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테러가 만든 괴물, IS
미국의 국가 테러가 만든 괴물, IS
[주간 프레시안 뷰] “미국은 인도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지난 13일, 2차 대전 후 최악의 참사라는 파리 동시 다발 테러를 당한 프랑스 정부는 무자비한 테러와의 전쟁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24일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26일에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대테러전쟁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6월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하면서 혜성과 같이 등장한 이슬람국가(IS), 이후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살해로 인류의 공적(公敵)이 돼버린 이 괴물과도 같은 테러 조직을 과연 국제사회는 격퇴할 수 있을까요? 그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합니다.

첫째, 이슬람국가는 미국 등 서방 측의 국가 테러가 만들어낸 부산물로, 미국과 사우디 등 수니파 아랍 국가들은 이슬람국가 격퇴보다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제거를 더 큰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사드 정권의 유지와 이슬람국가 제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러시아 및 시아파 국가(이란, 이라크, 시리아)들과 미국 및 수니파 국가들과의 진정한 공조가 지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국가 격퇴는 공습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지상 전투가 병행돼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지상 전투에 나선 병력은 시리아 정부군을 비롯해 이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레바논의 헤즈볼라. 그리고 쿠르드족 정도입니다. 이중 미국은 친미 성향의 쿠르드족과만 공동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란 등 시아파 세력과의 공조는 아사드 정권의 유지에 도움이 될 뿐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호주의 저명한 탐사보도 기자인 존 필저는 1969~1973년 닉슨 정부의 캄보디아 비밀 폭격이 악명 높은 킬링필드의 주역 폴 포트 정권을 탄생시켰던 것처럼, 이슬람국가 역시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 이른바 '반미 정권(미국의 뜻에 거스르는 독립적 노선을 취했다는 이유로)'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태어난 부산물이라고 지적합니다.

1969년 3월 18일, 갓 출범한 닉슨 정부는 중립국인 캄보디아에 대한 비밀 폭격을 단행합니다. 베트남 국경에 인접한 캄보디아 영토의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베트콩)의 비밀아지트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1968년 3월 존슨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미국의 승리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베트콩과 북베트남에 대한 공습으로 이들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 '영예로운 철수'를 하겠다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5년에 걸친 무자비한 공습으로 캄보디아 농민들의 미국에 대한 증오심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 증오심을 먹고 자라난 것이 바로 폴 포트의 크메르루주 정권입니다.

폴 포트에 따르면 당초 "전략, 전술도 모르고 충성심도 리더도 분명치 않았던 불과 5000명의 농민 게릴라"가 농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불과 수년만에 20만 대군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이들은 3년 7개월의 집권 기간과 이후 10여 년 간 이어진 내전에서 100만 이상의 국민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킬링필드의 실상을 조사한 핀란드 정부의 조사위원회는 미국의 캄보디아 폭격이 "이후 10여 년 간 계속된 집단 학살의 첫 단추"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닉슨의 캄보디아 폭격이 크메르루주라는 희대의 악마를 키워낸 것입니다.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되지 않았고, 게다가 베트남 전쟁과는 무관한 중립국 캄보디아에 대한 무차별 폭격은(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 5개에 맞먹는 재래식 폭탄이 투하됐으며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불발탄 폭발에 의한 희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가테러라 불러 마땅합니다. 하지만 서방에서는 폴 포트의 잔인함만을 비판할 뿐, 미국의 국가테러(캄보디아 폭격)가 폴 포트의 집단 학살을 가져왔다는 사실에는 지금도 애써 눈을 감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 From Pol Pot to ISIS: the Blood Never Dried)


