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홍보물 뿐만 아니라 외교 및 대북 관련 사안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최 씨의 '국정 농단'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JTBC는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PC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한 200여 개의 파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외교적인 사안이 거론된 것으로 보이는 제목의 파일도 발견됐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특사단 추천의원 명부', '다보스 포럼 특사 파견', '아베 신조 총리 특사단 접견 자료', '호주 총리 통화 참고자료' 등 외교 사안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파일이 최 씨의 PC 안에서 발견됐다.
이 중 '중국 특사단 추천의원 명부'의 경우 박 대통령이 당선 직후 중국에 특사단을 보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1월 22일 당시 박근혜 당선인은 김무성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파견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외국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중국이 처음으로, 대중 외교에 신경을 쓰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상당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박근혜, 김무성 등 중국 특사단 파견…첫 외국 특사단)
또 '일본 특사단 접견 자료'의 경우 지난 2013년 1월 4일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단을 만났던 사안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그 전해인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경색됐기 때문에 특사단 접견은 향후 한일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 무대였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일본 총리 특사단 접견)
이러한 사안과 관련이 있는 문서가 최 씨의 PC에 있었다는 것은 외교 사안에 최 씨가 관여했을 수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향후 한국의 대외적 위신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 비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겨레>는 25일 최 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최 씨는 이런 모임을 주제별로 여러 개 운영했는데, 일종의 대통령을 위한 자문회의 성격이었다"면서 비선의 논의 주제와 관련해 "한 10%는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일이지만 나머지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게 대부분으로 최순실 씨는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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