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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發 공돈'으로 뭐했니? 우린 '석유 없는 삶'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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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發 공돈'으로 뭐했니? 우린 '석유 없는 삶' 준비했다!

[현장] 시민 223명, 유가환급금 모아 태양광 발전소 건립

6일 전라북도 남원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지리산초록배움터. 작은 분교를 개조해 대안 에너지와 생태 체험 시설로 꾸민 이곳에, 30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여 축하 행사를 열었다. 진보신당이 2008년 말부터 유가환급금을 모은 돈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한 것.

30제곱미터 3킬로와트 규모의 작은 발전소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석유의 시대에서 태양의 시대로!'라는 현판이 붙은 이 발전소의 탄생은 지난 2008년 정부가 지급하기 시작한 유가환급금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 전라북도 남원 '지리산초록배움터'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프레시안(선명수)

고유가 시대에 서민의 고통을 덜어준다며 시작된 유가환급금 제도를 두고, "고유가 사태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고민이 없이 진행된 선심성 정책"이라는 당내의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고, 한 당원이 유가환급금을 모아 태양광 발전소를 짓자는 제안을 당 게시판에 올리면서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건립 비용 2220만 원은 전액 모금으로 마련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심상전 전 대표를 비롯한 당원과 일반 시민 223명이 각각 6~24만 원까지 지급받은 유가환급금을 기부해 힘을 보탰다.

"맑은 날은 많게, 흐린 날은 적게…'정직한' 에너지를 꿈꾼다"

이날 태양광 발전소 건립 축하 행사는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을 비롯해 유가환급금 기부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 태양광 발전소 건립 축하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프레시안(선명수)
이날 조승수 의원은 "석유 에너지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후 에너지의 미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준비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생명력이 강하고 역동적이다. 이제껏 당연시 되어 온 자연에 대한 인간의 폭력적인 개입을 중단하고,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 대안 에너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가환급금 기부에 참여했던 당원 엄준용 씨는 "진짜 '녹색'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부에 참여했다"며 "태양광 발전소가 맑은 날에는 많은 전기, 흐린 날에는 적은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참 정직한 것 같다. 이렇게 욕심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에너지를 얻어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기쁨을 표했다.

이날 축하 행사에는 발전소 이름에 대한 기부자들의 공모전도 진행됐다. 엄준용 씨는 유가환급금을 모아 매년 한 호 씩 발전소를 세우는 프로젝트를 계속하자는 의미에서 '해발(해 발전소) 2010'을, 기부자 손은숙 씨는 '진보신당 햇빛 발전소 1호기'의 준말인 '진보 햇발 1호기'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해에게서 에너지를 캐내는 밭'이란 뜻의 '해밭'(ID redstar), '빈곤한 노동자와 서민에게 빛으로 온기와 희망을 준다'는 의미의 '볕따오기'(ID nitto) 등 재미있는 이름도 제안됐다. 진보신당은 향후 기부자들의 의견을 모아 새로 탄생한 발전소의 이름을 지어줄 예정이다.

"석유 시대를 넘어, 태양과 바람의 시대로"

지난 2월 지리산초록배움터 식당 지붕 위에 설치된 발전소는 시간당 3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하고 연 평균 예상 발전량은 4.38메가와트시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1킬로와트시 당 716.4원에 한국전력공사에 판매된다. 한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정도의 작은 규모의 발전량이지만, 연간 87.6톤의 석유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진보신당은 지난해 4월 모금된 금액 중 일부로 태양열 조리기, 풍력 발전기, 자전거 발전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에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페달을 밟으면 전력이 생산되는 자전거 발전기를 직접 사용해 믹서기로 주스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태양열 조리기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각종 발전기와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텃밭, 생태 화장실 등으로 꾸며진 이곳이 대안 에너지를 직접 체험해보는 '착한 에너지 체험 학교'가 된 셈이다.

▲ 조승수 의원을 비롯한 유가환급금 기부자들이 태양광 발전소 현판식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발전소 시공을 맡은 (주)선케어코리아 이규 대표는 "진보신당 외에도 시민발전소 방식으로 대안 에너지를 생산하는 운동이 부안, 전주, 부산 등 각지에서 일어나는 추세"라며 "이런 풀뿌리 에너지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석유 시대를 넘어서 신재생 에너지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환급금을 모아 태양열 발전소를 세운 것도 비슷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진보신당 장세명 대외협력국장은 "폭리를 취하는 정유사들의 횡포를 눈감은 채 고유가로 고통 받는 서민들에게 현금을 쥐어지는 것은 에너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태양광 발전소 건립은 한국 사회가 석유와 원자력 중심의 위험 에너지 시대를 넘어 태양과 바람 에너지로 상징되는 대안 에너지 시대로 나아가는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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