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응원"…한대음 수상자 수상 소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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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이센스, 옥중에서 '올해의 앨범' 수상
2016.03.01 08:46:57
"저는 어릴 때부터 제가 동성애자임을 알았어요.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더럽고, 이상하다고 얘기했어요.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아요. 

제가 어렸을 때 누군가 그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고 말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린 퀴어 여러분께 이야기하고 싶어요. 여러분은 아름답습니다."

"제 남자친구, 고마워"라고 인사하며 주민등록상 성별은 남성인 일인밴드 뮤지션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가 무대에 올랐다. 2월 29일 저녁 서울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별'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부문을 수상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수상소감은 이날 시상식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가장 큰 박수세례가 무대에 쏟아졌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부문을 수상한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가 29일 구로 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1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비록 다른 시상식처럼 대중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진 못하지만, 한국대중음악상은 언제나 주류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고 음악성을 심사한다는 원칙에 따라 음악관계자들에게 상을 줬다. 콜트-콜텍 노동자에게 특별상을 줄 때도, 인디 뮤지션에게 무대를 제공한 클럽 빵에 상을 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돌 뮤지션 누구도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마니아 외에는 (자기 음악을) 알릴 방법이 없는 뮤지션이 많다"며 응원을 요청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수상자 이부영의 말처럼, 긴 시간 음악 작업을 이어왔으나 이 상을 받고서야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었다"는 윤상의 말처럼 한국대중음악상은 언제나 뮤지션의 작업을 존중하는 자세로 시상식을 진행해 왔다. 이 결심이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수상자인 엔이큐(The NEQ)가 "저희 앨범을 구매해 주신 여덟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열악한 한국의 대중음악 상황에서도 이 시상식이 10년 넘게 이어진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은 어느 해보다 랩 음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센스와 딥플로우의 음반이 각각 2개 부문씩 상을 나눠가졌다. 빅뱅은 각기 다른 곡으로 두 상을 받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번 시상식에서 이센스는 지난해 발표한 음반 [The Anecdote]로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종합분야의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랩&힙합-음반' 상을 수상했다. 

다만 현재 복역 중이라 직접 상을 받진 못했다. 이센스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57만7000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전태일노동상 등 노동부문의 시상식에서 복역 중인 수상자가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지난 한해 가장 두드러진 음악적 활동을 한 뮤지션을 가리는 '올해의 음악인' 부문도 베테랑 랩 뮤지션 딥플로우에게 갔다. 딥플로우는 '작두'로 '최우수 랩&힙합-노래'부문도 수상했다. 

지난해 인디신은 물론,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혁오는 '올해의 신인'과 '최우수 모던록-노래'(와리가리)의 두 부문을 수상했다. 공중파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어눌한 말투로 대중에게 각인된 오혁은 수상 소감으로 "저희가 제일 말을 못 하는 줄 알았는데... (저희보다 더 못하는 뮤지션이 많다)"라며 상대적으로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혁오는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빅뱅은 'BAE BAE'로 '올해의 노래'를, 'Loser'로는 '최우수 팝-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단일 시상식에 한 뮤지션의 두 개의 싱글이 제각기 다른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뱅을 제외하면 아이돌그룹의 수상은 없었다. f(x)와 원더걸스가 각각 댄스&일렉트로닉, 팝 분야에 후보로 올랐으나, 상을 타진 못했다. 이점에서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은 근래 아이돌이 가장 적게 상을 탄 해로도 기억될 것이다. 

올해 신설된 '최우수 헤비니스-음반' 부문의 첫 수상자는 앨범 [Abstract]에서 멜로딕 데스메탈과 스래시 메탈의 결합을 시도해 헤비뮤직 팬 층에 큰 화제를 낳은 베테랑 헤비메탈 밴드 매써드로 확정됐다. 첫 시상자로는 한국 헤비메탈의 선구자인 그룹 무당의 리더 최우섭이 나서 큰 박수를 받았다. 

전 노브레인의 주축이었던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새로 결성한 밴드 더 모노톤즈는 데뷔앨범 [Into the Night]으로 '최우수 록-음반'을 수상했다. 지난해 김사월x김해원 듀오로 '최우수 포크-음반' 부문을 수상했던 김사월은 이번 시상식에선 솔로 데뷔앨범 [수잔]으로 같은 상을 받았다. 지난해 '최우수 포크-노래' 부문을 수상한 권나무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래 '이천십사년사월'로 올해 시상식에서 같은 상을 다시 타 눈길을 끌었다. 둘은 나란히 자신이 수상 후보자를 호명하고, 자신이 상을 받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권나무는 "곡에 담긴 의미 때문에 저에게 상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밖에서 (세월호 사태를) 이야기하는,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분들과 이 상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전 해 수상자가 티아라를 넘겨주는 '최우수 록-앨범' 시상자로 올라선 지난해 수상자 단편선과 선원들의 리더 단편선은 테이크아웃 드로잉, 이리카페 등에서 일어나는 건물주의 횡포를 비판했다. 그는 테이크아웃 드로잉의 건물주인 가수 싸이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서양 악기인 드럼으로 한국의 전통음악 장단을 풀어낸 앨범 [Park Je Chun’s Korean Grip]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재즈 드러머 박재천(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선정위원회 특별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은 그룹, 남자, 여자별로 각각 빅뱅, 박진영, 아이유가 수상했다. 

-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결과-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 
이센스 [The Anecdote] 

▲올해의 노래
빅뱅 'BAE BAE'

▲올해의 음악인
딥플로우

▲올해의 신인
혁오

[장르분야]

▲최우수 헤비니스-음반
매써드 [Abstract]

▲최우수 록-음반
더 모노톤즈 [Into the Night]

▲최우수 록-노래
로다운30 '더 뜨겁게 (feat. 김오키)'

▲최우수 모던록-음반
칵스 [The New Normal]

▲최우수 모던록-노래
혁오 '와리가리'

▲최우수 포크-음반
김사월 [수잔]

▲최우수 포크-노래
권나무 '이천십사년사월'

▲최우수 팝-음반
하비누아주 [청춘]

▲최우수 팝-노래
빅뱅 'Loser'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트램폴린 [Marginal]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 '별'

▲최우수 랩&힙합-음반
이센스 [The Anecdote]

▲최우수 랩&힙합-노래
딥플로우 '작두 (feat. 넉살, 허클베리피)'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서사무엘 [Frameworks]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딘 '풀어 (feat. 지코)'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이부영 [Little Star]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The NEQ [Passion of Illusion]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최우수연주
조응민 [Oriental Fairy Tale]

[특별분야]

▲선정위원회 특별상
박재천

▲공로상
김희갑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그룹부문
빅뱅

▲남자부문
박진영

▲여자부문
아이유


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자가 되면 거지부터 왕까지 누구나 만난다고 들었다. 거지한테 혼나고 왕은 안 만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