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4대강보다 더 센 놈' 맞다!
평창올림픽, '4대강보다 더 센 놈' 맞다!
[정희준의 어퍼컷] 올림픽, 강원도 아니라 국가재정 문제다
2015.03.04 06:58:29
평창올림픽, '4대강보다 더 센 놈' 맞다!

개최 준비가 너무나 지지부진하고 혈세 낭비가 심한 평창동계올림픽을 지금 이 시점에서 반납할 게 아니라면 분산개최가 답이라는 지난달 23일 자 칼럼에 대한 반론으로, 강원도청 대변인실 관계자가 기고한 '평창올림픽이 동네북인가'를 감사한 마음으로 봤다. 사실 처음에는 강원도민의 마음을 담아 쓴 글로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강원도민보다는 강원도청의 바람을 쓴 글로 보였다. 읽는 내내 안타까움과 함께 황당함이 가시질 않았다. 안타까움이란 강원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조차 아직도 올림픽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황당함이란 공무원이라는 분이 뻔한 사실을 이상하게 비틀어 주장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반납해라, 평창올림픽! 박정희도 했다!

[반론] 평창올림픽이 동네북인가? 


누구를 속이려 하는 것인가

나는 칼럼에서 지금 강원도 곳곳에 13조 원의 '국고 폭탄'이 쏟아져 내리고 있는데 이중 강원도 내에서 벌어지는 사업은 강원도가 25~40%의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고 쓴 바 있다. 그런데 그는 이를 '명백한 오해'라면서 철도, 고속도로, 국도 같은 광역 간선 교통망은 '100% 국비'로 건설된다고 반박했다. 이게 바로 세상 사람을 속여 미혹시키고 어지럽힌다는 '혹세무민'이다. 광역 간선 교통망이 100% 국비로 건설된다는 점은 나도 이미 알고 있는 바이다. 그래서 나는 '강원도 내에서 벌어지는 공사'는 강원도도 일정 부분 책임진다고 분명하게 설명했다.

굳이 일일이, 길게 근거를 들어야만 하겠는가. 지금 강원도 내에서는 수많은 공사가 벌어지고 있고 그 비용은 내가 언급했듯 강원도도 분담한다. 도로만 해도 지방도 408·456호, 군도 12·13호, 도암 205·209호 외에도 내부연결도로 3곳이 있다. 이것만 해도 1000억 원을 가뿐하게 넘어간다. 여기에 몇 개에 이르는 특구조성사업에도 지방비가 투입돼야 하고, 또 오직 올림픽을 위한 식수공급용 댐을 대관령에 짓는데 여기에도 강원도비 240억 원이 들어간다. (물경 6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식수공급용' 댐은 몇 년 전 지으려 했다가 사업지가 백두대간 보호구역 완충지역 내에 위치하는 등 타당성 문제로 백지화됐던 사업인데, 올림픽을 빌미로 다시 살아난 사업이다. 수몰지구까지 생겨날 텐데 올림픽이 '환경파괴 면허증'이라도 되는가!)

위 내용은 일반인도 볼 수 있는, 작년 강원도 고시 자료이고 평창조직위에서도 다룬 사안이다. 공무원이 이 정도도 확인하지 않고 글을 썼나? 정말 묻고 싶다. 모르고 한 말인가, 나를 속이려 한 것인가. 혹시 강원도민을 속이려 한 것 아닌가. 과거 그 지역의 한 대학교수도 TV토론회에 나와 강원도민을 향해 "여러분 세금은 한 푼도 안 쓰고 개최할 수 있다"고 뻔뻔스럽게 목청을 높인 바가 있으니 놀랄 일도 아니다.

안타깝지만 강원도민께 추가로 한 가지 더 알려 드릴까 한다. 지금 들으면 상심이 되겠지만, 미리 알고 계셔야 할 듯해서 고언을 드린다. 올림픽이 열리면 강원도로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것이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럴 일 없을 것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곳은 언제나 테러의 위협이 찾아들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다가 참으로 번잡스러우면서도 곳곳의 교통이 통제되기 때문에 관광객은 가지 않는다. 선수 등 대회 관계자만 간다. 그러면 올림픽 개최지니까 이후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잘못 알고 계시다. 올림픽 개최했다고 관광 가는 사람 없다. 놀라셨다면 그 부분은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를 욕하시기 바란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 갈무리.


평창올림픽, 다시 봐도 '국고 먹튀'

여기에서 한 가지 명확하게 할 것이 하나 있다. 많은 언론들은 올림픽 개최가 강원도를 재정파탄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강원도 재정을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시의 현실도 처참한 상황인데, 학기 초 이 바쁜 와중에 남의 동네까지 신경 쓸 형편이 못 된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국민의 혈세, 즉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가. 그리고 올림픽 개최하게 됐다고 해서 "때는 기회다"라는 식으로 그렇게 마음대로 환경을 파괴해도 되냐는 점이다.

