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위 '내부자들' 워크숍, 징계 불가피"
"세월호 특위 '내부자들' 워크숍, 징계 불가피"
"안전소위 '해경 워크숍', 사전 내부 논의도 없이 '강행'"
2016.02.19 07:39:46
"세월호 특조위 한 사람으로 부끄럽고 모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호중 4.16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안전사회소위원회 비상임위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세월호 특조위 안전소위 조사관과 전문·자문위원이 지난 17일과 18일 1박2일 워크숍 일정 중 피조사 기관인 해양경비안전본부(전 해양경찰청)를 방문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위원은 이번 워크숍을 두고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해경은 특조위의 조사대상이라는 게 이유다. 해경 구조교육시스템을 조사해야 하는 특조위가 견학하듯 해경을 방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10월에도 특조위 조사관들, 해경연수원 방문했다"

이번 워크숍 관련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이호중 위원은 워크숍 이틀 전까지 해경을 방문하는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몰랐다. 이는 세월호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장이 워크숍 관련 '내부 절차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한 것과도 배치된다.  

"내부 논의를 거친 적 없다. 국민안전처와 해경에서 파견 나온 팀장과 과장이 상의했을 수는 있지만 소위원회에 보고되거나 논의된 바는 없다. 나도 그렇게 간다는 것을 이틀 전에야 우연히 알게 됐다. 물론, 워크숍 가는 것을 일일이 다 소위원회에서 논의할 필요는 없으나, 이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은 논의를 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 위원에 따르면 2015년 10월에도 특조위 안전사회소위 조사관들이 이번과 비슷한 내용의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해경 산하 교육원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된 바 있다. 내부에서 부적절한 워크숍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소위원장이 무리하게 행사를 밀어붙인 바 있다. 그런 전례가 있었음에도 쉬쉬하면서 추진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이 위원은 이번 워크숍을 밀어붙인 소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 워크숍은 파견공무원들이 진행한 사안"이라면서 "이들이 그렇게 요구한다 해도 이를 거부하고 특위가 올바른 길로 갈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소위원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제지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결제를 했다. 게다가 본인도 워크숍에 참석하는 걸로 돼 있다가 여러 비판이 나오자 안 가는 걸로 수정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은 특조위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조위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고 모욕적인 일이다." 

ⓒ프레시안(손문상)


"어떤 형태로든 특조위 위상의 격하로 이어질 것"

세월호 특위 내 안전사회소위 소속 다른 전문위원들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워크숍 관련, 인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내용 역시 매우 부적절한 워크숍이었다고 지적했다. 전 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이기도 했던 노진철 자문위원(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워크숍이 특조위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가 아닌 현장점검 워크숍은 어떤 형태로든 특조위의 위상 격하로 이어질 것이다. 각본에 따라 진행되는 현장점검식 훈련관람은 문제없음으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재난은 바로 계획된 프로그램처럼 사건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워크숍 이후 특조위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워크숍 이후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자문, 전문위원의 보고 발표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방문이 위원회의 신뢰를 오히려 하락시킬 수 있다." 

정진임 전문위원(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해경을 방문하는 워크숍 프로그램은 내용적으로 전문·자문위원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해경교육원에 간다면 해경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사무국장은 "현장 방문이 아닌 현장 조사로 가는 게 적절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문위원은 현재 줄어든 특조위 예산 등을 언급하면서 "방문을 목적으로 그렇게 많은 인원이 갈 필요가 있나 싶다. 더구나 피조사 기관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만약 피치 못하게 워크숍을 가게 됐다면 견학 수준, 그리고 순천만 등을 방문하는 여흥 프로그램이 아니라 일을 하게 하는 게 최우선으로 해서 일정을 짜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특조위, '내부자들'이 망가뜨리고 있다"

한인임 전문위원(일과건강 사무처장)은 특조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을 언급했다. 

"특조위라는 존재의 의의 때문에 전문위원을 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특위 사무실을 방문해 회의하고 세미나를 진행했다. 김밥‧샌드위치로 식사를 대신하고 회의수당을 받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조위가 사실상 거의 개점휴업 비슷한 상황이다. 예산도 거의 못 받았다. 활동기간도 짧다.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국민에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나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전문위원은 "그런 점에서 이번 워크숍은 특조위를 도매급으로 넘어가게 하는 일"이라며 "고생해서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만든 특조위를 '내부자들'이 망가뜨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한 전문위원은 "이번 일을 주도한 사람, 그리고 이를 결정한 이들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사람이 고생해서 만든 성과물, 즉 특조위의 정체성이 훼손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전문위원은 이번 워크숍 관련, 최종결정권자인 소위원장의 공식입장 발표가 없을 경우, 자문위원,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모은 입장 발표도 고려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워크숍"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2월 18일자 및 19일자 사회면에 "세월호 특위, 해경 시찰 핑계 여수-순천 '관광' 워크숍" 제하의 기사 등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파견공무원들이 주도하여 관광성 워크숍을 진행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워크숍은 관광 일정 없이 진행되었고, 사전에 보고 및 회의 등 내부 논의를 통해 시행되었던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실제 집행 경비는 외부 전문가 수당을 포함하여 약 800만 원이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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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