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라"는 현대중공업의 오만함은 연일 터져 나오는 사고로 귀결되고 있다. 지난 17일 특수선사업부 하청업체 현일ENG소속 하청 노동자 조 모 씨는 레버풀러(lever puller) 작업 중 체인이 부러지며 오른쪽 눈이 실명되는 사고를 당했다.
5월 23일에는 9도크 창성ENG 소속 하청 노동자 김 모 씨가 족장을 임의 해체하다 6미터 아래로 추락해 두개골과 경추 1번 등 뼈 일곱 군데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14일에는 의장생산부 정규직 노동자가 오른손 약지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입고도 구급차가 아닌 트럭으로 후송되다 발각됐으며 20일에는 비 오는 현장에서 천막을 덮고 작업을 강행하다 정규직 노조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하청 노동자들의 죽음과 사고는 예견된 인재이며, 임시방편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미 현대중공업의 안전시스템은 완전히 붕괴해 있다.
▲ 3월 25일, 건조 중이던 드릴쉽 선수 갑판에 설치돼 있던 족장이 무너져 하청 노동자 3명이 20미터 아래 바다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다쳤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3000억 예산 투입? 하청 노조가 인정돼야"
폭력적인 경찰의 강제 철거와 탄압에도 하청 노동조합인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와 울산건강권대책위원회는 노숙 농성을 이어가며 17일째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현대중공업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일이다.
연쇄 사고 이후 2주간 실시된 현대중공업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안전감독도 소용없었다. 시작 첫날인 28일부터 고 김병식(39) 노동자가 트랜스포터 차량의 신호수로 일하다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어다. 특별안전감독이란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오히려 이 특별 감독 이후 공정 지연을 만회하려는 위험 작업과 혼재 작업이 강행되고 있어 중대 재해를 재촉하고 있다.
우리의 목숨을 지키는 것은 수천억 원의 안전 대책 비용도, 안전 관리 책임자 승격도 아니다. 다단계 하도급 금지와 원청 책임성 강화 등 중대 재해 근절을 위한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하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현대중공업의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스스로 위험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한 이 모든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그 권리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이 하청 노조로 단결하고, 분노를 넘는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