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재앙!…선진국의 개최 거부 이유?"
"올림픽은 재앙!…선진국의 개최 거부 이유?"
[정책쟁점 일문일답] '속임수'로 시작한 인천 아시안게임, 빚만 남겼다
"올림픽은 재앙!…선진국의 개최 거부 이유?"
1. 지난 4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천 아시안 게임이 끝났습니다. 홍 소장은 어떻게 봤나요?
⇒ 인천 아시안 게임은 유치 과정과 준비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기 때문에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았는데요. 첫 단추가 잘못 꿰이면 모든 것들이 다 틀어지듯이 이번 인천 아시안 게임도 운영과정에서 매우 좋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시민들의 부담이 클 것 같은데요. 총 (직접)비용 2조2000억원 중 7000억원 가까운 돈을 정부가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1조 2천억원 이상이 빚으로 남았습니다. 이것은 인천시민들이 세금으로 갚아야 합니다. 

2. 인천 아시안 게임이 유치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고 했는데요. 어떤 잡음이 있었나요?
⇒ 2007년 인천 아시안 게임 유치를 주도한 사람은 안상수 전 시장이었는데요. 안 전 시장은 지난해 발간한 자서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영상 중 일부를 임의로 편집해서 행사 유치에 성공했다고 썼습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인천 아시안 게임 유치가 평창 올림픽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고 이것에 반대했는데요. 대통령의 반대로 인천 아시안 게임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 판단되자 인천시는 “평창이 유치되면 정부와 국민이 적극 지원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대통령 동영상에서 ‘평창이’를 삭제하고, 마치 노 대통령이 인천 아시안 게임 유치에 적극적인 것처럼 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원들을 속였습니다. 이와 같이 인천 아시안 게임은 유치 단계에서부터 속임수로 출발했습니다. 

3. 또 인천 아시안 게임은 경기장 공사 과정에서도 잡음이 많았지요?
⇒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입니다. 이 경기장의 신축 비용은 모두 4900억 원이었는데요. 당시 정부는 4900억원을 들여 주경기장을 신축하기보다 2400억원을 들여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주경기장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건설된 문학경기장이 매년 20억원의 운영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경기장을 신축하기보다는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라는 것이 정부의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인천시는 정부의 권고를 거부했습니다. 대신 국비 지원을 받지 않을테니 승인만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승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더 황당한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습니다. 국비지원 없이 주경기장 신축에 4900억원을 투입하는 일이 여의치 않자 인천시는 처음의 약속을 어기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국비지원 운동을 벌인 겁니다. 결국 정부는 이 압력에 굴복하여 공사비 중 1326억원을 지원하게 되는데요. 인천시로서는 시장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시장이 약속을 어길 수도 있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매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습니다.         

4. 인천시가 무리한 공사비로 돈을 대부분 허비해 막상 운영과정에서는 돈이 없어 수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하는데요. 어쨌든 잔치는 끝났고 이제는 정산을 해야 합니다. 시민들은 어느 정도의 추가 부담을 해야 하나요?
⇒ 인천시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총 2조2056억원(운영비 4832억원, 각종 시설비 1조7224억원)을 투입했는데요. 조직위원회 수입은 이중 8.9%인 1960억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스폰서십이 470억원, 방송중계권 수입이 245억원, 티켓판매액이 265억원, 기타 수입이 290억원 등). 결국 2조원은 중앙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인천시민의 부담이 되고 말았는데요. 중앙정부가 7000억원에 가까운 지원을 했고, 인천시가 운영비로 1000억원 남짓의 지원을 했으니, 나머지 빚으로 남은 1조 2000억원은 시민들이 세금으로 갚아야 합니다.        

5.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이번 아시안 게임의 경제적 효과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라 했는데요.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첫째, 빚 내서 건설투자를 하면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고, 둘째, 관광객 유치효과가 크다는 것이며, 셋째, 광고효과가 크다는 것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먼저 빚 내서 건설투자를 하면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는 주장, 4대강사업을 보면 그런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2조원을 투입한 4대강사업, 민간사업이라면 최소한 일년에 수익률 3~4%인 7000~8000억원의 수익은 남겨야 이자비용이라도 감당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수익은 커녕 추가비용만 늘고 있지요. 아시안 게임 시설들도 마찬가지입니다.  

