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20대 청년층은 진보의 상징이었다. 수많은 젊은이들의 사회참여가 민주화의 동력으로 작용했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20대들이 이전과 달라졌다고들 한다. 물론 기성세대의 꾸지람이긴 하지만, 젊은층에서 세상일에 무관심하고 의식이나 태도가 보수적이며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지방선거와 대선 등 양대 선거를 앞둔 2002년 시점에서 20대들의 정치의식이 과거와 과연 달라진 것인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2000년 12월 통계청 발표기준으로 보면 20대 유권자는 8백 8십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7%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이들의 행동이 선거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5년 전만 해도 ‘정치적인 시위나 데모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태도에서 20대는 30대 이상 연령층에 비해 매우 적극적이었다. 20대의 절반 이상(56.8%)이 필요할 경우 데모나 시위 등의 정치 참여가 바람직하다는 태도를 보여 30대 이상 연령층에 비해 확연히 진보적인 성향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림1> 정치참여에 대한 공감도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20대들의 참여의식이 과거에 비해 약해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인한 냉소적인 반응은 젊은층에만 국한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 계층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중에서도 젊은층에서의 무관심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5년 전만 해도 정치에 대한 무관심층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최근의 조사결과에서는 20대 이상 연령층의 다수(약 70%)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층으로 나타나 30대 이상 연령층에 비해 눈에 띄게 무관심층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 연령대별 정치 무관심층 변화추이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은 투표권 행사에 대한 태도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투표권 행사는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투표에 대한 권리의식 역시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투표권 행사에 대한 권리의식은 모든 연령대에서 골고루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었으나, 최근의 조사결과에서는 젊은층에서의 권리의식이 눈에 띄게 약해지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림 3> 연령대별 투표권 행사 중요도 인식 변화추이
이상의 조사결과에서 살펴볼 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20대의 의식은 과거에 비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증대하고 사회에 대한 참여의식이 약화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속단하기엔 이르다.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선거 이전 각종 전망은 20대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20대 젊은층의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았고, 그것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실을 놓고 볼 때 2002 대선에서도 20대가 얼마나 투표에 참여할 것인지, 표의 향배가 어느 쪽으로 흐를 것인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97년 대통령 선거에서 20대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에는 TV토론과 같은 젊은층에 어필하는 매체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는 ‘인터넷’이라는 또 하나의 매체가 추가될 전망이다. 지난 5년 동안 인터넷은 TV 못지 않은 중요 매체로 젊은층 사이에 자리잡았다.
따라서 인터넷이 젊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그 결과 이번 선거에서도 젊은 층의 표심이 선거결과를 좌우하리라는 주장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 일부 후보들은 ‘사이버 선거운동’에 사활을 걸고 있기도 하다.
이런 주장에 비추어볼 때 네티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0대에서의 작은 힘이 큰 물결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그림 4> 연령대별 네티즌 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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