상대가 고객이든, 직장 상사든, 연인이든 그 누구든지 상관없이 당신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경우를 "Hooked", 즉, 한눈에 반했다고 하는 것이다. 더욱이 당신의 뛰어난 전문성, 탁월한 성과 얘기가 곁들여 질 수 있다면 실로 금상첨화이다. 속내를 읽기 위한 현실적 전략은, 바로 상대에 대한 짧고 간단한 질문을 던져 상대의 말꼬를 트는 것이다. 그 사람의 속내는 그 사람이 알려 주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지레짐작도 어느 정도 상대에 대한 감이 잡힌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상대가 취조 당한다는 느낌을 준다거나 당혹스런 질문을 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한담을 나누는 듯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점차 당신에 대해 편안해 지고 믿음이 가기 시작하면 그 속내도 서서히 당신에게 열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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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플릿사의 초대형 신형 항공기를 폭파, 주가를 폭락시켜 막대한 채권차액을 노리며 테러리스트들에게서 받은 자금을 다 쏟아 부은 르 쉬프르. 그러나 제임스 본드의 활약으로 폭파작전은 실패하고 투자금은 모두 날아가고 만다. 당장이라도 그 돈을 재확보 하지 못하면, 언제 테러리스들의 보복살해에 비명횡사할 지 모를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이제 르 쉬프르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은 알프스의 휴양도시 몬테네그로의 스플렌디드 호텔내 카지노 로얄에서 열리는 포커대회에서 이겨 판돈 1억5천만 달러를 거머쥐는 것 뿐이다. M은 본드에게 유명 도박사로 위장 출전 르 쉬프르를 꺾어 궁지에 몰아 넣은 후 그를 구해주는 척 영국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나랏돈인 참가판돈 1,500만 달러를 관리하는 한편 본드의 애인으로 가장한 미모의 재무부 직원 베스퍼 린드와 몬테네그로향 기차에서 만나는 본드. 갓 소개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의 대화가 자못 까칠해진다.
본드 당신의 예쁜 외모가 일에 방해가 된다고 걱정이죠? 남자처럼 차려 입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지만, 까칠한 여자라는 인상만 심어줬고, 승진은 꿈도 못꾸지. 게다가 부모 얘기 않는 것 봐선 고아가 틀림없어, 안 그래요?
베스퍼 (감정을 억누르며) 말씀 다 하셨죠? 옥스포드 출신처럼 차려 입고 거드름은떨고 있으나, 부잣짐 도련님하곤 거리가 멀고. 보아하니 어렵게 고학생으로 자라신 것 같고. 날 고아로 생각한 건 당신이 고아라서겠죠. 영국을 위해서라면 당신 같이 막가는 사람도 필요할 테죠. 시비는 자신이 먼저 걸었으나, 연이은 베스퍼의 가시돋히긴 했으나 자신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 망연자실한 본드. 저녁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뜨는 베스퍼의 뒷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띄운다. 겉으로 보기엔 가시 돋힌 설전을 나누고 따라서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만을 남겼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첫 만남. 그 후로도 계속되는 본드와 베스퍼간의 밀고 당기는 기 싸움과 재치 대결.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 보면 본드의 베스퍼에 대한 호감이 싹트는 계기가 되었으며, 결국 이 호감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라도 이 여인의 사랑을 구하는, 007로선 상상할 수 없는 지순한 사랑으로 커가게 된다. 사실 베스퍼는 협조하지 않으면 자신의 애인을 죽이겠다는 르 쉬프르 일당의 협박에 넘어가 어떡해서든 본드를 현혹해 르 쉬프르가 도박에서 이기도록 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육체적, 물질적 유혹에도 꿈쩍 않는다는 007 제임스 본드를 어떻게 유혹할 것인가 고민했을 베스퍼. 베스퍼는 어떻게 본드의 경계를 허물어 뜨리고 있는 것일까?