올림픽 예산 13조 원 중에서 경기장 건설비용은 7500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모두 토목공사비용이다. 그런데 이 막대한 올림픽 개최비용의 절대 액수가 최 대변인 말대로 강원도 재정에서 충당되는 게 아니라면, 이는 고스란히 국가재정으로 충당한다는 이야기이다. 사실이 그렇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을 경제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다. '시한 폭탄'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서 중앙 정부도 긴축을 강조하며 올림픽 비용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그런데도 올림픽 예산은 기어이 뛰어올랐다.  

궁금한 게 있다. 2011년 개최 확정 직후 정부가 발표한 예산 8조8000억 원이 어떤 이유로 무려 13조 원으로 증액됐는가.(강원도청 대변인실 최삼경 씨는 11조5000억 원이라 주장하는데 그렇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경기장 건설예산은 고작 7500억 원뿐인데, 무엇 때문에 4조2000억 원이 늘었는가. 대부분의 공사는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왜 4조 원 넘게 늘어났는가.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한 TV토론에서 평창조직위의 사무국장은 예산이 애초 8조8000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급등한 이유가 동홍천고속도로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아보니, 동홍천고속도로란 서울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도로의 동홍천~양양 구간을 뜻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이 국고 2조4000억 원이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것을 감안해도 나머지 1조8000억 원에 대한 설명은 없어 답답하긴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거다. 이게 왜 올림픽 예산인가?

이 고속도로는 1997년 타당성 조사를 하고 1998년 기본설계를 한 이후 계속 시간을 보내다 2008년 확정되어 착공에 들어갔는데, 이게 또 한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최근에야 공사에 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그게 언제냐? 공교롭게도 이 공사가 올림픽사업에 포함된 즈음이다. 그런데 강원도 최북단을 가로지르는 이 도로는 올림픽과 관련된 시설이라고 보기 힘들다. 홍천과 양양은 올림픽과 아무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거리도 멀다(알펜시아로부터 차로 각각 120km, 70km다). 

그런데 황당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 고속도로는 원래 경제성에 문제가 있던 사업인데, 어느 순간 올림픽사업에 포함되면서 예비타당성조사조차 면제받았다는 사실이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규모에 국비 3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모든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문제 많던 2조4000억 원짜리 국책공사를 올림픽사업에 슬쩍 끼워 넣어 타당성조사를 면제시킨 것이다. 나는 군 면제 비리보다 이런 면제가 더 열 받는다.

'4대강사업보다 더 센 놈'이 온다

왜곡과 꼼수 외에 내가 안타깝게 느끼는 것은 바로 올림픽에 대한 무지이다. 최삼경 씨는 내 칼럼의 '디테일'한(작은) 부분을 물고 늘어지는데, 올림픽 개최비용을 그런 식으로 디테일하게 계상하는 것처럼 허망한 일이 또 없다. 아직도 올림픽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증거다. 올림픽은 한 마디로 '견적이 나오지 않는 행사'다.

우선 그는 올림픽예산 13조 원은 잘못된 수치라며, 사실은 11조5000억 원도 안 된다고 한다. 단언컨대, 올림픽이 11조5000억 원 쓰고 폐막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문화관광체육부에서도 결국 15조 원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그 이상 들어갈 것이다. 그는 또 올림픽 준비를 '4대강사업'에 비유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올림픽 개최비용은 4대강사업에 쏟아부은 22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올림픽은 '4대강사업보다 더 센 놈'인 것이다.

일단 여기서 정부가 거액을 투입하는 큰 사업들을 예로 들어보자. 대규모 사업 중 삽질 시작한 이후 공사비가 줄어드는 경우 본 적 있는가.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첫 삽 뜨자마자, 곧 뛰어오르기 시작한다. 뛰어올라도 세 배, 네 배, 심지어는 다섯 배로 뛰어오른다.

부산의 영화의 전당은 400억 원의 예산으로 시작했는데, 1800억 원을 들인 후에야 공사가 끝났다.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1593억 원의 예산으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땅값 제외하고도 무려 4840억 원을 쏟아 붓고야 끝이 났다. 서울 고척동의 돔 야구장은 무려 8번의 설계 변경을 거치면서 최초 예산 529억 원의 5배가 넘는 3115억 원을 들이고도, 아직 완공을 못하고 있다. 규모가 더 큰 국책사업은 어떨까. 경부KTX는 예산 5조 원대에서 시작했는데, 결국 18조 원 이상이 투입된 후에야 마무리될 수 있었다. 자, 올림픽 예산 13조 원. 폐막 때면 얼마가 되어 있을 것 같은가. 4대강사업에 쏟아 부은 혈세보다 적겠는가.

