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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야메의사'의 주인공으로 많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배우 이준혁은 본래 연극쟁이의 길을 가려던 것은 아니었다. "실은 제가 영화를 공부했어요. 전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제가 소속된 영화사가 망한 거예요. 휴…. 그 영화사에서 제작을 하시던 분이 영화의 메커니즘은 계속 변한다며 자기 시각을 키우기 위해 연극을 해보라고 권하셨어요." 영화, 연극을 종횡무진 하는 그의 어린 시절이 궁금하다. "사실 아버지가 영화를 좋아하셨어요. 아버지는 제가 어릴 적부터 영화관에 데리고 다니셨거든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가서 저 때문에 영화를 못 보신적도 있으셨대요. 스타워즈 같은 유명한 영화들을 영화관에서 많이 봤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영화 쪽에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영화를 좋아한다는 그에게 연극인의 냄새가 더 강하게 풍기는 것은 왜 일까. "고등학교 때 YWCA의 연합 연극클럽이 있었어요. 잘 활동하진 않았지만요. 영화와 다르게 연극은 관객과 바로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아요. 또 바로 소모되는 것이라 하나하나가 소중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극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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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배우 이준혁을 낯설어 하는 관객들도 있다. 그의 마음에 쏙 드는 작품만 골라서 했기 때문은 아닐까. "솔직히 제가 작품을 고를만한 입장은 아니죠. 시켜주면 쌩큐죠(웃음). 물론 제안을 받는 경우도 있죠. 주로 나에게 맞는 작품을 하려고 하지만 완전히 반대되는 게 있으면 그것 또한 매력이 있어서 도전해보려고 해요." 그는 생각보다 많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왔었다. "연극 '야메의사'를 비롯해서 '늘근도둑이야기', '키스' 등 20편 정도 작업을 한 것 같아요. '야메의사'는 세 번째 같은 역할을 맡고 있고요." 연극 '야메의사'는 약 6년 전쯤 워크숍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시즌2006이 무대에 올랐고 이번 공연이 세 번째다. 배우 이준혁은 세 시즌 모두 참여했다.
워크숍에서 연극 '야메의사'를 처음 접하고 무언가를 풍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한마디로 좋았죠. 워크숍공연 당시에는 무기력한 자아에 대한 성찰을 이야기했어요. 풍자극은 보는 것도, 연기를 하는 것도 좋아요."
연극 '야메의사'는 전하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세 번의 공연 모두 참여한 이준혁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소통부재, 출구부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처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방관하지 말고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배우로서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실천하고 있고요. 피카소가 게르니카를 그려서 스페인 내전을 이야기 한 것처럼요." 이제 보니 이 배우, 예술 쪽으로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영화, 연극, 미술, 사진까지 다재다능한 배우의 본 모습인 듯하다.
배우 이준혁이 연극 '야메의사'에 대해 설명한다. "카프카 작품이 참 몽환적이죠. 이 작품은 소시민들이 돌아가는 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자기 삶에 찌들어 있는 모습을 그려요. 그런 소시민들이 사회를 알게 되고, 자신을 알게 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죠." 그렇다면 작품 속 야메의사의 매력은 무엇일까. "얼렁뚱땅이 매력이에요. 야메의사에겐 정이 가죠. 왜냐하면 이런 인물은 미워하기 힘들잖아요. 자기보다 아래라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고요. 얄밉지만 때리고 싶지 않은 이미지에요 딱."
그는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팁을 준다. "연극 '야메의사'는 시의성을 갖고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시대에, 정치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이 보시면 재밌어하실 것 같아요." 이준혁의 능청스런 연기가 돋보이는 연극 '야메의사'는 오는 16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문의:02-813-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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