2003년 3월 부시의 이라크 침공은 이슬람국가와 같은 근본주의 무슬림 무장단체의 창궐을 가져왔습니다. 근본주의 이슬람과 적대적이었던 세속적 후세인 정권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소수파였던 후세인정권의 수니파 군대를 전면 해산함으로써 시아파 대 수니파의 종파 갈등을 촉발했습니다. 알카에다, 이슬람국가 등 수니파 무장단체가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이들 수니파 무장단체를 리비아 카다피 정권 전복에 동원했습니다. '아랍의 봄'을 틈탄 카다피 제거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의 경제적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카다피의 자주적 북아프리카 경제권 형성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현재 리비아에는 1700개의 무장단체가 난립한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유럽 난민 위기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등의 적대 정권 제거 작업은 시리아에서도 이어졌습니다. 2011년 민주화시위를 계기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은 현재 5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구 2200만 명 중 25만 명이 사망했고 400만 명은 국외로 탈출했으며 700만 명은 국내 난민이 됐습니다. 시리아 내전은 당초 독재자와 민주 시민들 간의 투쟁에서 외국의 무슬림 용병들이 개입된 사실상의 국제전으로 금세 변질됐습니다. 이미 2012년 독일 정보기관 BND의 정보의 따르면 시리아 반군의 95%가 외부세력의 자금 지원을 받는 외국인 용병이었습니다. 사우디, 터키, 카타르 등이 반군의 주요 지원 세력입니다. 2013년 사우디는 자국에 수용돼 있던 외국인(예멘, 수단, 요르단, 소말리아, 아프간, 파키스탄, 이라크, 쿠웨이트) 사형수 1200명을 석방해 시리아 내전에 투입했습니다. 사우디, 터키, 카타르는 시아파 이란의 동맹국인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려 합니다. 미국도 사회주의 성향의 시리아 바트당 정권 제거가 주요한 정책 목표입니다. 아사드 정권 타도는 1950년대 후반 이후 미,영의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이슬람국가는 이 목표를 위한 주요한 수단인 셈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파리 테러에 대해 인류에 대한 도전,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라고 규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9.11테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후세인 정권을 제거한 이후 지금까지 70만 명의 이라크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시의 침공 이전에는 과격파 무장단체가 전혀 없었던 이라크에는 지금 이슬람국가 등 온갖 무장단체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부시의 이라크 침공이라는 국가테러가 한 나라를 절단 내고 이슬람국가라는 희대의 악마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부시는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이식하기 위해 침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세계 2위의 석유자원 보유국이자 중동지역 최강의 군사대국인 이라크를 무너뜨려 중동 석유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사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후세인 정권을 목졸라 죽이기 위해 강력한 경제 봉쇄를 시행했습니다. 이라크 어린이들 사이에 전염병(디프테리아)이 도는데도 백신 반입을 금지했습니다. 이 백신이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조사에 따르면 1991~98년 경제봉쇄에 따른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5세 이하 어린이 50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8년, 2920일 동안 매일 171명의 어린이가 죽어 나간 것입니다. 이번 파리 테러의 사망자(129명)의 3875배입니다. 당시 어떤 서방 언론도 이라크 어린이 및 국민들의 참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경제 봉쇄를 담당했던 데니스 할러데이 등 2명의 유엔 관리가 항의 사임했을 뿐입니다. 당시 할러데이는 "내가 지시 받은 정책은 사실상 집단학살이었다. 그것은 100만 명 이상의 이라크 어린이 및 성인들을 사망케 한 의도적 정책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 국무장관 올브라이트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어린이 50만 명을 죽게 할 만큼 경제 봉쇄가 가치 있는 정책이었느냐는 한 텔레비전 기자의 질문에 대해 "어려운 결정이긴 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지금 이라크에 민주주의가 꽃 피우고 있습니까? 종파간 무력 투쟁과 살인, 약탈, 강간이 있을 뿐입니다. 미국의 분탕질로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아프간, 예멘 등 중동지역 대부분은 생지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의 일반 시민들은 자국 군대가 해외에서 벌이는 무수한 국가테러가 어떤 참상을 초래했는지를 알고 있을까요? 프랑스와 같은 주요 동맹국들의 피해 이외에 제3세계 국민들의 고통에는 무관심했다는 것이 정직한 평가일 것입니다. 미국이 말하는 인도주의를 우리는 믿을 수 없습니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의 공조 가능한가