6. 인천 아시안 게임의 경제적 효과가 20조원이라 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가지는 기업 광고효과를 높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 그들 주장대로 인천 아시안 게임의 기업 광고효과가 십수 조원에 이른다면 십수 조원을 기업들로부터 광고비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행사의 스폰서십 수입이 고작 47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기업 광고효과가 십수 조원에 이른다면 십수 조원의 스폰서십을 기업들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고작 470억원 받은 겁니다. 결국 인천 아시안 게임의 기업 광고효과가 십수 조원에 이른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7. 국제 스포츠 행사의 관광객 유치효과는 어떻게 나타났나요?
⇒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8월 3일 기사에서 흥미로운 보도를 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개최한 7번의 국제 스포츠 행사 중 개최기간 관광수입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늘어난 경우는 두 번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다섯 번은 오히려 관광수입이 줄어들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개최 기간 관광수입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2%나 줄어들었습니다. 이것은 국제 스포츠 행사의 관광객 유치효과가 매우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8. 최근 2020년 동계올림픽의 유력한 개최 후보지로 꼽혔던 도시들이 줄줄이 ‘개최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도시들인가요?
⇒ 2020년 동계올림픽의 유력한 개최 후보지로는 노르웨이의 오슬로와 스웨덴의 스톡홀름, 독일의 뮌헨, 폴란드의 크라코프, 스위스의 다보스 등이 거론되고 있었는데요. 이들 도시들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줄줄이 ‘개최 불가’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후보 도시로는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와 중국의 베이징 두 곳 뿐입니다.  

9. 그 동안 국제 스포츠 행사의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주최 도시에 과중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들이 많았는데요. 그런 지적들에는 그럴 만한 근거가 있었겠지요?
⇒ 국제 스포츠 행사를 섣부르게 유치했다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도시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지적들이 끊임없이 나왔는데요. 예를 들면 의외로 많습니다. 먼저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을 보면 이 대회는 몬트리올시에 28억 달러의 빚을 남겼습니다. 28억 달러는 당시 캐나다 GDP(1937억 달러/1976년)의 1.45% 수준이었는데요. 최근 우리나라 경제 수준(GDP 1500조원)에 비춰보면 22조원에 해당합니다. 결국 몬트리올 시민들은 이 빚을 갚느라 2006년까지 30년 동안 올림픽특별세를 내야 했습니다. 몬트리올 올림픽 외에도 역대 올림픽을 살펴보면 흑자를 본 대회가 극히 드물었는데요. 그래서 ‘올림픽이 빚잔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10.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최악의 올림픽은 어떤 대회였나요? 
⇒ 전문가들은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을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최악의 올림픽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아테네 올림픽 적자 규모는 90억 달러였는데요. 90억 달러는 당시 그리스 GDP(2303억 달러/2004년)의 3.9%에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역시 최근 우리나라 경제 수준(GDP 1500조원)에 비춰보면 59조원에 해당합니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인데요.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그리스 재정위기의 주범 중 하나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11. 다른 나라들의 사례도 소개해 주시죠.
⇒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도 6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61억 달러는 당시 스페인 GDP(6127억 달러/1992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것을 역시 최근 우리나라 경제 수준(GDP 1500조원)에 비춰보면 15조원에 해당합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118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는데요. 118억 달러는 당시 영국 GDP(2조4844억 달러)의 0.47%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것을 역시 최근 우리나라 경제 수준(GDP 1500조원)에 비춰보면 7조원에 해당합니다. 

12. 앞으로도 지자체들은 지속적으로 국제 스포츠 행사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들에게 어떤 점들을 조언하고 싶습니까?
⇒ 국제 스포츠 행사의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면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편익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방식으로 시민들을 속이고 유치를 강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지자체장들이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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