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희 "개헌은 멍청한 짓, 비례대표 늘려라"
남재희 "개헌은 멍청한 짓, 비례대표 늘려라"
[토론회] "4년 중임제, 국민이 바라지 않아…내각제 하면 큰일 나"
2016.07.06 15:40:39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6일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개헌은 하나 마나이고, 개헌에 힘을 쏟는 것은 멍청한 것"이라며 '개헌에 쏟아 부을 열정이 있다면 차라리 비례대표를 늘리라'는 취지의 쓴소리를 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따뜻한 미래를 위한 정치 기획' 창립 특강에서 "많은 사람이 20대 국회의 에너지를 개헌이라는 시시한 이슈에 낭비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고, (개헌이라는) 시시한 문제가 마치 천하대세에 영향을 미치는 양 전력투구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코미디"라며 개헌 논의에 대해 혹평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헌 문제를 꺼냈는데 잘못 짚은 것"이라며 "그런 에너지가 있으면 차라리 다른 문제에 쏟아야 한다. 개헌 문제에 쏟으면 괜히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큰 일 하는 양 자화자찬하고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개헌 방향으로 논의되는 내각 책임제, 이원집정부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거론하며 모두 대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내각 책임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처럼 정당의 전통도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내각 책임제를 하면 큰일 난다"면서 "제2공화국이 내각 책임제였는데, 그때 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의 암투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서도 "내각 책임제인데도 대통령과 내각 총리의 암투가 엄청났는데, 더구나 대통령 권한을 쪼개서 이원집정부제로 정부를 만들면 대통령과 총리는 서로 권한 다툼하고 싸우느라 세월이 갈 것"이라며 "이원집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절대 기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4년 중임제에 대해서 남재희 전 장관은 "(4년 중임제에 찬성하는 논리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룩했는데, 5년 단임제로는 훈민정음이 나오겠느냐는 근사한 논법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두 가지 논거를 들어 이를 반박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첫째 이유로 "국민이 5년 대통령을 한 사람이 한 번 더 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국민이 바라지 않는데 굳이 4년 중임제를 위해 헌법을 바꾸려고 애쓸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지금은 시대의 변화가 하도 빨라서 대통령 할 사람이 8년 동안 할 정도로 창의력이 따라가지 못 한다"면서 "창의적인 대통령직 수행은 5년이면 충분하지, 8년 하기에는 너무 길다"고 말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나는 개헌에 대해서는 아주 부정적이지만, 혹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결선 투표제'는 필요하다"면서 "지지율 30%로 대통령을 하는 것은 이상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안 나온다면, 2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면, 과반이 못 되는 정당 간의 '연합 정치', '연립 정치'의 기초가 닦일 수 있다고 남 전 장관은 덧붙였다.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개헌보다 비례대표 확대가 더 중요"

남재희 전 장관은 "개헌보다는 비례대표 확대가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대 국회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비율을 200 대 100으로 조정하라고 권고한 것을 두고도 "용감했고 칭찬할 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전 세계 국회의원 수 통계가 500석이라면 우리나라도 500석까지는 확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민 감정을 고려해서 350~400석 정도의 안을 내서 꾸준히 의원 정수 확대를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의 비율로는 "독일식인 반반(5 대 5)이 상당히 좋다"고 제안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국회의원 세비를 반쯤 깎자고 한 주장도 받아들일 만하다"면서 "노회찬 의원처럼 국회의원 세비를 반으로 깎는 희생도 국민에게 제시하면서, 의원 정수의 불가피한 확대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계적인 국회의원 수 표준도 제시하면서 이 문제를 꾸준히 논의할 때다. 그게 개헌보다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더 기여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남재희 전 장관의 특강을 마련한 '따뜻한 미래를 위한 정치 기획'은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국민의당 채이배, 정의당 추혜선 의원을 대표로 하고, 초선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국회의원 연구 모임이다.

이날 강연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축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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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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