한편 러시아는 지난 9월 30일 시리아 내전에 무력 개입을 시작했고 그 대가로 10월 31일 러시아 여객기가 이슬람국가 테러범에 의해 공중 폭발하는(224명 사망) 희생을 치렀습니다. 이슬람국가는 이외에도 12일에는 레바논 베이루트 인근 헤즈볼라 근거지에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고(43명), 13일에는 바그다드에서 테러를 저질렀습니다(26명). 지난 10월 10일에는 평화 요구 시위를 벌이는 터키 내 쿠르드족에 자살폭탄 공격을 했습니다(108명 사망). 러시아와 프랑스가 테러 피해를 입으면서 이들 국가들이 대테러 공조에 나설 조건은 충분히 마련됐습니다.

특히 중동 문제에 정통한 영국 <인디펜던트>의 패트릭 콕번 기자는 러시아의 무력 개입으로 이슬람국가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군과 쿠르드 민병대의 합동작전으로 이라크-시리아 국경의 절반 정도가 쿠르드 통제 하에 들어가면서 이슬람국가는 모술-락카 간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 루트는 이슬람국가의 최대 자금줄인 원유 운반로입니다. 이슬람국가가 최근 중동 이외 지역에서 테러를 벌이는 것은 이러한 수세를 만회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공격이란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국립대학의 이반 츠베트코프 교수는 다음 2가지 이유로 미국과 러시아의 공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 문제입니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빌미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했고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푸틴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크림반도 반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는 한 미국, 유럽과 러시아의 협력은 어렵다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미국 주도의 나토가 지상군 투입까지는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슬람국가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모든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그러나 현재 이슬람국가와 지상전을 벌이는 병력은 시리아 정부군(현재까지 6만명 전사)과 이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레바논의 헤즈볼라. 그리고 쿠르드족 정도입니다. 이중 쿠르드족만이 친미 성향일 뿐 나머지는 미국이 신뢰하지 않는 병력들입니다. 임기 1년을 남긴 오바마는 또다시 지상전에 휘말리기를 극력 꺼립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물론 프랑스도 지상 전력 배치에는 극히 유보적입니다. 이들은 또한 러시아와 이란 등 시아파 병력과의 협력도 꺼립니다. 러시아에 어부지리를 안겨줄까 두려워하는 것이죠.

(☞관련 기사 : Obstacles for Russia-West anti-ISIS cooperation after Paris attacks)

미 국방부 관리를 역임한 크리스티나 린이라는 분석가도 회의적인 견해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이슬람 무장세력을 동원해 자국의 안정을 뒤흔들려 한다고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소련 등 적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이슬람세력을 동원한 것은 미국 외교의 오랜 전통입니다. 그 시작은 1979년 7월 아프간의 반정부 이슬람세력에 대한 지원 결정이었습니다. 브레진스키 당시 안보보좌관이 주도한 이 결정은 아프간 정정을 불안하게 만들어 소련의 개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소련은 그해 12월 25일 아프간에 무력 개입을 했고 이후 10년에 걸친 (1차) 아프간전쟁의 결과로 결국 붕괴에 이르고 맙니다. 당시 브레진스키는 카터 대통령에게 "소련에게 그들의 '베트남전쟁'을 선사했다"고 보고했는데, 그의 예언대로 소련은 아프간이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당시 소련이 아프간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중앙아시아 소련 지역의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의 준동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1차 아프간전쟁의 결과로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무수한 이슬람 무장단체가 생겨났고, 이들은 일면 미국과 싸우면서도 미국이 벌이는 지역전쟁에 우군으로 참전했습니다. 보스니아, 코소보, 리비아, 체첸, 아제르바이잔, 시리아 등이 그러합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의 남쪽 및 서쪽에 상당한 숫자의 무슬림 인구를 갖고 있으며 이들이 외부의 자극에 의해 분리주의 운동에 나설 것을 두려워합니다. 프랑스 내 이슬람국가 동조자가 500명인 반면 러시아에는 400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슬람 세력의 위협이 러시아가 훨씬 크다는 얘깁니다. 또한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은 분리주의 위험이 큰 지역입니다. 린에 따르면 2014년 2월 미국의 한 퇴역 해군 사령관은 신장 및 티벳 지역에 특수부대를 보내 무장시키자는 제안까지 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미국과 러시아가 이슬람 격퇴라는 대의 아래 하나로 뭉치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겁니다.
(☞관련 기사 : Obama's 'regime change' in Syria: effort to destabilize China, Russia?)

