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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대 서민괴담 "다시 남편이 쓰러지면, 그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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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대 서민괴담 "다시 남편이 쓰러지면, 그 때는…"

[기고] 경제 위기 시대, 정부가 서민의 건강을 챙겨야

생활고와 질병고로 지친 서민의 삶?

서민에게 질병은 삶을 뿌리째 뒤흔드는 암초다.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의료비 보장률이 약 64%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암 등 중병에 걸리면 저소득층 가족은 하루아침에 빈곤의 나락에 빠진다. 요새처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 위기의 시대에 소득이 줄어든 서민에게 질병은 재앙이다. 어느 블로그에 소개된 한 씨의 간병기는 우리 현실을 잘 보여준다.

"(…) 2008년 12월 11일 남편이 또 스러졌다. 언제나 그렇듯 남편은 수술 받았던 병원의 응급실로 실려 갔다. 입원한 지 열이틀째. 가장 애가 타는 것은 늘 그렇듯 병원비다. 병원비는 총액이 464만3000원인데 이 중 160만 원이 환자 측이 부담해야 할 돈. 가장 큰 게 입원비(73만5000원)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비용(66만1000원).

병실이 없어서 보험 적용이 안 되는 2인실에 입원했던 데다, MRI는 질환과 직접 관련이 없어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5년 전에 가장이었던 남편이 간암 선고를 받고 병수발을 하느라 평생 벌어온 돈으로 장만한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긴 뒤 남은 돈으로 지금까지 병원비을 충당했는데 이제 통장에 100만 원이 남았다.

이번에는 어떻게 낼 수 있을 것 같다. 퇴원 후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평소 다니던 공장에 다시 나가고 싶어도 요새 경기가 안 좋아 취직을 시켜줄지 걱정이고 대학생인 딸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비싼 등록금을 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고, 이젠 지인의 도움도 끓기고, 또 다시 남편이 쓰러져 병원에 가면 그 때는…"


한 씨와 같은 사례는 무수히 많다. 여러 보고를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2~20%가 아파도 병원비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한다. 또 한 달에 1만 원도 안 되는 돈을 3개월 이상 체납하는 가구가 급증해 현재 200백만 가구를 훨씬 뛰어 넘고 있다. 더욱 불안케 하는 것은 경제 불황이 지구적 경제 위기와 맞물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이명박 정부는 '영리법인 병원을 허용해야 한다', '외국 환자 유치를 위해 관련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연일 언론을 통해 떠들고 있다. 이 정책의 실효성도 의문이지만 결국 정부 입장은 이렇다. "서민은 아파도 병원가지 말고 참고 일해서 번 돈으로 나중에 병원에 가라?" 나는 아직 "이명박 정부가 엄중한 경제 위기 시대에 서민 건강과 의료 보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지구촌 경제 위기 시대, 지금 세계는?

▲ 경제 위기 시대, 서민에게 질병은 재앙과 같다.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으나 이명박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뉴시스
2009년 1월 16일 제네바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주최로 각 국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모여 지구촌 경제 위기(Gobal Economic Crisis) 시대에 각 국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놓고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Report of a High Level Consultation'가 발표되었다.

이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현재의 경제 위기는 1930년 대공항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이며, 이 위기로부터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층은 저개발국가와 저소득계층이다. 둘째, 각국 보건부는 경제 위기에 따른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계층, 지역의 크기와 심각성을 파악하고 이것을 정부의 각 부처와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며, 셋째 정부는 저소득계층의 소득 보장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한다.

이와 동일한 문제의식 속에 유럽세계보건기구(EWHO) 주최로 2009년 4월 1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각 국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모인 논의에서는 국민건강과 잘 된 의료보장을 보호하기 위한 '위기 극복 패키지(anti-crisis packages)'를 제안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이 패키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①보건부 내부에 위기극복팀 신설 ②경제 회생을 위한 정부 지출에 국민 건강을 위한 예산이 포함되어야 함 ③보건의료의 첨단 시설이나 장비 투자보다 노동 집약적인 노동에 투자 ④일차의료와 예방 서비스, 특히 방문 보건이나 돌봄 서비스의 강화 ⑤소득계층 간 건강 형평성 격차 줄이기 위한 노력 ⑥보건의료 인력이 줄어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등이다.

WHO나 유럽의 많은 선진국은 경제 위기의 시대에 저소득계층의 의료 보장과 더불어 국민 건강 향상을 위한 정부 지출을 경제 위기 극복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WHO가 각 정부에 권고하는 보건부의 활동과 정반대로 한국에서는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하는 기획재정부장관의 영리병원 허용 주장에 보건복지부장관은 대통령 눈치를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가는 듯한 인상이다.

민영보험회사는 '의료비 평생 보장'…이명박 정부는?

요새 민영보험사의 '얼마만 내면 평생 의료비가 보장된다'는 광고를 눈과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우리는 접하고 있다.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앞서 한 씨의 사례에서 보듯이 국민건강보험의 64%의 보장 수준으로는 저소득계층의 고단한 삶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공공 의료비 지출의 대부분이 국민건강보험의 급여비 지출임을 감안할 때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은 중단없이 꾸준히 늘어왔으며, 최근에 노무현 정부는 암 등 중증질환자에 대한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총진료비(비급여 서비스 포함) 중 국민건강보험의 급여비 비중을 2005년에 60%에서 64%로 늘리기도 하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매년 전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만족도 조사(이하 국민건강만족도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이 기대하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은 75.6%('05년), 76.9%('06년), 78.3%('07년), 75.7%('08년)이며,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인 75%-80%수준과 대략 일치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제시하지 않은 채 오로지 외국 환자만 2012년까지 1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올 초에 보건복지가족부의 업무 보고에는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국민 건강을 위하여 몇 가지 대책을 애기한 바 있다. 긴급 의료비 지원액을 늘리고 국민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한 가구의 보험료 탕감(경제 상황을 봐 가며), 그리고 일부 질병과 저소득계층의 본인 부담 감면 등이다.

대책의 특징은 아주 엄선해서 의료 파탄이 난 가정에게 선별적으로 의료비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많은 서민들이 질병으로 인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빈곤화를 예방하겠다는 선제적이고 보편적인 의료보장성 확충과 의료수급권자의 확 대정책를 놔두고 사후약방문격의 임시 처방만을 내놓고 있다.

▲ 이원영(2009), '이명박 정부 1년 평가와 건강 보장의 과제', <월간 복지동향> 2009년 3월(125호). ⓒ참여연대사회복지위원회

WHO와 유럽의 선진국 정부는 'U'자형의 끝이 보이지 않은 경제 위기 시대에 가난한 이들의 건강 문제를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있다. 그리하여 각 국의 정부가 이 문제의 크기와 심각한 지를 모니터하고 특단의 대책 수립을 권고하고 있다. 선출된 이명박 정부는 별 의지가 없어 보이니 이제 시민사회와 민중진영이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마침 건강세상네트워크가 "경제위기의 시대, 가난한 환자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시민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슬로건은 ①국민 의료 이용 모니터 사업, ②전 국민 주치의제 도입 운동, ③공공병원 바로잡기 시민운동, ④보건의료 예산 확대이다.

이 운동의 첫 시작을 사업설명회와 후원의 밤을 4월 29일(오후 6시 30분)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바로 가기).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최근에 88만 원 세대에 속하는 20세 젊은이들의 동반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서민들이 죽어가고 제 때 치료받지 못해 병을 키우고 있는데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고 고용 없는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서민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선출된 민주정부의 도리이며 경제 위기를 진정으로 극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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