2. 베스퍼 린드의 초기 성공협상 기법 분석: 공감대를 형성 호감을 이끌어 내라. ( First, build common grounds) 유유상종 이라고 했던가? 특히나 우월적 지위나 관계, 가치관, 혹은 취향이나 특성을 공유한 사람들간에 느끼는 일종의 친밀감, 유대감이란 열쇠는 의외로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 줄 수 있다. 명문대를 나온 변호사나 회개사들이 경쟁기업에 종사하면서도 변호사 모임이나 공인회개사 모임에서 만나 동문 혹은 동업종 전문인으로서 서로간의 협조관계를 맺는 현상이나, 취미나 취향이 유사한 사람들이 사회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자리에 모여 흉허물을 가리지 않고 격의 없이 지내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더 나아가, 경쟁관계이기도 하면서 서로를 보완해 주는 긍정적 상황의 맞수간에는 더욱더 끈끈한 유대가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상대와 내가 공감하고 공유할 내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은 호감을 느끼고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이다. 상대의 경계나 적대감이 강하면 강할수록, 가급적 사전에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찾아라. 직종, 인맥, 목표, 문제, 걱정, 취미, 운동, 가치관, 경험, 이해타산 등등 무엇이든 가능하며 많을수록 좋다. 밀접하고 복합적인 공감대 형성(Common Ground)은 호감(Good Feeling)을 낳고, 호감은 매력(Attractiveness)으로 거듭나고, 매력은 상대의 경계를 허무는 최선임을 명심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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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에 여장을 푼 후, 본드와 베스퍼는 현지 접선책인 '르네 마티스'를 노천 카페에서 만난다. 마티스는 이 곳에선 자신 이외엔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음을 일러준다. 그리곤, 얼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는 중년의 콧수염 기른 사내를 가리키며, 그가 현지 경착국장이라고 일러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손 쓰기 전에 이미 르 쉬프르가 먼저 매수하여 골치 아프게 되었으나, 자신의 계략으로 깨끗하게 제거하겠다고 말하는 바로 그때, 현지 경찰들이 달려와 눈 앞에서 그를 연행해가는 게 아닌가? 이 광경을 지켜보는 본드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번지고, 뒤도 돌아보지도 않은 체 마티스가 본드에게 한 마디 건 낸다.
마티스 (느긋한 미소를 띄우며) 점점 자네가 이길 확률이 올라가고 있군.
3. 마티스의 관계협상기법 분석 : 신뢰를 넘어 당신에게 의지하게 하라. (Credibility is next to Reliance) 당신의 능력이나 역량을 은근히 그러나 확실하게 과시할 수 있도록 생생한 상황이나 자료를 연출하고 제시하라. 실제 상황에서 상대가 신뢰하는 중립적 제3자의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호평이나 찬사를 직접 보여주고 들려 주는 체험을 가미 할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다. 즉, 당신이야말로 상대가 찾던 바로 그 사람,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야 말로 고객이 찾던 바로 그 제품과 서비스임을 각인시켜라.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믿음, 그와 함께 당신에 대한 개인적 신뢰와 호감이 형성되고 나면, 고객은 당신을 신뢰하는 단계를 넘어, 당신에게 의존(Reliance)하는 단계로 돌입하게 된다. 다시 말해, 당신의 제안이나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성향이 급격하게 반감되어 이전의 적대적(Hostile) 혹은 경쟁적(Competing)인 협상태도에서 협력적(Collaborative)이며 수용적(Accommodating)인 협상태도로 전환하여, 협상의 피로는 줄고 (Less fatigue) 결과는 향상되는(Greater Outcome) 최상의 단계를 만끽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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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영화에서 본드의 대사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In poker you never play your hand. You play the man across from you." (포커는 자기 패를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상대를 어떻게 하느냐에 승패가 갈린다). 공감이 가는 얘기다. 왜냐하면, 협상 역시, 내가 아닌 협상상대를 어떻게 잘 이끌어 가느냐에 승패가 갈리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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