▲ 왼쪽부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의 진정한 회해 없인 해결 불가능

시리아 내전은 대단히 복잡한 무력투쟁입니다. 우선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의 대결 구도가 있습니다. 반군의 대부분은 사우디, 터키, 카타르의 자금 및 무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속내는 각기 다릅니다. 수니파의 종교적 중심인 사우디는 극단적 교파인 와하비즘을 믿고 있는데 이들은 시아파를 이단으로, 제거 대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군사강국인 터키는 아사드를 무너뜨리고 중동의 군사 맹주가 되려 합니다. 하지만 터키는 자국 내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을 극력 경계하고 있습니다. 쿠르드족은 미국의 주요 협력세력이지만 터키에게는 결코 용납 못할 세력인 겁니다.

세계 최대의 가스전을 이란과 공유하고 있는 카타르는 자국산 가스의 유럽 판매를 위해 시리아를 경유해야 합니다. 만일 아사드 제거에 성공한다면 카타르는 러시아를 제치고 유럽에 대한 최대 가스 공급국이 될 수 있습니다. 아사드가 건재한다면 유럽행 가스관은 이란의 몫이 될 것입니다. 카타르는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프랑스 등 서방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프랑스는 지난 4월 63억 유로 상당의 라팔 전투기 24대를 카타르에 팔았습니다. 6월에는 사우디에 120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판매했습니다. 프랑스는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4위의 무기 판매 국가입니다. 프랑스가 '아사드 축출'을 그토록 주장하는 배경에는 이런 경제적 이유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수니파 대 시아파의 대결 구도가 있습니다. 부시의 이라크 침공 여파로 시아파인 이란의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또한 이라크 정권이 시아파로 바뀌면서 이란과 가까운 관계가 됐습니다. 여기에 시아파의 일종인 시리아 알라위파와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동맹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사우디, 요르단, 카타르 등 수니파 국가들은 이러한 시아파의 부상을 좌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 시리아 정부부터 무너뜨리려 하는 겁니다. 세계 전체로는 수니파가 압도적 다수(83%)입니다. 하지만 이란에서 레바논에 이르는 지역에서는 시아파가 1억 명, 수니파가 3000만 명으로 시아파가 다수입니다. 사우디 등의 시리아 제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대 러시아의 구도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냉전 종식 이후 동유럽은 물론이고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등 과거의 자신의 세력권이었던 지역을 야금야금 미국에 뺐겨 왔습니다. 더 이상 자국의 세력권에 대한 미국의 진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푸틴의 입장입니다. 지난해 크림반도 합병에서 그 결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리아를 지키려 합니다. 시리아에는 러시아가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항구 라타키아가 있습니다. 나아가 시리아가 무너지면 러시아 남쪽의 이슬람지역이 불안정해진다는 위기 의식이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로서는 아사드 정권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습니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가라는 헨리 키신저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아사드 정권의 전복보다 이슬람국가 격퇴가 훨씬 더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슬람국가는 기존의 다국 국제체제를 무시하고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의해 지배되는 단일한 이슬람제국을 꿈꾸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간 이슬람국가의 행태는 정상적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도 용납할 수 없는 공적(公敵)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이슬람국가 공조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와 러시아가 합의하지 않는 한 이슬람국가 격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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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를 나와 경향신문에서 워싱턴 특파원, 국제부 차장을 지내다 2001년 프레시안을 창간했다. 편집국장을 거쳐 2003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2013년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이사장을 맡았다. 남북관계 및 국제정세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연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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