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파괴 공작인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즉각 중단하라."
햇볕이 따가운 29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 5명의 교사, 학부모, 중3 학생이 나란히 줄을 맞춰 앉았다. 이들 뒤에는 또 다른 5명이 이발기를 들고 서 있었다.
논란 속에서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인 자율형사립고 전환 심의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6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은 "내년부터 자율형사립고 지정 요건을 완화하겠다"며 사실상 100개 설립이라는 목표 달성이 현재로선 어렵다고 시인했다.
1인 시위, 철야 농성 등으로 자율형사립고 철회를 요구해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사회공공성연대회의, 서울교육공공성추진본부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스스로가 불법과 비리의 온상인 이명박-공정택이 교육 분야에서 합작하니 교육의 본질과 청소년의 내일은 사라지고 돈과 눈먼 탐욕만 번들거린다"며 "그 중 대표적인 자율형사립고 정책은 특권 차별 교육을 제도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 ▲ 2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는 자율형사립고에 반대하는 5명의 학부모, 학생, 교사가 삭발식을 단행했다. ⓒ프레시안 |
"자율형사립고 심의위원은 비밀, 명단도 공개 거부해"
이날 삭발식을 진행한 변성호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현재 교육 당국은 자율형사립고 심의위원을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교육청 입맛에 맞는 보수적인 인사를 데려다 자사고 정책을 좌지우지하려는 의도"라며 불투명한 심의 절차를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심의위원회는 비밀리에 구성하고, 심의위원 명단은 공개를 거부한 채, 오직 수구 관변단체와 정권의 비호에만 기대어 귀족학교 설립을 완성해가고 있다"며 "밀실 위원회가 우리나라 교육 평등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역사적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심의위원회가 자사고 신청 자료가 미비하거나 내용이 부실한 학교의 경우, 계속 보완을 요구하며 서류를 갖추도록 조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했다가 여러 여건상 취소가 불가피해 취소를 하려고 할 경우 포기 각서를 요구하며 추후 자사고 신청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교육 당국이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또 범국민교육연대 김태정 사무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자율형사립고가 100곳에 지어진다면 이곳의 정원은 서울 4년제 대학 정원과 똑같은 숫자가 된다"며 "자율형사립고의 1년 등록금이 1000만 원인데 결국 이 돈이 없으면 서울 소재 대학교도 가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된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 ▲ 삭발식 이후 구호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 ⓒ프레시안 |
"자사고 신청한 대부분 학교, 내부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신청해"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하는 학교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교사들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교사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함에도 신청을 강행하는가 하면, 형식적인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고 자율형사립고 신청을 강행한 학교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교무회의에서 교사들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 기명 투표를 요구, 반대 의사를 표명할 교사들에게 부담을 줘서 결과적으로 반대 의사를 차단한 학교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사장이 직무 정지 상태에 있어 이사회 운영조차 어려운 여건인 상태에서 신청을 강행하기도 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김용섭 사립위원장은 "이미 6월 1일부터 자사고의 신청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재단 자체에 문제가 있는 학교뿐만 아니라 학교와 반대 의견을 내는 교사를 부당 전보시키며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데도 신청한 학교가 부지기수지만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 이날 삭발식에는 학생도 참여했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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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발식 이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으로 향했으나 경찰은 정문을 막고 이들의 진입을 저지했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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