위에서 나는 올림픽이 개최비용 견적을 뽑을 수 없는 행사라고 했는데 결산도 마찬가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폐막 후 그리스 총리는 기자들 앞에서 적자 규모가 너무 커 "적자가 얼마인지 모른다"고 인정해야 했다.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던 밴쿠버는 폐막 직후 10억 달러 적자라고 했다가 1년이 지난 뒤 100억 달러 적자였다고 실토했다. 적자가 1년 지나 열 배로 뛰었으면 지금은 또 얼마로 뛰었을까.

'개최지 재정 파탄'이 특기인 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 아마 지금 국내에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개최 확정 4년이 지난 지금도 경기장 설계도조차 확정하지 못해 헤매고 있는 조직위의 수준을 보며 나는 이를 확신한다.) 바로 안전·보안 비용이다. 9·11 테러 이후 전 세계 200여 개국이 참가하는 올림픽은 테러 집단에게는 그야말로 황금 같은 기회다. 요즘 이름을 날리는 IS가 잠시라도 생각 안 해 볼 것 같은가.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영국이 미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007을 방불케 하는 첩보전을 펼친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테러에 대한 대비 때문에 9·11 이후 올림픽에서 안전·보안 비용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그래서 아테네올림픽 때 그리스가 울며 겨자 먹기로 투입해야 했던 예산이 바로 안전·보안 비용이다. 그게 얼마? 무려 2조 원이었다. 평창올림픽 개최년를 기준으로 14년 전에 그 정도 썼으니, 평창은 과연 얼마를 써야할 것인가. 그 돈은 어디서 빼다 쓸 것인가.

올림픽을 11조5000억 원으로 치른다고? 지나가는 소가 웃고 갈 일이다. 사실 내기를 하자고 할까 했는데 불가능할 것 같다. 왜? 돈이 얼마가 들어갔는지 도대체 '견적'이 나와야 내기를 할 것 아닌가.

이제 제발 올림픽에 신경 써라

최삼경 씨는 내 글에 대한 반론을 누군가 쓰겠거니 했지만 "선한 강원도 사람의 심성인지, 내분을 원치 않는 것인지 반박의 글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최근 나뿐 아니라, 정말 많은 언론들이 올림픽 준비에 우려를 표하며 조직위를 질타하고 있다. 강원도 분들이 선한 거야 다 아는 사실이지만, 수많은 언론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한다면 그분들이 정말 가만히 계셨겠는가.

그렇다면 반론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르겠는가? 다수의 강원도민들도 이러한 우려에 동의하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심지어 강원도 내에서도 '올림픽이 강원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회의적인 답을 한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한다. 왜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는가.

지난달 국회에서 올림픽 시설물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교수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강원도의 약초 등을 활용해 특화해야 한다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학예회도 이것보다는 수준이 높겠다. 최삼경 씨는 많은 전문가들이 나서서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방안을 고민한다고 했던데, 그게 바로 이것이었나? 미리 알려 드리는데, 고민할 필요 없다. 사후 활용방안 없다.

대규모 올림픽경기장은 평상시엔 써먹을 데가 없다. 그래서 아시안게임 한 번 잘못 개최했다가 부시장이 "빚밖에 남은 게 없다"고 실토한 바 있는 인천시가 주경기장 활용방안을 마련하려다 민자 유치에도 실패하자, 도무지 방법이 없었는지 결국 "올림픽을 유치하자"라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하게 된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동네북이 된 것은 모두 평창조직위가 자초한 일이다. 이제까지 4년 넘도록 한 일이 무언가. 국고 가져오는 데는 눈에 불을 켜고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정작 올림픽 준비는 나 몰라라 내팽개친 것 아닌가. 1조 원 넘는 돈을 쏟아 부어 화려하게 지은 알펜시아에서 애초 계획했던 대로 개폐막식을 열면 되는 일 아니었나? 그 간단한 일을, 왜 굳이 계획을 바꿔 인구 4000명에 지나지 않는 횡계리에 단 6시간 쓰자고 새로 개폐막식장을 지으려 하나. 그것도 1000억 원 가까운 생돈을 들여서 말이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 누가, 왜 이런 분란을 만들었나.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점점 싸늘해져 가고 있다. 이게 누구 때문인가. 국민 잘못인가? 비용절감을 위해 분산개최 주장하는 시민사회, 전문가 때문인가? 아니면 강원도민 때문인가?

내 말이면 안 믿을 테니, 해외 유명학자의 말을 전하며 마무리하겠다. '준비된 개최지'였다던 일본 나가노에서 동계올림픽 폐막 후, 영국의 경제학자 쉬맨스키는 나가노 주민들의 처지를 이렇게 묘사했다.

"추운 겨울, 밖에서 비 맞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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