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법관도 문제지만 판사들의 집단 행동도 문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박시환 대법관에 대해선 맹공을 가했다.
박 대법관은 최근 <경항신문>과 인터뷰에서 작금의 상황을 "5차 사법파동으로 부를 수 있다"면서 단독판사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하지만 박 대법관은 법원 내부 전산망에 글을 올려 "어느 한 쪽의 편을 들 생각이 없다"고 해명했다.
"뒤에 앉아서 부채질 하는 사람이 물러나야지"
자신이 대법관 출신인 이 총재는 20일 당5역회의에서 "스스로 물러날 사람은 신영철 대법관이 아니라 뒤에 앉아서 부채질하고 있는 박시환 대법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관은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가지고 재판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지, 집단 행동으로 정의를 말할 수는 없다"면서 "박 대법관은 기본적인 법관의 소양과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이렇게 뒤에 앉아서 젊은 법관을 선동하는 것은 비겁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이 현직 대법관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믿기지가 않는다"며 "대법관이란 사람이 어떻게 4·19와 6월 항쟁을 들먹이면서 위법도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맹공을 가했다.
이 총재는 "법관들의 집단 항의 행위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법원 내에서 일종의 집단 따돌림 현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다수가 집단의 힘으로 개인을 몰아붙이는 것은 동기를 불문하고 정의 관념에 반할 수도 있다"고 신영철 대법관을 엄호했다.
자신의 언론 인터뷰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박 대법관은 이날 법원 내부 전산망에 글을 올려 '인사차 들른 기자와 재판 독립과 관련해 일반적인 얘기를 나눴을 뿐인데 그 기자가 나름대로 이해한 내용을 기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은 어느 한 쪽의 입장에 서서 뜻을 같이 한다는 의사 표명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이번 사태가 사법부에 좋은 약이 되도록 법관과 법원 가족들이 사려깊게 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은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탄핵발의를 착수할 방침이지만 의석수가 부족해 뜻을 이루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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